“노동시장 내 유리 천장, 여성의 경제활동을 더 힘들게 한다”

왜 부산 지역 여성들은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야만 할까? 부산 내에서 여성들이 일자리를 구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드러난다. 전국 7개 도시 중 부산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6위로, 전국 평균보다 3.5% 낮은 상태다. 최근 5년간, 취업형태 부문에서도 불안정성이 강화됐다. 상용직의 비율이 16.2% 감소했고 임시 고용직의 비율은 5.1%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산은 왜 여성들의 취업 불모지가 된 것일까?

 

현재 부산 여성의 취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다. 그 원인으로는 여성 근로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정책적 지원 부족 등이 있다. 부산 여성들의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일·가족 연구부 최청락 부연구위원을 만나봤다.

△부산지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전국 평균보다 저조한 실정이다
남성 중심의 산업과 소규모 서비스산업이 대부분이라서 부산 여성들의 일자리가 없다. 부산은 남성 중심적 산업이 발달해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주요산업은 △항만 물류 산업 △해양업 △기계부품 제조업 △조선 산업 등이다. 물론 서비스 사업체도 있지만 규모가 작은 소규모 업체가 대부분이다. 일부 대규모 서비스 사업체들의 경우, 정규직원들을 대부분 수도권에서 채용한다.

△노동시장에서 여성 구직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어떤가
‘경제활동은 남성이 하고 여성은 가사를 도맡아야 한다’는 성별분업체계적 인식이 한국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다. 여성 근로자가 일과 가정의 병행이 힘들어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보니, 여성이 남성보다 회사에 오래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때문에 여성의 직장 내 고용·승진 등에 보이지 않는 벽, 즉 한계를 일컫는 이른바 ‘유리 천장’이 있는 것이다. 또한 출장이나 장시간 근로가 많다 보니 여성을 꺼리기도 한다. 가정이 있는 여성의 경우 육아나 집안일을 맡으니 힘든 일을 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다 보니 기업에서도 남성을 선호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그뿐만 아니라 사원채용 시 30-40대 여성보다는 서비스직으로 젊은 20대 여성을 더 선호하는 풍토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은 사무직 취업이 쉽지 않다.

△현재 부산지역에서 취업자들을 위한 정책은 잘 마련되어 있나?
부산 내에서 여성들의 취업과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이 몇 가지 실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에서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크지 않아 급진적 변화를 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여성의 세대별 취업률은 ‘M자형’ 모양을 띤다. 20대에는 취업이 잘 되지만 30-40대에 급격히 떨어진다. 때문에 꾸준히 경제활동을 하는 역 ‘U자형’인 남성만큼 지속해서 직장에 다니게 하기 위해 일·가정 양립에 좀 더 지원을 해줘야 한다.
‘부산여성인력센터’에는 성과 중심과 경력단절여성 중심의 직업교육훈련이 많다. 국가에서 일자리 센터에 직업교육훈련을 지원해주지만 국비를 쓰다 보니 성과 중심으로 흐르게 된다. 짧은 기간에 많은 취업을 할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하는 것이다. 또한 경력단절여성 중심으로 훈련이 이루어지다 보니까 20대 청년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훈련과정이 미흡하다. 훈련이 취업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쪽으로 흐르는 것보다는 개인의 개성을 살려서 맞춤형 과정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더불어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기간도 다양하게 하고, 시간대도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게끔 다양하게 열려야 한다. 때문에 ‘2015년 부산지역 여성경제활동 실태조사’에서 정책 제안으로서 ‘부산 여성들을 위한 직업교육훈련 다양화’를 제시했다.

△여성이 스스로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나
연령대별로 다른 이유를 가지고 경제활동을 포기한다. 20대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큰 원인은 자신이 원하는 직종의 일자리가 없어서다. 자신의 전공을 살릴 여건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런 경우 일자리를 찾아 타지역으로 가거나 현실에 타협해 다른 직업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은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자신감 부족을 들 수 있다. 몇 번의 취업 실패로 자신감이 떨어져서 아예 도전을 안 하는 경우이다. 이 두 가지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30-40대는 육아로 인한 일자리 포기가 가장 크다. 혹은 경력 단절된 고학력 여성들이 일자리를 구할 때 사무직이 아니면 아예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것도 큰 이유이다.
50-60대가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저임금인 경우가 많다. 단순 노동이나 음식점 같은 일자리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취업 자체는 쉽지만, 사무직은 거의 취업하기 어렵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창업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또 다른 이유로는 건강상의 문제를 들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가족 구성원들의 만류로 경제활동을 안 하기도 한다.

△여성 대학생들이 취업률을 높이려면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취업정보를 얻기 위해서 선배와의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좋겠다. 청년 여성들은 취업정보의 부족으로 구직과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원하는 직종이 있다면 그곳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들에게 자세한 정보를 듣는 것이 제일 좋다.
청년 여성들이 먼저 꿈을 가진 채로 현실을 직시했으면 좋겠다. 현실을 잘 알고, 내가 이 일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자신만의 목표가 있다면 충분히 잘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너무 깊게 고민하지 말고 일단 부딪혀보는 행동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취업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목표와 이유가 우선되어야 한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최청락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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