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사라져가는 대학 문화와 쇠퇴하는 상권을 살리기 위해 젊은 상인들이 모였다. 우리 학교 앞 대학로를 살리기 위해 ‘P.N.U 해피투게더 협동조합’이 출범한 것이다.
과거 우리 학교 대학로는 ‘대학·청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거리였다. 그러나 최근 그 흔적을 찾기 어려워졌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 대신 유흥·상업시설이 넘쳐나는 대학로가 되버린 것이다. 우리 학교 학생들 역시 퇴색된 대학로의 본질에 애석함을 표했다. 방미혜(무역학 14)씨는 “현재 부산대학로에는 공연, 연극 등을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부산대학로의 상인들은 이런 현상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아쉬움을 느낀 상인들은 사라져가는 대학 문화와 쇠퇴하는 상권을 살리기 위해 ‘P.N.U 해피투게더 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협동조합 최주호 이사장은 “문화가 피어나던 공간이 유행을 따라가기만 하는 공간으로 변해버려 안타까웠다”며 “거리의 상인들이 ‘문화를 통한 상권의 활성화’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대학로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립 목적을 밝혔다.
협동조합은 문화를 살리면서 상권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저녁이 되면 패션타운(부산대학로49번길) 뿐만 아니라 유흥문화가 정착되어있는 거리 외에는 모두 인적이 드문 ‘죽은’ 거리가 된다. 협동조합 최현준 과장은 “유흥 시설이 있는 거리에만 유동 인구가 몰려있는 것은 상인들에게도 손해”라며 “문화를 통해 거리를 되살려 사람을 모으면 상권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협동조합의 문화를 통한 상권 살리기는 오는 21일 패션타운에서 개최되는 야간 프리마켓 ‘마롱파이브’로 첫 신호탄을 울린다. 협동조합은 길거리 공연, 전시 등 볼거리를 만들어 문화를 살린다. 패션타운에 볼거리가 생기면 사람들이 찾아오게 돼, 유동 인구가 적다는 상인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협동조합은 문화를 만들고 패션타운 상인들은 소비자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상생 구조의 프리마켓인 것이다. 이를 위해 협동조합은 패션타운에 있는 다른 상업시설과 중복되지 않도록 판매자를 신중하게 모집하고 있다.
부산대학로의 이야기를 담은 잡지 <들리니>도 3월 중에 발간될 예정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의미인 ‘들리니’는 문화예술인과 학생들의 의미 있는 공간들을 소개한다. 협동조합은 잡지 발행을 위해 홍익대학교 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와 부산 문화지역잡지 <안녕 광안리>를 참고했다. 지역의 기록을 담아온 위의 잡지들처럼 <들리니>는 대학 문화의 각 주체가 들려주는 부산대학로의 이야기를 기록할 예정이다. 협동조합 유다교 대리는 “사람들이 배부된 잡지를 쉽게 버리는 경우가 있다”며 “책 외형 등에 공을 들여 독자들이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대학로를 살리기 위해 모인 협동조합의 노력에 대해 학생들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용준(의예 16) 씨는 “지역사회를 위한 상인조합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며 “하지만 독과점, 담합등과 같은 부작용이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비록 상인들이 모였지만, 학생들이 대학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거리가 되는 것을 꿈꾼다. 최주호 이사장은 “상인들의 모임에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러나 빛나는 재능을 밝힐 수 있는 사람들이 설 자리를 만드는 것이 협동조합의 진정한 목표”라고 전했다. 

 오는 21일 부산대학로 패션타운에서 야간 프리마켓 ‘마롱 파이브’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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