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은 빨간색이다? 파란 조명에서는 귀신이 나올 것 같다? 사람들은 색을 보면 특정한 의미나 느낌을 기대한다. 색이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색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일까? 색은 우리 생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빛으로 흡수된 색은 우리의 시상하부를 자극한다. 시상하부는 사람의 생각, 감정, 느낌 등의 정서를 주관할 뿐만 아니라, 혈압, 체온 등의 생리현상에도 관여한다. 이 때문에 색은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많은 병원에서 치료를 위해 색을 활용하기도 하며, 제품을 마케팅할 때에도 색이 전달하는 효과를 고려하게 된 것이다.

‘컬러테라피’로 심신을 치유하다
가장 두드러지는 색의 활용으로 ‘컬러테라피’를 들 수 있다. 컬러테라피는 색채를 이용하여 심리 진단 및 치료를 하는 방법이다. 김선현(차의과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는 저서 <컬러가 내 몸을 바꾼다>에서 이는 색의 에너지와 성질을 심리치료와 의학에 활용하는 요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컴퓨터아트협회 김진한 부산지부장은 <색채의 원리>에서 각각의 색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며 이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색마다 서로 다른 진동을 가져서 효과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파란색은 급하고 여유가 없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는 파란색이 뇌를 안정시키는 신경전달 물질을 분비하게 만들어 맥박을 감소시키고 깊은 호흡을 이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보라색은 부교감신경과 뇌하수체에 작용해 신경과민증상을 가라앉히는 효과를 낸다. 때문에 보라색은 공포증 치료에 쓰이기도 한다.

색, 고객의 마음을 훔치다
색을 활용하는 영역은 이제 마케팅까지 확대됐다. 바로 컬러마케팅이다. 컬러마케팅이란 색상으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시키는 마케팅 기법이다. 이는 색이 소비자의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라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의 컬러리서치연구소(IC R)는 소비자의 상품에 대한 판단의 60~ 90%가 색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색채심리학자 파버 비렌은 “모든 색채는 그 색상마다 인간에게 다른 느낌을 주는데, 실제로 상품판매를 좌우한다”고 말한 바 있다.
컬러마케팅은 1920년 미국의 만년필 회사인 파커사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파커사는 이전의 검은색 또는 갈색 만년필 대신 립스틱을 연상시키는 빨간 만년필을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파커사는 엄청난 매출 증대를 이뤘다.
우리 주변에서도 컬러마케팅의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빨간색을 봤을 때 ‘맥도날드’, ‘롯데리아’, ‘코카콜라’ 등 주로 요식업에 관련된 브랜드를 떠올린다고 한다. 이는 빨간색이 식욕을 자극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반면 초록색은 자연, 친환경, 건강 등이 연상되는 색이다. 그렇기에 친환경을 내세우는 브랜드가 자주 사용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화장품이 슬로건인 ‘이니스프리’와 친환경 컨셉의 레스토랑 ‘세픈스프링스’가 그 예이다. 신종국(경영학) 교수는 “색에 따라 가지는 이미지가 달라, 이것으로 차별성을 강조하여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것”이라며 “색을 매개로 제품과 기업을 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력이 비슷하면 붉은색 유니폼이 승률 더 높다?
영국 더럼대학교의 인류학자 러셀 힐과 로버트 버튼은 <네이처>지에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팀이 이길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빨간색이 기운을 북돋워 주는 효과를 가지기 때문이다. 빨간색은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승부욕을 자극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색마다 가진 에너지가 다르다!
EBS에서 색깔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했다. 빨간색 방과 파란색 방에 10명의 피실험자를 번갈아 들여보내고, 각각의 방 안에서 20분이 지났다고 생각될 때 나오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랬더니 사람들은 빨간색 방에서 평균 16분을 머물렀지만, 파란색 방에 머무른 시간은 평균 21분이었다. 이는 사람들이 빨간색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반면, 파란색은 사람을 편안하고 아늑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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