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강연에서는 김영석 교수가 지진의 피해와 예측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5일 부산광역시 동래구에 위치한 복천박물관에서 특별한 강의가 열렸다. 우리 학교 박물관에서 주최하는 교양강좌 ‘지진(地震), 천지가 흔들리니 세상이 무너지다!’가 진행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김영석(부경대 지구환경과학) 교수가 지진의 과학적 원리에 대해 설명해 나갔다.
먼저 김영석 교수는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그 피해를 예측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에 대한 답으로 지진의 피해를 가늠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제시했다. 김영석 교수가 말한 첫 번째 지진 피해 예측 요소는 지진 발생 규모다. 지진 규모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생겨난 전체 에너지를 환산한 값을 말한다. 지진 규모는 0단계부터 9 이상의 단계까지 존재한다. 하지만 지진 에너지 크기 차는 표면적인 수치 차이보다 크다. 우리가 생각하는 지진 규모 5단계와 6단계는 겉으로는 단지 1단계의 차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진이 갖는 진폭은 10배의 차이가 난다. 이를 에너지로 환산하면 무려 32배에 달한다. 김영석 교수는 “지진의 에너지 차이는 겉으로 보이는 지진 규모 차이 값의 수십, 수백 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번째 요소로 지역의 건물 설계 방법을 꼽았다. 김영석 교수는 “지진의 피해는 지진 자체보다 지진으로 인한 건물의 무너짐이 더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건물로 인한 피해의 차이를 여러 나라에서 발생한 지진들의 사례를 들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내진 설계가 잘 이뤄져 있지만, 동남아시아 등 경제 수준이 비교적 낮은 나라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지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나라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더 심각해진다. 즉 같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나라에 따라 그 피해의 차이는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김영석 교수는 “그 나라의 기술력과 경제 수준 등을 고려해 지진의 피해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영석 교수는 지진이 발생하는 원리를 설명하며 강의를 이어나갔다. 지진은 우리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층들이 움직이며 발생하는 단층현상 때문에 발생한다. 지구의 표면은 맨틀 최상부와 지각으로 이루어진 층인 ‘판’으로 둘러싸여 있다. 판은 여러 개의 거대한 조각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판들은 서로 부딪히거나 벌어질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판들이 서로 부딪히게 될 경우 밀도가 높은 판은 밑으로 섭입하게 된다. 해양판과 대륙판이 만나면 해양판이 섭입 되는 것 역시 해양판의 밀도가 대륙판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대륙판과 대륙판이 만날 경우 둘의 밀도는 같으므로 어느 한 판이 섭입되지 않고 두 개의 판이 함께 상승하게 된다. 김영석 교수는 “대륙판과 대륙판이 만나는 예시 중 하나가 히말라야 산맥”라며 “이것은 매년 판의 움직임으로 인해 1cm씩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단층 주변에 위치한 국가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위치에 있는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위치에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지진의 발생 빈도가 높고 피해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지진. 만약 지진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면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동물들의 움직임을 통해 지진의 발생을 예상할 수 있다. 쥐나 뱀 등의 동물은 지진이 발생할 경우 그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반으로 이동한다. 김영석 교수는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동물들의 움직임을 통해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며 “큰 진전은 없지만 이를 연구하고 있는 학자도 많다”고 전했다. 활성단층을 연구하는 것도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활성단층은 현재에도 계속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단층을 의미한다. 주로 수만 년 사이에 활동한 흔적이 있는 단층이라면 활성단층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활성단층이 있는 곳이 지진 등의 지각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영석 교수는 “대부분의 지진이 활성단층이 있는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지진 발생 예측을 위해 활성단층을 연구하는 중”이라 말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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