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에서 전국 국공립대학 총학생회의 주최로 ‘10.2 전국국공립대학생 공동행동’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교육부의 대학 자율성 침해를 규탄하고 교육 공공성 강화를 촉구했다.

   
 지난 2일 서울 동화 면세점 앞, 전국 국공립 대학생들이 ‘대학 민주화’를 외치고 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10.2 전국국공립대학생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개최됐다. 우리 학교를 비롯한 15개 대학의 총학생회와 전국교수비상대책위원회가 참석해 함께 뜻을 모았다. 이 날 공동행동은 고인을 기리기 위한 참가자들의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후 인문대학 유영현(철학 11) 회장의 故 고현철 교수 유언장 낭독이 이어졌다.
이어 총학생회 황석제(기계공학 10) 회장이 대학 구성원들의 관심을 촉구하며 성명서를 낭독했다. <10.2 전국 국공립대학생 공동행동 성명서>는 △국립대의 민주적 총장직선제 보장 △대학에 대한 재정압박 금지 △국립대의 교육 공공성 강화 및 대학 자율성 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황석제 회장은 “교육부의 태도가 바뀔 때까지 성명서에 적힌 요구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참여자들에게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발언대에 오른 영어영문학과 김성빈(14) 회장은 “국립대학의 학생으로서 공교육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며 “취업 등으로 바쁘지만 대학과 교육의 의미 등 본질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타 국립대학 총학생회는 비정상적인 각 학교의 상황에 대해 성토했다. 경북대학교 총학생회 지홍구 회장은 경북대학교 총장직 공석 사태와 관련해 총장선출 방식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현재 해당 학교는 교육부에서 총장 임용을 승인하지 않아 1년 가까이 총장직이 공석인 상태다. 지홍구 회장은 “2012년에 교육부의 재정 압박으로 총장직선제를 폐지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후 간선제로 총장을 선출했지만 교육부에서 승인해주지 않아 답답하다”며 심경을 밝혔다.
강원대학교 총학생회는 교육부의 구조조정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근 교육부에서 실시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국립대 중 유일하게 하위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강원대학교 총학생회 이장영 회장은 “국립대학이 국가로부터 하위등급을 받은 것은 결국 정부 스스로를 저평가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하며 “구조개혁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공동행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들이 참가한 목적을 되새기며, 교육부에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대학교 황부경(섬유공학 15) 씨는 “故 고현철 교수의 투신으로 총장직선제를 둘러싼 교육부와 대학의 갈등 상황을 알게 됐다”며 “학생들부터 해당 사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참가했다”고 말했다. 강원대학교 변이루(정보통계학 13) 씨는 “이곳에서 외쳤던 다짐들을 학교에 돌아가 학생들에게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대학의 연대 발언과 추모 공연이 모두 끝난 뒤 故 고현철 교수를 위한 학생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공동행동이 있었던 동화 면세점에서부터 빈소가 차려진 인사동까지 학생들은 엄숙한 분위기로 줄지어 갔다. 조문이 끝난 뒤에는 청와대로 향해 각 1만여 명의 학생들의 ‘대학 민주화 및 자율성 촉구’와 관련한 서명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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