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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눈물 딛고 맞잡은 손 … 함께 갈 길은?] “우리는 이제 험난한 길을 걸어가야 한다”[대학본부·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자 인터뷰] -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 김재호(전자공학) 위원장
  • 김민관 기자
  • 승인 2015.08.30 06:22
  • 호수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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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장 선출 방식을 두고  계속된 갈등을 겪고 있던 대학본부와 교수회가 마침내 손을 잡았다. 지난 19일, 학칙 개정을 통해 총장직선제(이하 직선제)를 부활시키는 것으로 양측이 합의한 것이다.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 김재호(전자공학) 위원장의 단식 농성 △故 고현철(국어국문학) 교수의 투신 △김기섭 총장의 사퇴 등 일련의 사건들을 겪은 대학본부와 교수회의 입장에 대해, 총장직을 대행하고 있는 안홍배(지구과학교육) 교육부총장과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 김재호 위원장에게 각각 들어봤다.

△오랜 투쟁 끝에 대학본부와 직선제 부활을 합의했다. 어떤 심정인가?

  늦게나마 합의가 이뤄져서 다행이다. 하지만 애초에 이 지경까지 와서는 안 될 일이었다.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정부와 교육부는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앞으로 험난한 길을 걸어가야 한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지난 6일부터 12일간 단식농성을 진행했었다. 투쟁의 방식으로 단식을 선택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단식을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교육부는 총장직선제 폐지를 압박하고, 총장은 교수들과 한 약속을 무시했다. 숱하게 항의하고 대화를 요구했지만 모든 구성원들의 의사는 묵살 당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김기섭 총장은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다. 어떻게 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더 일찍 책임을 졌어야 한다. 한 사람이 희생되고 나서야 책임을 지나.
 
△근본적인 책임은 교육부에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교육부 정책의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나?
  교육부가 밝히는 직선제 폐지 정책의 표면적인 이유는 직선제의 폐단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깊숙한 곳에는 말 잘 듣는 총장을 임명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 교육부는 직선제에 문제점이 있다면 그것을 해결하라고 요구만 해야 한다. 그 방식은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찾는 것이 맞다. 지금 교육부는 대학의 자율성을 망치고 있다.
 
△교육부가 지적한 직선제의 폐단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다고 보나?
  모든 선거제도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다른 방식의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도 똑같을 것이다. 직선제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총장의 권한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인간의 욕심은 그 권한을 가지고 싶어 한다. 또 그것을 가지기 위해 부정한 방법이라도 동원하려고 한다. 총장은 구성원들의 존중 아래에서 대학을 대표하는 역할만 해야 한다. 권한을 행사할 것이 아니라 나누어야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총장직선제에서 학생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근본적으로는 찬성한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 민주주의는 관심을 가져야만 제대로 작동한다. 학생들이 총장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나. 학생들이 책임의식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교육부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학교에 재정적 불이익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데, 해결방안이 논의되고 있나?
  재정적 불이익을 주면 우리는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 예컨대 110억 원을 들여서 개교 70주년 기념관을 건립하는 사업이 있는데, 그걸 중단하고 그 돈으로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교수와 학생들이 일치단결해서 교육부의 불합리함을 부산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대학이 시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 교육부 앞에서 농성하고 시위하는 것도 해야겠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그래서 부산 시민들에게 교육부가 부당하다는 내용의 서명을 받을 생각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도와줘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부산시민 100만 명의 서명을 받는다면 정치권도 가만히 있지 못할 것으로 본다.
 
△직선제로 복귀하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다른 대학이나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지지와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안다.
  다른 국립대들이 힘이 되었다. 그동안 교육부로 인해 국립대 교수들의 자존감 손상이 상당한 수준이었다. 존중받지 못한다는 의식이 국립대 교수들 전반에 깔려 있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도 함께 해주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돕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일반시민들에게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비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이다.
 
△우리 학교를 시작으로 다른 대학들도 직선제를 위해 나서는 것으로 안다. 우리 학교가 초석을 닦았다고 할 수 있을까?
  충남대에서 직선제 추진을 선언했다. 경상대도 직선제로 가겠다고 선포했다. 우리 학교를 시작으로 거의 모든 국립대에서 직선제를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초석을 닦았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는 민망하다.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그저 우리가 그러한 역할을 하도록 역사적으로, 시대적으로 요구받았다고 본다. 지난 3년 반 동안 다른 대학이 모두 직선제를 포기할 때 우리만은 끝까지 싸웠다. 그리고 고현철 교수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큰 전환기를 맞이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고 교수의 죽음을 미화해서는 안 된다. 죽음은 미화될 수 없다. 그런 일은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
 
   
 

김민관 기자  left041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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