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은사진미술관 제공)

   

(사진=고은사진미술관 제공)

   
 

 

 

 

 

 

 

 

 

 

   지난 3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침묵과 낭만>이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에서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주로 찍는 이갑철 작가의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1년 동안 부산을 참견하며 부산 곳곳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 전시회를 직접 찾아가봤다.   이젠 부산을 참견하고 촬영할 때다. 오랫동안 머뭇거리다가 부산과 마주친 시점은 꽃들이 만발하게 시리도록 화사한 봄날이었다. 나는 과거에 내가 알던, 그리고 어슴푸레한 기억을 토대로 자갈치 시장, 남포동, 영도 등 지역을 무심하게 배회했다. - 사진전 <침묵과 낭만> 작가노트 중

  <부산 참견록>은 한국의 중견사진가들이 1년 동안 자신만의 시각으로 부산의 모습을 담아낸 전시회다. 지난 2013년부터 10년 장기프로젝트를 목표로 시작한 기획전은 부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산지역의 사진미술관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다. 고은사진미술관 이미정 큐레이터는 “지방 최초의 사진전문미술관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해왔다”며 “이 기획이 부산을 새롭게 읽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밝혔다.
  전시된 사진들의 제목은 평범했다. △<해운대> △<자갈치 시장> △<부산항>과 같이 우리가 아는 지명이 전부다. 그러나 사진은 평범하지 않았다. 흑백 사진 속 구도는 기울어지고 초점은 맞지 않았다. 사진 속 인물들의 얼굴과 손은 일부만이 찍혔다. 이갑철 작가만의 색깔이 담긴 사진들이었다. 이미정 큐레이터는 “그가 찍은 사진의 불확정성은 오히려 관객에게 신선함과 매력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갑철 사진가는 “계산하고 찍은 사진은 아니었다”며 “사진을 찍을 때 특정 사물을 보고 직관적으로 순간 포착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 가지고 있는 특징 때문일까. 전시회를 보러 온 시민들은 사진을 보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기도, 난해하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김연우(사상구, 23) 씨는 “흐트러진 초점 등이 새롭게 느껴지지만 의도한 바가 무엇인지 느끼는 것이 어려워 아쉽다”고 말했다. 이기주(거제시 연초면, 26) 씨는 “일상 사진 같지만, 사람들이 찍는 평범한 구도나 방법들과 달라 신선하다”며 “사진가가 표현하고 싶었던 다양한 느낌들을 전달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독특하고 강렬하지만 결국 우리의 일상이 담긴 이갑철 작가만의 사진. 그가 찍은 것은 평범한 일상 속 우리가 몰랐던 부산의 낭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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