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극장 내부는 곧 관객들의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박수 소리가 끝나자 무대 위 연주자의 연주가 시작됐다. 이후 연극과 춤의 무대가 이어졌다. 재밌는 대사에 웃던 관객들은 어느새 무용인들의 몸짓에 집중하고 있었다. 지난 9일 있었던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2015 부산공연장 상주단체 페스티벌 ‘부산의 이야기, 공연으로 꽃피다’의 막이 열렸다.
  공연장 상주단체는 특정 공연장에 상주하면서 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 2009년부터 공연예술의 활성화와 지역문화예술발전을 위해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이하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상주단체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 예술단체와 달리 공연에 대한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문화부 조미숙 차장은 “지원사업을 통해 공연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공연단체의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원을 받고 있는 상주단체도 이 지원사업에 만족하고 있었다. 극단 ‘맥’의 이정남 대표는 “작품을 할 때마다 개별적으로 지원받는 다른 극단과 달리 상주단체는 연간 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사업과 도전을 할 수 있다”며 “지원사업 덕분에 해외진출을 하거나 다양한 작품을 연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해운대문화회관에서 공연장 상주단체 페스티벌이 시작됐다. 상주단체 간의 교류와 지역 문화회관의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이 페스티벌은 올해로 3년째가 됐다. 앞서 열린 두 번의 페스티벌은 그간 각 단체가 축적해온 작품들을 공연 비수기에 선보이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각 상주단체가 자리잡은 문화회관 고유의 지역성을 띤 창작 작품을 선보인다. 공연장 상주단체 페스티벌 추진단 이상헌 추진위원장은 “지역 스토리텔링을 통해 음악, 연극, 춤 등의 장르에서 동시에 8개 작품이 창작되는 사례가 처음이기 때문에 더 의미 있는 페스티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장르로 연출된다. 특히 각 지역의 지역성을 띠고 있는 작품들이 공연될 예정이다. 이상헌 추진위원장은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예술단체이기 때문에 작품에 지역성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상주단체가 자리하고 있는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번 페스티벌을 개최했다”고 말했다.
  민주공원 상주단체인 무용단 ‘Redstep’은 ‘4월’을 주제로 한 창작 춤 <April-품>을 선보인다.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했던 이들의 찬란하지만 아픈 4월의 이야기를 몸짓으로 풀어낸다. 영도문화예술회관 상주단체 극단 ‘에저또’는 <영도포차>를 통해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목격해온 영도다리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을숙도문화회관 상주단체 ‘T.I.F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을숙도의 강, 바다를 만나다>란 공연으로 인간과 예술이 만나 사랑하는 공간 을숙도, 그 속에서 서로 공존하며 상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주한다. 이 외에도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6개 공연장에서 △뉴프라임 오케스트라 △극단 자갈치 △극단 맥 등 8개 예술단체가 공연할 예정이다.
  공연장 상주단체 페스티벌은 오는 19일까지 예술단체별로 각 문화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문화재단 이문섭 대표는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지역의 예술적 정체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각 단체들의 수준 높은 예술을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이번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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