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3년 전 이 다섯 글자를 마음에 새기며 대학에 입학했다. 새로운 학창 생활을 우리학교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심지어 부산대학교를 ‘우리학교’라고도 말할 수 있다니. 앞으로 나의 모교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그저 감탄만 나왔다. 필자의 대학 생활이 그렇게 부산대학교에서 시작됐다.
  시간은 흘렀고 크고 작은 일들이 학교를 휩쓸고 지나갔다. 그리고 필자의 생각도 서서히 바뀌어 나갔다. 학교의 민낯을 너무 많이 봐버렸기 때문일까. 우리학교의 모습은 참혹했다. 못 본 척, 모른 척 외면하고만 싶은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여전히 부대신문 지면상에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이번주 부대신문에 실린 기사들을 살펴보자. 죽지도 않고 또 온 기성회비 문제부터, 빚 400억 원에 우리학교 전체를 벌벌 떨게 한 효원문화회관 사태까지. 여기에 죽다 살아난 정문개선사업이 양념을 친다. 이처럼 요 근래 학교의 상황이 평탄치 않다. 어느 하나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려 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그리고 다시 상황은 나빠졌다. 필자의 마음이 3년째 불편한 이유다. 그렇다면 새내기 때 그 마음 그대로 돌아갈 수 없을까. 이대로 부산대학교는 난국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
  당신에게 부산대학교는 어떤 곳인가. 취업을 하기 위한 발판인가. 사회에 나가기 전 잠시 스쳐지나가는 곳인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당사자가 자신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는가. 학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효원인의 관심과 자부심이다. 효원인들의 다양한 생각이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장이 형성돼야 한다. 이들이 나아가 서로 다른 생각의 차이를 대화로 풀어가고 옳지 않은 일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 비로소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효원인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은 것은 아주 막강한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 2011년에 열린 학생총회에서 그 힘을 엿볼 수 있다. 당시 법인화와 반값등록금문제가 화두로 떠오르자 5,440명의 학생들이 넉터로 모여 들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학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학생들이 직접 나선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실천하기가 두려운가. 그렇다면 당신이 지금 어떤 자격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는지를 재고해보길 바란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토록 싫어하던 현재의 상황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필자는 ‘부산대학교’라는 이름에서 느꼈던 그 감정, 신입생 시절의 자부심을 효원인 모두와 함께 공유하고 싶다. 지난 몇 년간 필자가 느꼈던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이 후배들에게 되풀이되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기성회비 불법인데 학교는 왜 걷는 거야’, ‘그래서 학생 돈으로 빚 400억 원을 갚아야하는 것인가’, ‘도대체 정문 언제 바꾸나’ 라는 말도 듣고 싶지 않다.
  앞으로 나아갈 작은 변화들에 부대신문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분명히 약속한다. 올바른 언론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서 진실과 사실의 차이를 아는 부대신문이 될 것이다. 예전에 보았던 글이 불현듯 떠오른다. 내무반에 한 사람이 깨어 있으면 100명이 편히 잔다. 다 자버리면 다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명색이 부산대학교인데’ 이 말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부대신문이 불침번의 역할을 다 할 것이다.

  그러니 독자여러분에게 우리학교와 부대신문의 소중한 관심과 질정 부탁드린다. 

박성제 편집국장  sjpark972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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