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0주년을 맞은 <부대신문>. 독자들이 바라본 모습은 어땠을까. 지난 3일, 학생 독자 두 명이 부대신문 편집국을 찾았다. 편집국 사람들과 함께 <부대신문>을 논하기 위해서다. 독자평가위원 김평강(국어국문 4), 윤지현(대기환경과학 1) 씨는 이광영 편집국장, 이혜주 대학·문화부장과 함께 활발한 대화를 이어갔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지만 ‘부대신문’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자 이내 말문이 트였다. 신문 평가와 더불어 나아가야할 방향까지,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 김평강(국어국문 4)
판형 변화, 독자도 기자도 만족한다
  올해 3월, <부대신문>은 판형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대판 크기의 10분의 7 정도로 줄어든 베를리너판형을 선택했다. 이광영 편집국장은 “독자들의 가독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사 내용의 변화를 꾀했다”며 “심층적인 기사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독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지난 6월 실시한 <부대신문 학내 구성원 인식조사>에서 전체 응답자(319명) 중 71%(225명)가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독자평가위원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윤지현 씨는 “기존에 보던 일간지보다 크기가 작아서 읽기 편했다”고 평가했다.
 
  판형 변화에 따른 혼란이 없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평강 씨는 “학교에 입학한 후 4년간 신문을 봤는데 판형이 바뀐 것을 느끼지 못했다”며 “그 정도로 혼란 없이 판형 변화를 잘 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보도-학생회에 좀 더 비판의 목소리 높여야
  학내 사안을 주로 다루었던 종합·보도면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 1학기에는 교육부 정책 및 대학 본부 관련 기사가 주요 기사로 다뤄졌다면, 이번 2학기에는 학생회 관련 기사가 주를 이뤘다. 독자평가위원들은 학생회 관련 기사를 좀 더 직접적으로 다뤄줄 것을 요구했다. 김평강 씨는 “사실 재작년까지만해도 일부 기사에서 <부대신문>이 총학생회의 의견을 대변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며 “최근 기사에서 학생회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광영 편집국장은 반대 입장의 질문을 던졌다. “학생회 비판 기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해 일방적인 논조로 보이지는 않았나”고 질문한 것이다. 이에 김평강 씨는 “올해 건물 내구성, 정문 사업 파행 문제 등 본부 관련 사안도 꾸준히 보도했기 때문에 어용 기관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지현 씨는 오히려 ‘학생회에 대한 감시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유권자들을 위해 학생회 선거 공약에 대해서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총학생회 뿐만 아니라 단과대학 학생회에 대한 비판의 강도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면-알차면서 현실적인 정보도 필요해
  대학면은 다른 대학신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면이다. <부대신문>의 대학면은 학내 사안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거나 대학 사회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시의성 있는 사안은 주로 보도면에, 발굴성 보도는 대학면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독자들은 대학면의 기사에 대해 ‘알차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함께 전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들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와 알아야 할 정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지현 씨는 “꼭 필요한 정보를 전하고 있지만 표절에 대한 정보, 복수전공하는 법 등 대학 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함께 다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이광영 편집국장은 “신문 내용에 대해 논의할 때마다 간단하고 현실적인 정보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한다”며 “그때마다 관성적으로 ‘지면이 아깝다’는 쪽으로 진행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학교의 역사와 관련된 기사들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윤지현 씨는 “부마항쟁 기획 중 과거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기사를 읽을 때는 소름이 돋기도 했다”며 “학교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다뤄줘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사회면-기성 언론과의 차별점을 강화해야
  사회면에 대한 평가가 시작됐다. 사회부장이기도 한 이광영 편집국장은 시작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그는 “<부대신문> 사회면을 관통하는 대학생, 지역, 사회적 약자라는 키워드를 지키면서 나름대로 좋은 기사를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생 독자 입장에서는 재미가 없거나 조금 멀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독자평가위원들은 ‘애독률은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지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평강 씨는 “일주일에 최소 5~6일을 부산에 있으면서, 부산시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역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학생들이 자발성을 갖고 알지 못하지만 사회면은 ‘다양성’을 충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현 씨 또한 “정말 꼭 필요한 면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는 아닐지라도 ‘꼭 알려야할 정보’를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사회면이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윤지현 씨는 기성 언론과의 차별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생의 가치관이나 생각이 반영됐을 때 확실히 읽는 재미가 있다”며 “오히려 기자 개인의 생각을 살려서 주관적으로 글을 쓰는 공간이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 윤지현(대기환경과학 1)
문화면-흥미도 좋지만 균형도 필요해
  올해 <부대신문>의 문화면은 많은 변화를 꾀했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대안적이고 독립적인 문화를 다뤘다면, 올해는 좀 더 독자들과 친숙한 ‘문화’를 다뤘다. 파격적인 시도였지만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김평강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쪽으로 너무 기운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올해 문화면에서 영화 리뷰 기사를 보고 직접 영화를 보러가기도 하는 등 기사를 읽는게 편해졌다”고 평가했다. 이혜주 부장은 “‘대신 전해드립니다’, ‘복학생’ 등 학생들과 관련된 문화를 다룬 것은 새로운 시도였다”며 “학생 독자와 가까워지는데 일조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광영 편집국장은 “좀 더 쎈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며 “가벼운 소재를 분석적으로 풀어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균형’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윤지현 씨는 “비엔날레 파행 기사와 같은 보도성 기사도 꼭 필요하다”며 “우리가 문화 전반을 알아야 비로소 진정한 문화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효원세상면-가볍지만 기억에 남지 않아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피누의 일주일을 정리하는 ‘이주의 마이피누’, 학내 강연 및 공연 정보를 알리는 ‘효원 알리미’ 등 간단한 정보로 넘쳐나는 면이 있다. 바로 효원세상면이다. 윤지현 씨는 “교수, 대학원생, 학부생의 칼럼과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학내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광영 편집국장은 “신문을 읽는데 있어 휴식을 주는 지면”이라며 “마음 편하게 읽고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내 날카로운 비평이 이어졌다. 김평강 씨는 “길거리 캐스팅의 경우 질문에 앞서 그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고 화두를 던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선·학술면-가독성 고려해야
  대학언론은 ‘저널리즘’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즘’을 실현해야 한다. 부대신문에는 ‘학술면’이 그런 공간이다. 김평강 씨는 “학술면 때문에 신문을 모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호평했다. 윤지현 씨는 “대학 신문에서 있어야 할 지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나 “신입생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광영 편집국장은 “편집국 내부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대학원, 교수와 같은 독자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면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설, 취재수첩 등 편집국 칼럼과 고정 필진들의 칼럼이 게재되는 시선면. 독자들은 ‘내용은 좋으나 읽기 힘들다’는 말을 털어놓았다. 신입생다운 색다른 비유도 등장했다. 윤지현 씨는 “각 칼럼의 길이도 길고 색깔도 없는 흑백면이라 읽기가 힘들다”며 “고등학생으로 돌아가 비문학 문제를 푸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김평강 씨는 “외부 칼럼을 읽으면서 사고를 연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다”며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은 일간지 여론면도 마찬가지라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기획·인물면-눈에 띄게 해주세요
  기획면과 인물면은 한 주에 하나의 소재 또는 인물에 대해 다룬다. 때문에 선정의 중요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김평강 씨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번주에 다뤄지는 소재나 인물이 누구인가에 따라 이 기사를 읽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며 “주제 선정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물면 배치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편집국 내부에서는 마지막 장이기 때문에 눈에 잘 띄이는 면이라고 평가하고 있었지만, 독자들은 그 반대 의견을 보인 것이다. 김평강 씨는 “일반적으로 기성 언론에서는 맨 뒷장은 광고로 채운다”며 “여기에 익숙해서 그런지 맨 뒤에 있는 인물면은 안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이혜주 부장은 “신문을 군데 군데 펼쳐보는 독자에게는 발견하기 쉬운 면이지만, 지면을 순서대로 읽는 사람들에게는 접근이 어려운 면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바라는 <부대신문>은?
  모든 지면에 대한 평가가 끝난 뒤. 사람들은 각자가 기대하는 <부대신문>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독자들은 ‘친절한’ 신문을 요구했다. 윤지현 씨는 학생회 구조에 낯선 신입생들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중앙운영위원회’, ‘대의원 총회’ 등 신입생들이 낯설어하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며 “학생회에 관심이 적은 학생들을 위해 친절하게 설명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대신문> 알리기를 염원하기도 했다. 윤지현 씨는 “신문의 출발점은 ‘독자’라고 생각한다”며 “종이신문과 인터넷 신문을 학생들에게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주 부장도 이 의견에 공감했다. 그는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배포대 위치 변경 등을 고려했는데 실천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부대신문>은 내년,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1495호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치는 이광영 편집국장은 “독자로서 바라는 점은 스스로를 감시하며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평강 씨는 “이전에 비해 올해에 특히 발전된 모습을 많이 보였던 만큼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기사와 학생들의 흥미를 충족하는 것을 어떻게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는가가 <부대신문>의 영원한 숙제”라는 이혜주 부장의 말로 좌담회는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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