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가로운 오후, 국제관 앞 작은 공터에 하나둘씩 학생들이 모여든다. 너나할 것 없이 목장갑을 낀 다음, 딱딱하게 얼어 있는 흙을 판다. 이들은 바로 학내에 작은 공원을 만들기 위해 뭉친 동아리 ‘별을 담다’ 회원들이다. 이 동아리는 올해 초 ‘별을 담다’ 박시훈(경영 3) 회장이 ‘함께 학내 쓰레기 주우실 분을 구해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참여하는 사람이 늘었고 활동 역시 다양해져 이제는 어엿한 동아리가 됐다. 진행하고 있는 활동만 해도 △학내 재떨이 설치 △쓰레기 줍기 △꽃 심기 △벤치 설치 등이 있다.

 

 
  그 중 벤치 설치는 현재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활동이다. 벤치 설치는 지난 11월에 학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박시훈 회장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보였다”며 “국제관 앞과 금정회관 뒷마당이 접근성이 좋은 것 같아 두 공간 사이에 있는 공터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낡은 벤치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공터에 도착했을 때는 5~6명의 학생들이 벤치 주변 울타리 설치에 여념이 없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을 곳에 자갈도 깔았다. 이들은 여유가 있을 때마다 자발적으로 이곳에 모인다. 유승재(경영 3) 씨는 “우리학교 학생으로서 학내 시설을 가꾸는데 일조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없었지만 활동을 보고 뒤늦게 합류한 학생도 있었다. 김경영(경영 1) 씨는 “지금까지 봉사활동, 환경보호에 관심이 없었다”며 “속죄의 의미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웃었다.
 
  모두들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는 있다. 지금 이들에게 가장 힘든 점은 넉넉치 않은 자금이다. 물론 얼마 전에는 ‘녹색도시부산21’이라는 공모전에 당선되어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금전적인 문제는 여전한 골칫거리다. 더구나 학교의 지원 역시 전혀 없기 때문에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박시훈(경영 3) 회장은 “학내 시설을 가꾸는 일인데도 학교가 아무런 지원을 해주지 않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학내구성원들의 손길은 큰 도움이 된다. 조형물을 기증하겠다고 나선 조형학과 학생들부터 장식재 자갈을 제공해준 건축학과 교수까지. 오롯이 우리학교 학생들의 힘으로 ‘작은 공원’이 완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별을 담다’ 회원들은 학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김재진(경영 1) 씨는 “지나가다가 응원 한마디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학내 시설을 자신의 것처럼 소중히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최준기(경영 3) 씨는 “학생 모두가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날이 어두워져도 그들은 자신의 일을 이어나갔다. 많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쉴 수 있는 날을 꿈꾸는 동아리 ‘별을 담다’. 날씨는 춥지만 일을 하는 그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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