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보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올해를 기준으로 총 1,095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우리학교를 다니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다고 해서 우리학교의 외국인 유학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단정하긴 힘들다. 과연 우리학교의 외국인 유학생들은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을까? 학교에서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 하고 있을까?

 
유학생으로 입학하기는 쉽지만
  우리학교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외국인 특별전형’과 ‘중국현지 특별전형’으로 나눠서 선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266명의 외국인이 이 두 전형으로 지원했다. 현재 우리학교의 외국인 특별전형의 경우 영어 능력 자격이나 한국어 능력 자격 중 하나만 갖추어도 지원이 가능하다. 중국현지 특별전형의 지원자격은 외국인 특별전형과 유사하며, 중국의 수능시험이나 졸업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취득한 경우에도 지원이 가능하다. 기준을 충족한 지원자들은 서류심사와 필요한 경우 면접을 거쳐 합격 여부를 가리게 된다. 다만 중국현지 특별전형의 경우 예비합격 이후 1년 6개월 이내에 한국어 능력시험(TOPIK)에서 3급 이상을 취득해야 입학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러한 선발 절차를 통해서 지원자의 수학능력이나 어학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원자가 취득한 어학 관련 점수와 실제 어학능력이 불일치하는 경우도 있고, 해당 국가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달라 평가가 어려운 부분도 있다. 특히 외국인 특별전형의 경우 지원자가 한국에 체류하고 있지 않으면 전화로 면접이 진행돼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임영호(신문방송) 교수는 “전화 면접으로는 지원자의 수학능력을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졸업을 위해서는 ‘한국어’의 벽 넘어야
  이 같은 방식으로 입학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충분한 한국어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어 능력은 한국어를 통해 진행되는 강의를 이해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직결된다. 안석영(기계공) 교수는 “절반 정도의 학생은 수업을 이해하지만 나머지 절반 정도는 수업을 따라오지 못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들 스스로도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었다. 외국인 유학생인 노금고(경영 1) 씨는 “한국어로 강의를 하면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더 엄격하게 한국어 능력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입학과는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면접에서 불합격함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교수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태문(국어국문) 교수는 “면접을 통해 지원자를 선별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기에는 그렇지 않다”며 “애초에 더 엄격한 지원 기준을 만들거나 입학 후 한국어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의 부족한 한국어 능력은 학업의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제언어교육원 이현진 한국어코디네이터는 “한국어가 부족하니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고, 결국 학업의지까지 하락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1년에 2~3명 정도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제적을 당한다. 극단적인 경우 학업수행을 포기하고 자퇴를 선택하는 유학생들도 생기고 있다.
 
  하지만 막상 유학생들이 입학 이후에 한국어를 배우고자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어 공부를 위해 휴학을 할 경우 한국 체류 비자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현진 한국어코디네이터는 “교수들에게 한국어 실력을 지적 받으면서도 버티고 있는 유학생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비자 문제로 인해 입학 이후에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학생은 소수이다”고 전했다. 휴학을 하지 않고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은 오전에 한국어 강의를 듣고 오후에는 전공 수업을 들어야 해서 학업 부담이 크다.
 
  한편 대학 본부는 유학생들의 한국어 능력 문제의 보완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올해부터 인문사회계열과 기계공학부, 간호학과의 지원자격의 한국어 능력 기준을 4급 이상으로 상향하고, 중국현지 특별전형의 입학자격을 기존 국제언어교육원 한국어 강좌 3급 수료에서 한국어 능력시험(TOPIK) 3급으로 전환했다. 기계공학부처럼 학과 단위에서 외국인 유학생에게 멘토를 배정해 지원하는 학과도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울 것을 장려하기도 한다. 입학과 장수희 씨는 “외국인 특별전형을 통해 한국어 능력 자격 없이 입학한 학생들에게도 한국어 능력 자격을 갖출 것을 독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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