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학생들 78%, 도서정가제 ‘반대한다’

오는 21일, 신간 구간 가리지 않고 도서의 할인율을 15%로 제한하는 도서정가제 개정안(이하 도서정가제)가 효력을 발휘한다. 이 제도를 두고 격렬하게 찬반양론이 갈리고 있다. 그렇다면‘ 도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학생들은 도서정가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어떤 학생들이 도서정가제에 찬성·반대를 할까. 부대신문이 우리학교 학생 325명의 목소리를 통해 알아보았다.

   
 

반 정도가 아는 도서정가제

도서정가제를 아는 우리학교 학생들은 얼마나 될까. 과반에 약간 못 미치는 47.4%(154명)의 학생들이 도서정가제에 대해 알고 있었다. 출판계와 서점가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점을 생각할 때 조사 대상이 된 대학생의 절반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건 아쉬운 점이다.

이 제도를 알고 있는 학생 154명 중 도서정가제 시행에 찬성하는 학생들은 21.4%(33명), 반대하는 학생들은 78.6%(121명)이었다. 우리학교 학생들 다수가 도서정가제 시행에 반대하고 있었다. ‘찬성한다’라고 주장한 사람들 중 일부는 이유를 ‘영세 출판 사·서점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인터넷 서점의 할인 전략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잃은 동네 서점과 영세 출판사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무분별한 할인경쟁을 방어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이세진(영어영문 석사 2) 씨는 “출판사들이 할인율을 감안하고 일부러 가격을 올려 책을 출시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이러한 관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한다고 응답한 학생들 중 47.1%(57명)가 ‘도서정가제로 인해 책값이 비싸지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지출에 민감한 대학생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에 만만치 않은 수의 학생들이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 제도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얼마 전 논란이 되었던 ‘단말기유통법’ 사태와 같이 원래 법 취지와 달리 ‘악법’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김언송(노어 노문 4) 씨는 “팔리지 않는 책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아야 하는데 정당한 할인까지 규제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서정가제 아는 학생, 저렴한 온라인 서점 주로 이용한다

도서정가제 인식에 있어 중요한 키워드는 ‘온라인 서점’과 ‘가격’이었다. 도서정가제에 대해 알고 있는 154명의 학생들 중 70%가 넘는 109명의 학생들이 오프라인 서점보다 온라인 서점을 더 자주 이용하고 있었다.

반대로 도서정가제를 모르는 학생들의 온라인 서점 이용률은 약 50%에 그쳤다. 도서정가제를 알며, 온라인 서점을 주로 이용하는 학생들이 도서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격’이었다. 109명의 학생들 중 55명이 저렴한 가격 때문에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고 있었다.

도서정가제 시행에 찬성하는 학생들(33명)과, 반대하는 학생들(121명)은 모두 오프라인 서점보다 온라인 서점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비율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도서정가제에 찬성하는 학생들 중 오프라인 서점을 주로 이용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45.5%(15명)이었다. 반면 반대하는 학생들 중 오프라인 서점을 주로 이용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24.8%(30명)에 불과했다. 즉, 도서정가제 시행에 반대하는 학생들 중 75.2%(91명)가 온라인 서점을 주로 이용하고 있었다.

나는 도서정가제에 찬성·반대 합니다

도서정가제 시행에 찬성하는 학생들은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편리함’을 꼽았다(77.8%, 14명). 반면 반대하는 학생들은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가격’을 꼽았다(57.1%, 52명). 이를 통해 도서정가제에 찬성하는 학생들은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더라도 ‘편리함’에 더 무게를 두고 있고, 반대하는 학생들은 ‘저렴한 가격’에 더 무게를 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도서정가제에 반대하는 김욱래(언어정보 2) 씨는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온라인에서도 책을 저렴하게 살 수 없어 지금 여러 책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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