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신문>을 펼쳐보면 마치 기자들만이 모든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대신문>을 위해 남몰래 땀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발행이 시작되는 월요일부터 편집국의 불빛이 꺼지는 순간까지. 그들은 기자들만큼이나 바쁜 하루하루를 보낸다. 과연 그들은 <부대신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숨은 공신, 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대신문>의 일주일, ‘그’와 함께 시작되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날. 편집국 못지않게 분주한 곳이 있다. 바로 문창회관 3층 부대신문 편집국 옆에‘ 단짝’처럼 붙어 있는 부산대학교 언론사 업무부다. 이곳에는 언론사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철영 사무장이 있다.

   
 이철영 사무장
그는 지난 2년 반 동안 <부대신문>과 관련한 대부분의 행정 업무를 책임져왔다. 대학본부와 소통하며 기자들을 ‘뒷바라지’ 해온 셈이다. 사실 그와 부대신문의 첫 만남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1980년대 후반 이철영 사무장은 대학 본부의 지시 하에 학내 언론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일을 담당했다. 기자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본부에 보고하는 일을 한 것이다. 그는 “부대신문의 영향력이 엄청났기 때문에 항상 주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부대신문>에 이토록 각별한 애정을 가지게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열심히 일하는 기자들을 볼 때면 항상 자식을 바라보는 기분이 든다. 그는 “힘든 여건에서도 학교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며 “고생만 하고 가는 것 같아 아쉽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정해진 예산 때문에 기자들에게 마음껏 혜택을 주지 못할 때”라고 말할 정도니, 그 누구보다도 각별한 애정을 과시한다.

기자들을 항상 ‘모시는 마음’으로 대한다는 이철영 사무장. “여러분이 없다면 여기서 일하고 있는 나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가 있기에, 오늘도 <부대신문>은 호흡할 수 있다.

마감에 쫓기는 것은 기자만이 아니다

매주 금요일, 부대신문 편집국에는 자판치는 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하지만 매주 원고를 마감하는 것은 기자들만이 아니다. ‘시선’면에 실리는 기고들은 모두 전문 필진들이 채워나간다. 이 중 지난해부터 시작된‘ 열린결말’은 <부대신문>의 인기 기고란 중 하나다. 이러한 뒷배경에는 가장 처음 연재를 시작한 손남훈 문화평론가가 있다.

   
 손남훈 문학평론가
그는 칼럼에서 대중문화 속에 숨겨진 함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재를 ‘비틀어봄’으로써 독자들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손남훈 문화평론가는 “무의식적으로 감지만 하고 있던 것들을 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칼럼을 쓰기 위해서는 염두에 둬야할 부분이 많다. 특히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대학생들의 수준에 맞춘 글을 쓰자’는 점이다. 학문적인 용어들도 ‘열린결말’을 쓸 때만큼은 쉬운 단어로 풀이해 쓴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글 잘 읽었다’라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 손남훈 문학평론가는 “이전에 썼던 글과는 달리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좋다”며 “재미있게 읽었다는 반응을 접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주간의 마무리, “매주 함께하는 가족입니다”

한 주의 작업이 끝나가는 토요일 밤, 매주 <부대신문>의‘ 화려한’ 마무리를 함께하는 이가 있다. 레이아웃, 오탈자 점검을 하며 매주 신문의‘ 첫 독자’가 되는 빛누리기획의 장길만 사장이다.

   
 빛누리기획 장길만 사장
그가 <부대신문>과 함께 일해온 지 어언 23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함께한 이들만 세어 봐도 주간교수 11명에, 편집국장은 27명이나 된다. 각별한 애정으로 오랜 세월을 함께 하다 보니 <부대신문>을 발전시키기 위해 제안하는 바도 많았다. 지금의 시스템을 갖추는 데 일조한 것이다. 현재 <부대신문> 배포대 앞의 지면안내를 제안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그는“지면안내를 붙이면 학생들의 시선을 끌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지금의 배포 시스템 역시 그가 고안했다. 기자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는 인쇄와 함께 배포까지 책임지게 됐다. <부대신문>과 함께 해서 좋은 기억이 너무나도 많다는 장길만 사장. 업무로 맺어진 사이지만 <부대신문>이 학내구성원 간의 ‘다리’ 역할을 해줄 때가 가장 뿌듯하다. 그는 “계속해서 학생들과의 ‘스킨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조언했다.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장길만 사장과 함께 기자들의 한 주는 마무리된다. 그가 편집국을 나서는 마지막 순간, <부대신문>의 한 주는 비로소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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