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공약 중간점검

▲ 사진=부대신문 DB

제46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레디액션’이 활동한 지 한 학기가 지났다.‘순환버스 직영화’, ‘제한적 6학점 삭제제도’ 등을 내세우며 당차게 출발했던 레디액션 총학. 부대신문이 한 학기 동안 진행된 총학의 활동에 대해 분석해봤다.

학생회 혁신 영역

현재 학생회 혁신 영역 중 가장 활기를 띠는 사업은 단연 ‘총학 자치제’이다. 총학 예산 자치제는 총학 예산의 10%를 각종 소모임에 지원해주는 제도다. 매월 학생들에게 신청을 받고 있으며, 이후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이 모이는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심사 및 선정이 진행된다. 지원을 받았던 김수아(심리 2) 씨는 “지원 덕분에 예산 부족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만족을 표했다. 하지만 몇몇 학내 구성원들은 심사 및 선정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중운위원(단과대학 학생회장)과 학생 간의 ‘수직적’ 분위기 형성이다. A(영어영문 3) 씨는 “중운위 당시 마치 돈을 받아야 하는 알바생이 된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박상옥(미술 2) 씨 역시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는 것 같지 않았다”며 “중운위원들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는데도 주눅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처음 진행되는 제도임에도 제대로 된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A씨는 “신청서를 작성하는 데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작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또한 자료 제출을 하는데도 정확한 답변을 주지 않는 등 애매한 부분이 많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총학은 부실한 학생회칙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에 지난 3월 회칙 개정위원회가 구성됐고 방학부터 본격적인 활동이 진행된다. 회칙 개정위원회 이세영(법학 4) 위원장은 “회칙에 수록된 애매한 용어와 전체적인 틀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캠퍼스 영역

양산캠퍼스의 경우 당초 약속했던 프린터 기 설치 공약이 이행된 상태다. 하지만 학생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추진된 ‘부산대학병원 버스 문제 해결’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간호대학 안은지(간호 3) 회장은 “버스 문제 해결 관련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밀양캠퍼스의 경우 총학의 캠퍼스 방문은 지난해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총학은 시험 기간에 있는 야식, 노트 배부 사업 등에 참여했다. 다음 학기에는 ‘명사특강’ 공약이 시행될 예정이다. 생명자원과학대학 여동빈(바이오산업기계공 3) 회장은 “1학기에는 명사특강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지만 다음 학기에는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라고 전했다.

사회 참여 영역

최근 총학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기성회비 청구소송운동’이다. 이 사업은 일부 국공립대학과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 대련)이 함께 진행하는 사업으로 오는 13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당초 총학측은 대학생 등록금 문제, 국공립대학 문제 등을 한대련과의 연대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한대련이 특정 정치적 입장에 편향된 활동을 해왔고 우리학교 총학이 지금까지 이에 동조했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이하림(노어노문 2) 씨는 “작은 일이라도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약을 우선시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승백 회장은 “기성회비 등 사안에 대처하다 보니 공약을 실천하는데 소홀했던 것 같다”며 “방학 때부터 준비해 2학기에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전했다.

대학 교육 영역

‘대학교육영역’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제한적 성적 삭제 제도’와 ‘졸업유예시 등록금 무상화’다. 하지만 이번 학기에 두 공약이 진전된 바는 없다. 당초 총학은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제한적 6학점 삭제 제도를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 ‘학점 세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제한된 성적 삭제 제도’을 실시하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승백 회장은 “법 자체를 바꿔야 하는 부분이어서 실현하는 것이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배한샘(정보컴퓨터공 3) 씨는 “개인적으로는 이행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학생마다 찬성, 반대하는 입장이 다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졸업유예시 등록금 무상화’에 대해서는 ‘기성회비 문제만 해결된다면 실현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을 보였다.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의 대부분이 기성회비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승백 회장은 “기성회비 문제만 해결된다면 실현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복지 영역

▲ 부대신문 DB

이번 학기 총학이 가장 주력했던 사업은 ‘순환버스 가격 인상 반대 및 무상화 검토’이다. 지난 3일 대학 본부, 대영버스, 총학으로 구성된 ‘순환버스 T/F팀’이 3차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분분한 상태다. 경영대학 김문수(경영 3) 회장은 “가장 주력했던 사업임에도 지금까지 실제로 변화된 부분이 없다”고 전했다. 조진영(심리 1) 씨는 “증차가 이뤄지지 않은 이원화 노선을 시행하다 보니 역효과가 나는 것 같다”며 “다른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복지 영역 중 가장 화제가 됐던 사안은 흡연 구역 지정이다.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도서관 흡연 구역의 경우 명확하지 않은 흡연구역 탓에 학내 구성원들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도서관 자치위원회 유용진(기계공4) 회장은 “도서관에 설정할 흡연 구역을 총학 측에 전달했으나 이후에 답이 없다”고 전했다. 이승백 회장은 이에 “구역별로 설정할 흡연 구역 자료를 취합해 본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불충분한 사전 조사로 인해 잠정적으로 중단된 공약도 있었다. 부재중인 도서관 좌석에 사용해도 된다는 포스트잇을 붙이는 ‘메뚜기 포스트 잇’의 경우 오는 20일까지 관련 이벤트가 진행된다. 하지만 당시 총학은 이에 대해 도서관 자치위원회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용진 회장측은 “메뚜기 포스트 잇을 이전에 실시했지만 도난이 자주 발생해 현재 권고하지 않는 상태”라며 “이번 이벤트 실시 이후 진행하지 않기로 총학측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메뚜기 포스트 잇’은 잠정 보류된 상태다.

또한 총학은 현재 ‘좋은 대학 만들기 ver.2’의 일환으로 강의실 대여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아크릴 박스에 학생들이 이용한 카페 영수증을 모으는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우려는 여전히 존재했다. 백미진(국어국문 2) 씨는 “강의실 개방으로 인한 문제점들에 대해 총학 측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개방 이후 생기는 비용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물론 실행된 공약도 있다. 금정식당 옆과 정문 경비실 뒤쪽에는 자전거 거치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시설과 차중택 씨는 “현재 각종 자료를 취합해 설계하고 있는 중”이라며 “계약 요청을 하고 입찰을 하면 이달 말쯤 착공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학기 초에 학생들을 위한 ‘짐차’로 이용됐던 ‘짐 캐리’는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계속되는 잔고장과 정확하지 않은 사용 규정은 학생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서준원(나노메카트로닉스공 3) 씨는 “이용했을 당시 상태가 좋지 않아 후진조차 힘겨웠다”고 전했다. 김문수 회장은 “상당한 비용이 든 만큼 실제로 많은 학생이 사용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영역

‘일자리 영역’은 다른 영역과 비교하였을 때 가장 부진한 영역이다. 이 영역에는 ‘노동법 강연’, '알바생 권리 찾기', ‘자소서 뱅크’ 등이 나왔지만 제대로 이뤄진 부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알바생 권리 찾기’의 일환인 ‘알바생 고민 상담 센터’와 ‘최저 임금 잘 지키는 착한가게 선정’ 등의 세부 공약 또한 진행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백 회장은 “고민 상담 센터는 대동제 때 하려 했으나 시행되지 못했고 착한가게 선정은 상가협의회가 없어져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앞으로 총학측은 취업한 선배들을 중심으로 자기소개서를 모아 ‘자소서 뱅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 영역

‘문화영역’ 역시 다른 분야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동제, 시월제’ 공약은 시행되지 않았으며 부산지역 공연 홍보 및 할인 혜택을 위한 ‘부대생이 가는 공연’ 또한 이행되지 않았다. 이승백 회장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다음 학기부터는 외부 문화 관련 단체와 협의를 맺어 체계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간 대여’ 공약은 추후에도 시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총학은 부산시에 ‘공간 대여’에 대한 예산 지원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산대동아리 컨필레이션 앨범 제작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 이승백 회장은 “동아리들의 자작곡을 모으고 앨범 제작 및 발매하려 했지만 학생들이 부담스러워해 시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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