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잔인한 달 4월과 5월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우리의 가슴을 새까맣게 타고 멍들어가게 했다. 그야말로 전 국민이 트라우마에 빠진 듯하였다. 대부분의 문화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었고, 한마음으로 모아 각 지역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아 추모하고, 봉사와 기부를 하는 모습으로 채워졌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한 기업가의 사리 사욕과 선장의 무책임, 그리고 정부의 구조 작업 혼선 등이 종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관피아’, ‘해피아’도 문제로 부각되었지만, 유월을 맞이하면서 유병언 부자(父子)현상금이 5천만 원에서 10배로 껑충 뛰어 올라 수배 중이다. 기업가가 개인의 탐욕을 채우고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한 무책임한 경영을 한 것은 반드시 일벌백계해야 될 사안이다.

<논어(論語)> 이인(里仁)편을 보면 “子曰 富與貴,是人之所欲也,不以其道得之, 不處也.…… 君子無終食之間違仁,造次, 必於是,顚沛,必於是”라고 하여 공자는 “부유함과 귀한 지위는 사람마다 원하는 것이지만, 옳은 도리로 얻은 것이 아니면 누리지 말아야 한다.…군자는 밥 먹는 동안에도 어진 도리를 어기지 않나니, 잠깐 동안이라도 반드시 이 어짊에서 나온 것이라야 하며, 위험할 때라도 반드시 이 도리에서 비롯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문장에서 주자의 주(注)를 보면, “군자가 어진 도리를 버리지 아니한다는 것은 다만 부ㆍ귀ㆍ빈 ㆍ천을 취하고 버리는 데서부터 밥 먹는 동안, 구차할 때, 위급한 상황,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기의 있는 힘을 다한다”라고 한 것이다. 이 내용인즉 생각은 행동을 지배 하고, 신념은 실천으로 이어진다는 것과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부(富)를 축적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지난 ‘세월호 참사’는 사상누각이라는 고사 성어를 상기시켰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려고 고객을 기만하거나, 이윤의 방법이 부정하다면 결국은 패가망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로 중국의 당송시대 팔대가 중의 한 사람인 유종원(柳宗元)의 <편가(鞭 賈)>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말채찍을 파는 수완 좋은 장사꾼이 화려한 장식으로 시중 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팔았다. 그런데 그 말채찍을 사용해 본 사람이 그 장사꾼에게 항의를 하였다. 겉만 화려했지 재료는 썩은 나무였던 것이다. 말채찍 장사꾼이 환불을 해주지 않자 그 말채찍을 산 사람은 주위에 사람들에게 양심 없는 장사꾼이라고 소문을 냈다. 결국은 이 말채찍 장사꾼이 망할 수밖 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름지기 기업가는 이윤만이 목적이 아니라 인류의 행복을 위해 기업철학을 가질 때 비로소 국가와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여 평온할 수 있을 듯하다. 최근의 세월호 참사 여파로 여객선의 발길이 끊어지는 현상을 보더라도 경쟁이 치열해지는 기업환경 속에서 좋은 이미지로서 고객의 신뢰를 얻어야만 상생함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로벌화가 형성된 ‘세계라는 폴더’안에서 신뢰를 잃은 기업은 국가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잃는 결과가 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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