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대학 지난 기사
[네, 부대신문사입니다] '민주주의 꽃'이 벼랑 끝에 서있다⑦ 총장직선제
  • 박성제 기자
  • 승인 2014.06.02 16:14
  • 호수 1484
  • 댓글 0
   
▲ 총장후보공모위원회에서 각종 일정을 공고하고 총장임용후보등록자를 접수한다. 총장임용검증위원회는 후보자 토론, 면접 등을 진행해 총장임용추진위원회에 보고하며, 총장추천위원회는 총장임용후보자 1,2순위를 선정한다. 교육부는 내부 검토를 통해 총장을 최종 선정한다. (일러스트=신희연)

한 대학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총장. 총장이 어떤 방식으로 선출되는지, 다들 한 번쯤 생각해봤을 텐데요. 이번 주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총장직선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총장 선출 방식 중의 하나인 총장직선제는 학내 구성원들의 직접 투표로 선출되는 제도입니다. 최근에는 서서히 사라지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과연 그 이유와 배경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총장직선제의 탄생 배경부터 알아볼까요? 총장직선제는 1953년 교육공무원법으로 도입됐으나 1961년 군사 쿠데타 세력에 의해 폐지됐습니다. 이후 민주화의 바람이 불어오던 1991년, 총장직선제는 30년 만에 부활하게 되는데요. 우리학교 역시 이때부터 교수와 교직원의 직접 투표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후, 2000년에 교육부는 총장직선제 폐지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선거과열 및 선거비용의 문제 △교수·교직원 파벌 형성으로 인한 학내 정치화 등이 있는데요. 당시 총장직선제를 실시하고 있던 대학의 교수회는 교육부의 이러한 방침에 반대하고 나섭니다. 가장 큰 이유는 ‘교육부 입맛에 맞는 인사가 총장으로 임명되는 점’이었습니다. 정부의 의도대로 ‘말 잘 듣는’ 총장이 선출돼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2012년 퇴직 후 대학에 재취업한 교육부 소속 3급 이상 공무원이 90%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총장직선제 폐지가 교육부 관료들의 노후 보장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각 대학에 꾸준히 총장직선제 폐지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폐지 여부를 재정지원사업 평가 지표에 포함시키는 강행을 보이는데요. 올해 2월에도 교육부는 직선제 관련 학칙조항과 규정을 모두 폐지하지 않을 경우 ‘지방대 특성화 사업’ 등 각종 재정지원사업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표 했습니다. 즉, ‘총장직선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앞으로 재정지원은 없다’는 식이죠. 일례로 지난 2012년 당시 총장직선제를 폐지한 국공립 대학들은 교육역량강화사업에 무난히 선정됐지만 이를 거부한 대학들은 탈락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압박정책의 ‘불법성’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총장을 선출할 수 있는 방법에는 ‘총장 추천위원회로 결정’과 ‘각 대학이 선택한 방식’이 있는데요. 대학은 이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대학이 ‘학내 구성원의 선택에 따라 총장직선제를 실시하겠다’라고 주장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과연 우리학교의 총장직선제는 현재 유지되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실상 ‘폐지’된 상태입니다. 지난 2012년 당시 ‘총장임용후보자는 총장 추천 위원회에서 선정하고, 세부사항은 별도 규정을 정한다’라는 내용의 학칙이 신설됐습니다. 학칙상 총장직선제가 폐지됐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에 우리학교 교수회를 비롯한 학내구성원들은 7개월 동안 총장실에 농성하는 등 강한 반발을 보였는데요. 대학 본부 측은 변경된 학칙을 재개정할 것을 약속했고 당시 논란은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 3월 31일까지 학칙 및 자체규정 등에 남아있는 직선제 요소를 삭제하고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자체 규정을 공포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결국 대학 본부 측은 이에 따라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과 구체적인 세부 규정을 공포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학교 교수회는 학칙 재개정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대학 본부가 이번 규정 제정은 재정지원사업을 받기 위한 임시 조치라고 설명했기 때문인데요. 오는 8월에 있는 총장직선제 폐지에 관한 교수 총 투표 역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총장을 선출하는 것은 한 대학의 대표자가 선출되는 일입니다. 대학의 대표자가 정책을 펼칠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단연 학생일 것입니다.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닥친 일이라는 생각으로 학생들 또한 이번 직선제 폐지에 대해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

 

박성제 기자  sjpark9720@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성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