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테크몽' 장원제(기계공학 07, 졸업)
-IT·테크 중심의 유튜브 인플루언서
-"심도 있는 분석과 정성이 차별점"
-"트렌드 참고하되 나만의 것 추구"
-"용기·희망·영감 주는 사람이고파"

자신을 닮은 만화 캐릭터 ‘코코몽’과 좋아하는 분야인 ‘테크’를 결합해 ‘테크몽’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우리 대학 동문인 유튜버 ‘테크몽’ 장원제(기계공학 07, 졸업) 씨의 유튜브 채널명이다. 그는 현대자동차 구매본부에서 5년 간 근무하다 퇴사 후 유튜브와 블로그를 주축으로 테크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길을 택했다. IT와 테크 등을 메인 콘텐츠로 다루는 테크몽(Techmong)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73만 명에 달한다.

<채널PNU>는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선배의 이야기를 듣는 ‘효원人side’의 이번호 주인공으로 테크몽을 섭외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진솔한 이야기를 쏟았다. 20대 초반 가정 형편을 고려해 기계공학부를 택했던 일이나 퇴사 계기, 인플루언서의 실상 등 쉽게 접하지 못할 인플루언서의 이야기였다. 지난 3월 6일 비대면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유튜버 '테크몽' 장원제(기계공학 07, 졸업) [출처: 조이뉴스24]
유튜버 '테크몽' 장원제(기계공학 07, 졸업) [출처: 조이뉴스24]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부산대학교 기계공학부를 07학번으로 졸업한 유튜버 ‘테크몽’이라고 합니다. 현재 6년 정도, 테크 및 IT 관련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다른 분도 아니고 제 후배님들이 보실 인터뷰니 가감없이 솔직하게 얘기해보겠습니다.

△‘테크몽’ 채널을 통해 70만 명이 넘는 구독자에게 사랑을 받고 계신데요. 어떻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고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시나요?

-유튜브를 시작한 것은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한지 3, 4년 정도 됐을 때였습니다. 그전에는 블로그에서 테크나 정보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다가 글로는 사람들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한계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글과 영상을 함께 제공하기 위해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동시에 운영하기 시작했고,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유튜브만 운영하고 있어요. 주제는 주로 IT, 전자제품, 전자제품 활용, 스마트폰, 스마트폰 활용 등 생활 속 기술적인 지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부를 졸업하셨는데요. 기계공학부를 전공하신 이유가 있나요?

-솔직하게 말하면 돈 때문이었죠. 취업이 잘된다고 해서(웃음). 당시 집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았거든요. 사실 컴퓨터를 좋아해서 컴퓨터공학부를 더 생각했었습니다만, 제가 입학할 당시에는 기계공학부가 취업도 잘 되고 돈 벌기에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는 기계공학부를 선택했고,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생활은 어땠나요?

-수업 듣기 싫어하던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수업이 듣기 싫어서 빼먹은 적도 있었고, 당시 휴학을 잘 하지 않는 분위기였는데도 불구하고 1년 6개월 정도 휴학을 했었습니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얘기가 되게 많았어요. 근데 저는 학교 수업을 듣는 것보다 대외활동하는 걸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 활동에서 재미를 찾았습니다. 휴학하면서도 대외활동하고, 학교 다니면서도 하고, 대외활동으로 탔던 상이 한 10개쯤 되는 것 같아요. 그때는 학업보다도 활동에 정말 열정이 있었습니다.

△학교 생활하면서 인상 깊었던 일이 있나요?

-이시복 교수님의 수업에서였어요. 저는 모든 발표 수업에서 발표를 맡았습니다. 제가 다른 분들보다도 말도 좀 더 잘하고, 사람들을 잘 설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다만 그때 학교가 너무 다니기 싫어서 전공과목이나 수업을 거의 포기한 상태였고, 발표 수업 하나만 열심히 했던거죠. 당시 전공 수업을 담당하시던 이시복 교수님께서 제 발표를 보시면서 ‘이때까지 대학 생활하면서 저렇게 발표 잘하는 애는 처음 봤다. 얘는 이제 대학교 2학년 정도지만 당장 회사에 가서 발표해도 될 정도’라고 칭찬을 너무 크게 해주셨습니다.

당시 학교를 그만두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저를 교수님께서 잡아주신 것 같아요. 교수님의 말씀 덕에 ‘내가 비록 기계공학부 전공 수업은 너무 어려워서 잘못하지만, 이쪽으로는 쓸만한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대외활동을 시작했으니, 제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도록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게 교수님의 칭찬이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발매된 애플 사의 '비전프로' 제품을 체험하는 모습. [테크몽 제공]
최근 발매된 애플 사의 '비전프로' 제품을 체험하는 모습. [테크몽 제공]

△유튜버 혹은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퇴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요. 당시에 어떤 계기나 결심으로 그런 선택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현대자동차에 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사실 남을 많이 부러워했습니다. 대학에 다닐 때 지원을 못 받았기 때문에, 빚을 내면서 대학에 다녔거든요. 그런데 주변의 친구들은 용돈을 받으면서 지내는 애들도 많았고,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뒤에도 가정형편이 좋은 분들이 주변에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회사에 다니는 동안 그런 사람들을 계속 부러워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학자금 대출 갚느라 1년 동안 돈을 못 모았는데, 그런 친구들은 쓰고 싶은 대로 돈을 쉽게 쓰는 걸 보면서 거리감이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계속 회사에 다녀봐야 내가 저 사람들보다 더 잘 될 수도 없고, 계속 질투만 할 것 같았습니다. 잘 되든 안 되든 일단 밖으로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1~2년 정도 일을 안 해도 살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을 모은 다음 퇴사를 해서 다른 일을 해보고 안 되면 다른 회사로 가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충분히 준비된 상태에서 퇴사하신 건가요?

-준비가 안 된 상태로 바로 퇴사하게 되면 위험할 수 있어요. 만약 뜻하는 것이 안 되면 극단적인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퇴사하기 전부터 조금씩 남는 시간을 투자해서 어느 정도 준비를 했어요. 결국 블로그, 유튜브를 어느 정도 안정시켜놓은 상태에서 퇴사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제가 유튜브 구독자가 한 2~3만 명 즈음으로 굉장히 적을 때 퇴사했었거든요. 사실 좀 위험한 선택이었죠.

△직장인이었을 때의 모습과 인플루언서의 모습은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어요. 저는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았어요. 그래서 회사 다닐 때도 블로그와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고과도 잘 받는 편이었고 남들이 시키지 않아도 일을 찾아서 했던 것 같아요. 당장 주어진 것 말고도 시간 나면 무언가를 더 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한 마음가짐은 회사 생활이나 지금이나 별다를 건 없어요. 어디에서든 자기 주관대로 행동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영상을 만드실 때 많은 공을 들이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일련의 과정 중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포인트가 있을까요?

-기획이 제일 중요합니다. 저는 제품을 기획하는 데 짧게 걸리면 하루, 많이 걸리면 일주일 넘게 걸리기도 합니다. 기획을 할 때 제가 많이 생각하는 건 굳이 싶은 것들까지 파고드는 겁니다. ‘굳이 저것까지 분석해야 해?’ ‘굳이 저런 것까지 알아야 해?’ 싶은 것들 말이죠. 기획할 때 ‘굳이’를 모아서 ‘우와’로 만들자는 게 제 채널의 기획 방향이에요. 이게 다른 채널들과 차별점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영상 주기가 길기도 하고, 조회수가 적으면 속상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부분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서 분석도 더 깊게 하고 기획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요즘 하루걸러 하루 발전하는 시대라는 말이 있는데요. 테크와 관련된 콘텐츠를 다루시려면 공부하는 시간도 많을 것 같습니다. 트렌드를 따라가는데 고충은 없나요?

-다행히 제가 배움 속도는 빠른 편이에요. 또한 꼭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도 그 제품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잘 풀어내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남들이 어떤 제품을 다룬다고 해서 제가 꼭 다룰 필요도 없고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다루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최근에 삼성 갤럭시 s24가 나오고 나서 삼성 제품에 대한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꾸준히 올리고 있거든요. 결국, 트렌드를 참고 하되 쫓아가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 게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방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튜버 혹은 인플루언서는 세간에 노출되는 직업이잖아요. 나름의 힘든 점 혹은 고충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유튜버 또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히 추천하지 않아요. 스트레스가 상당하거든요. 어느 일을 하든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밖에 없지만, 특히나 유튜버가 됐을 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너무나 동시다발적으로 접하게 되더라고요. 심지어는 말 자체를 너무 심하게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 경험을 해보면 나를 100명이 칭찬해도, 나를 욕하는 한 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잠도 못 자고 힘들어하게 됩니다. 나를 칭찬해 준 100명은 잊어버리게 되고, 굉장히 큰 스트레스가 쌓여요. 일반적으로 이런 스트레스를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에 있어 긍정적인 면 말고도 부정적인 면을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유튜브 채널 혹은 서브 채널 등을 통해 도전하고 싶으신 것도 있나요?

-있죠. 지금은 IT, 전자제품으로 다루고 있지만, 제가 바라는 꿈은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앞으로는 좀 더 나아가서 ‘저런 식으로 살면 혹은 저런 마음가짐으로 살면 더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삶에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그런 영상들도 조금씩 올리고 요즘 취업률이나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영상을 따로 찍은 것도 있고요. 앞으로는 조금 더 다양한 주제를 다뤄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루어 가고 싶은 인생의 목표가 있으실까요?

-원래 인생의 목표는 단순히 콘텐츠로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앞으로는 저라는 사람이 걸어온 길, 제가 해온 행동이나 말 같은 것들이 사람들에게 좀 더 영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앞으로는 콘텐츠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고, 정보를 주고, 영감을 주는 그런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 활동을 하나로 관통하는 큰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볼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제 채널의 방향성과도 상관이 있고, 동시에 후배님들에게도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제가 휴학했을 때 와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게임에 굉장히 빠져 있었어요. 취업을 하고 나서도 힘들 때면 게임을 즐겨 해 1,500시간 가까이 게임을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인생의 낭비를 하고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휴학을 했을 때도 그랬고, 친구들은 다 취업했는데 저 혼자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을 때도 그랬죠. 과제를 할 때 제가 조장이나 발표를 다 맡아 하는 동안 놀다가 점수만 챙겨 가는 친구들을 보며 속상해했던 때도 있었네요.

그런데 그런 일들을 지나면서 쌓인 제 경험이, 그 사소한 일 하나하나가 모여서 결국 지금의 ‘테크몽’이라는 제가 만들어지게 된 것 같아요. 지나고 나니까 다 의미가 있는 것들이더라고요. 요즘 ‘지금 이거 할 때가 아닌데’, ‘이게 도움이 되나’ 하는 고민에 빠져계시는 분이 많이 계신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여러분에게 다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니 너무 힘들게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이 하는 행동과 고민 하나하나가 다 나중에 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얘기를 후배님들께, 그리고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한테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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