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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기록하는 예술, 머물 곳을 찾다[인터뷰] 사진위주 류가헌 박미경 관장
  • 조부경 기자
  • 승인 2014.03.09 17:53
  • 호수 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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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의 서촌, 수많은 갤러리와 미술관을 지나 작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현대식 건물 사이에 아담한 한옥 한 채가 서있다. 바로 사진 갤러리‘ 사진위주 류가헌’이다. 류가헌에 가는 사람은 두 번 놀란다. 첫 번째는 그 한옥의 위치에 대해서, 두번째는 그 한옥이 사진 갤러리라는 점에 대해서.

   
▲ 경복궁 옆의 서촌에는 많은 갤러리와 미술관들이 위치하고 있다. 골목길을 따라가 한옥 사진 갤러리‘ 류가헌’에 들어가면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류가헌에는 현재 1200여 권의 사진책이 보관돼있다.

한옥 입구로 들어가 왼쪽의 카페를 지나면 우리나라 사진 역사상 최초로 생긴 류가헌의 사진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은 넓은 공간은 아니었고, 작은 서재 정도의 크기였다. 하지만 그 안에 보관된 천여 권의 책은 그 공간을 한없이 넓어보이게 했다. 류가헌 안채에서 박미경 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류가헌이라는 공간이 갖는 큰 특성 중 하나는 건물이 한옥이란 점이다. 왜 한옥이었을까. 박미경 관장의 말에 의하면 류가헌은 원래 한 사진가의 작업실이었다고 한다. 사진가는 한옥이 갖는 편안함, 휴식공간으로써의 기능 등에 주목했고, 마음이 맞는 사람 여럿이 모여 갤러리로 개편했다. 골목길 투어등이 활성화되며 사람들의 왕래가 늘어났고, 한옥 사진 갤러리라는 공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자주 찾아 오늘의 류가헌에 이른 것이다.

   
 

사진도서관은 류가헌 4주년을 맞아 올해 개관했다. 도서 구비는 갤러리를 하며 쌓아온 책들과 구매, 기증 등으로 이루어졌다. 박미경 관장은“ 사진책을 모으는 도서관이 필요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공간이 없었기에 직접 만들게 된 것”이라며“ 사진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류가헌 사진책 도서관은 1년 100명의 회원제로 운영되며,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일반관람객들에게도 유료 개방을 한다. 회원제도가 사진책을 접하는 인원들을 국한시키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갤러리라는 공간에 조그맣게 마련된 도서관이기에 한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진책을 접하게 해주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단 100명이라도 사진책을 친숙하게 접하게 하고픈 마음에 회원제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하는 일반개방에 대해서도“ 제한적 운영이 아니라 일반관람객들을 위한 기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도서관에 대한 회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툇마루에 앉아서 책을 보는 것에 정겨움을 느껴 자주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류가헌 자체 기획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박미경 관장은 “사진가의 작업실에서 물품을 옮겨 와 갤러리에 전시하고, 사진가를 초청해 포럼도 여는 ‘사진가의 서재’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의 분위기와 만족도도 굉장히 좋다”고 했다.

   
▲ 사진=취재원 제공

박미경 관장은 근래 많이 열리는 사진전의 경우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사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남으로써 그 사람들 중 소수라도 국내작가나 작은 갤러리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는“ 사진이라는 취미가 많이 대중화된 것은 좋다”라고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유명 출사지(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만 선호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런 의미에서라도 사진책이 중요하다”며,“ 사진책을 보며 개인이 몰랐던 작가의 사진세계를 탐구하고 자신만의 사진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책 도서관이 지향하는 방향은 어디일까. 박미경 관장은“ 개인이 사진책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매개체 역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책장에 테마전시를 하거나, 사진책을 E-Book화 하고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우고 있다. 류가헌이 추구하는 이미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사진에 관한 하나의 작은 다큐멘터리”라고 말했다. 규모는 작더라도‘ 사진’이라는 분야에서 하나의 의미있는 공간이 되고싶다는 마음이 담긴 말이었다.

조부경 기자  qmww23@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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