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쯤 제55대 총학생회 Shall:We가 당선되며, 1년간 비상대책위원회로 운영되던 총학생회 체제가 막을 내렸다. 본지는 새로 들어선 Shall:We가 대학 언론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내건 ‘소통홍보국 신설’ 등의 공약에 자연스레 주목했다. 학생회가 비상대책위원회로 운영되던 시절, 총학생회와 소통을 하는 과정은 매우 험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가 무색하게 지난 1년 내내  Shall:We와의 소통은 삐걱거림의 연속이었다.

당초 언론과의 대응을 맹점으로 신설된 소통홍보국 내 언론대응팀은 총학생회와 학내 언론의 가교 역할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기사를 담당하는 기자와 언론대응팀 사이의 직접적 커뮤니케이션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기자들은 총학생회 공식 번호를 통해 연락을 취하고, 업무 담당자에게 보고되길 기다리고, 담당자가 답변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답변이 내부 승인을 거쳐 다시 돌아오기까지 적어도 1주일 이상 기다려야 했다. 이전과 다를 것 없는 취재였기에 언론대응팀의 실효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의 알 권리를 위해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를 목표 하는 기자들에게 기사 발행의 ‘골든 타임’을 놓치는 안타까운 순간이 자주 발생했다. 

가장 큰 사건은 임기 막바지 공약 점검에서 나타났다. 지난 11월 'Shall:We의 공약 이행 현황’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담당 기자는 한 달여간 소통홍보국장을 포함해 Shall:We와 지속해서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Shall:We에서는 ‘담당 부서에 전달했다’, ‘해당 부서에서 내부 검토 중인 것 같다’, ‘알아보니 아직 작성이 덜 된 것 같다’ 등 약속된 답변 기일을 차일피일 미루는 지연 통보만 돌아왔다. 공약 이행의 주체인 Shall:We의 입장을 기사에 담는 것은 필수불가결했기에 답변이 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렸고, 첫 연락 이후 한 달이 지나서야 겨우 답을 받을 수 있었다. 사안마다 정도는 달랐지만 총학생회와 소통을 시도한 많은 학생 기자들이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

대학 언론은 학내의 삼권(三權)이라고 볼 수 있는 대학본부, 교수회, 총학생회와 협력하는 동시에 이들을 감시하는 유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중에서도 ‘총학생회’라는 학생 대표 집단의 의견은 학내의 그 어떤 사안에서도 중요한 입지를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 해 동안의 총학생회는 시민단체보다도, 공공기관보다도, 대학본부보다도 소통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답변을 받기까지의 과정에서 어느 하나도 쉽지 않았다. 언론은 되돌아오지 않을 질문만을 남기고 총학생회는 말을 아꼈다. 대외적으로 Shall:We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과는 달리 공론장에 뛰어들어 학생의 입장을 대변하는 저돌적인 총학생회의 모습은 만나볼 수 없었다. 

Shall:We가 언론과의 소통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1년간 많은 업무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했음에 대학 언론으로서 격려와 수고의 말을 전한다. 다만 다른 업무에 우선순위가 밀려 언론과의 소통이 미흡했던 순간에 대한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총학생회와의 소통이 원활했다면 학우들에게 더 많은 내용을 빠르게 전달하고, 더 좋은 보도를 내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소회가 남는다.

학우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최전선에 나서는 단체가 ‘대학 언론’인 것처럼 학우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최전선의 단체는 ‘총학생회’다. ‘더 나은 학생사회’를 공통의 목표로 각자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며 원활한 소통을 이룰 수 있기를 제56대 총학생회에 바란다.

채널PNU 국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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