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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진통제가 아니라 해독제가 되어야한다무분별한 ‘힐링’수용보다 멘토 통한 변화가 필요해
  • 윤동욱 기자
  • 승인 2014.02.17 15:12
  • 호수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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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람들의 열광과 존경을 받던 멘토들이 추락했다. 스타강사로 방송과 출판계를 주름잡았던 김미경 씨는 석사학위 논문 조작 파문에 휩싸인 채 몰락했다. 인권운동가 고은태 씨는 성추행 파문으로 또 다른 모습을 드러냈다. 이 사건들 이후 우리 사회를 잠식한 ‘힐링 멘토’에 대한 성찰이 이어지고 있다.

‘멘토’ 열풍을 이끄는 힐링이라는 트렌드는 2011년 김난도 교수의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시작됐다. 2012년종합 베스트셀러 1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역시 멘토라고 불리는 혜민 스님이 지은 책이다. 우리학교 역시 이 열풍에 휩쓸렸다. 도서관소식지 제25호에 따르면 ‘주제 분야 별 가장 많이 이용된 도서목록’에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볼 수 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작년 8월 이달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녹색평론> 3⋅4월호에서는 멘토와 힐링에 관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 좌담회에서 김찬호(성공회대 사회) 교수는 ‘현재의 멘토는 선망의 대상일 뿐’이라며 ‘멘토는 우러러보는 이가 아니라 나에게 관심 가져주는 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멘토와 동일시하고, 멘토가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은 극단적인 자기파괴에 불과하며, 이는 현재의 20대가 가진 공허함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잊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김찬호 교수는 “‘괜찮아’라는 말을 하는 멘토들의 위로는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멘토는 ‘괜찮다’고 위로하기보다 ‘실천’을 이끌어내는 멘토다. <월간잉여> 최서윤 편집장은 “괜찮다는 말보다 사회 구조에 대해 분석과 비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좋은 말’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야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해결책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멘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알바연대 김민준(정치외교 4) 씨는 “대개 멘토들의 삶의 질 향상 방법은 취업⋅학점과 관련된 것”이라며 “삶의 질에 대한 문제에 알바연대가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것처럼 근본적인 문제를 짚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멘토링을 통해 변화와 실천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무엇보다 멘토를 수용하는 대학생이 문제를 바라보고 고민할 수 있어야한다. 조희숙(유아교육) 교수는 “답이 정해진 듯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멘토링 보다는 문제를 던져주는 등 멘토와 멘티 간의 상호작용을 하는 멘토링이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멘토링이 너무 구체적이고 미시적일 필요는 없다. 조희숙 교수는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대학생에게는 오히려 추상적으로 고민할 주제를 던져주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동제에서는 멘토들의 강연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다. 총학생회 이승백(법학 3) 문화국장은 “어설프게 하는 힐링이 아니라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며 “강연을 듣고 문제의식을 갖게 하고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멘토를 섭외 하고 있다”고 밝혔다. 멘토를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일을 통해 대학생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김찬호 교수는 “변화는 결국 어떻게 멘토를 수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결국 멘토가 진통제가 될지, 해독제가 될지는 멘토를 받아들이는 대학생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윤동욱 기자  night1957@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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