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대학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 가장 귀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슈는 ‘공영방송의 위기’다. 현 정부는 공영방송에 대한 민영화 기조를 노골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공영방송의 공적 재원인 TV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는 안을 강행했다. 수신료 분리 징수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요즘 공영방송 채널에 관심도 없고 TV도 잘 보지 않는데 왜 의무적으로 내야하느냐’고 말한다. 공영방송의 주요 경쟁자인 민영 언론들은 공영방송을 대표하는 방송사로 일컬어지는 영국 BBC도 수신료 폐지를 검토한다며 이에 동조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BBC가 포함된 세계 8대 공영방송사 대표 협의체(GTF)는 수신료 분리 징수를 하게 되면 “KBS는 재정적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되고 공영방송의 기반 자체가 위험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공영방송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필수재이다. 민영 언론사보다 상업적 이익에 대한 부담이 훨씬 덜한 공영방송은 수익이 나지 않는 뉴스와 콘텐츠를 생산해야하는 책임을 진다.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었기에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한 번 더 마이크를 가져다댈 수 있고, 허위 정보를 보다 심층 취재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당장 시청자의 관심을 끌진 못하더라도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시사영상 프로그램으로 제작하는 힘은 그곳에서 나온다. 소외계층을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고, 라디오를 지역 곳곳에 송출하고, 재난 위기 상황 시 생명과 직결된 정보를 집중적으로 내놓는다. 따라서 공영방송은 권력 편향적 보도를 지양하고 사회 구성원 전반의 균형적 의제 설명도 도모할 수 있다.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 발전 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인 것이다. 

공영방송이 우리 사회의 필수재라면, 대학언론은 대학 사회의 필수재다. 학보사는 사회의 축소판인 대학에서 학생 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최대 목표로 학생 사회 전반의 의제를 설정한다. 학생 기자들은 밤낮 할 것 없이 학내외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파헤치기 바쁘다. 모든 기관이 대학의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가리기 급급할 때 대학 언론은 아프지만 필요한 이야기를 꺼낸다. 대학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갖은 마찰을 겪기도 하고, 학교 생활과의 병행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럼에도 활동을 이어가는 학생 기자들의 열정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대학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사명감이 원동력이다.

이러한 사회 필수재로서의 역할은 수용자의 관심을 전제로 한다. 사회 필수재로서의 역할은 시민의, 대학 구성원의 관심이 없으면 지켜질 수 없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위기에도 우리나라 여론은 냉담하다. 이를 두고 공영미디어연합(PMA)의 해리 록 편집장은 시사주간지 ‘시사인’과의 9월 5일자 인터뷰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 능력)의 문제'는 전세계적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부산대 언론을 비롯한 전국의 대학언론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과거 2만 부를 기록하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매개하던 ‘부대신문’은 현재 4,000부만을 발행하고 있다. 교수를 제외해도 부산대 학생 7명 가운데 1명만이 부대신문을 읽을 수 있는 것인데, 그것마저 쉽지 않아 신문은 매번 남아 돈다. 공영방송마저 그 필요성을 홀대 받는 시대에 대학언론의 설 자리가 위험한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사회적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미디어, 언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윤다교 부대신문 편집국장
              윤다교 부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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