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송사 노조들의 유례없는 파업이 주목받았다. 그로 인해 <무한도전>도 24주간 결방돼 시민들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당시 언론사 노조들은 정치권과 언론의 유착을 규탄하고 언론의 실질적 독립을 주장했다(부대신문 1444호 참고). 황진호(경영 3) 씨는 “일부 파업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공감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파업은 너무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파업이 일어나게 되는 경제적 원리는 무엇일까? 그리고 파업으로 인한 손해는 얼마나 될까?

파업은 경제적 게임이다

▲ 파업을 둘러싼 노사간의 눈치작전

파업이 일어나는 주된 이유는 임금협상 때문이다. 노동조합 대표자와 사용자는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밀고 당기는 임금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한다. 이때, 협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파업과 같은 극단적인 갈등이 나타나는 것이다. ㄱ(경제) 교수는 “파업은 한정된 분량의 파이를 조금씩 더 나눠가지려고 하는 대립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노동자는 임금 인상을 위한 욕구 때문에, 사용자는 임금을 줄여 조금이라도 경영 성과를 높이기 위해 서로 눈치작전을 벌이는 것이다.

파업이 시작되면, 노동자들은 사용자에게 해고 압박을 당한다. 또한 파업 기간 중 임금지급이 중단되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는다. 사용자는 생산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걱정하게 된다. 그 결과 서로가 목표했던 임금 수치를 조금씩 조정하게 되고 결국 타협점을 찾게 되는 것이다.

파업으로 인한 경제 손실은 클까?

파업이 발생하면 상당수 언론에서는 “수백, 수천억 원대 손실…” 등의 자극적인 내용의 보도를 쏟아낸다. 그렇다면 과연 파업으로 인한 손실은 그렇게 심한 것일까?

현대차 파업 당시 언론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기사를 쓴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는 “파업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너무나도 과장됐다”고 말한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단행하면 언론에서 작업 중단 액수를 마치 손실액인 것처럼 부풀려서 말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의 현대차 노조 파업 당시 현대차 노조는 나흘 동안 16시간 조업을 중단했다. 그러자 사측은 2387억 원의 손실과 21.4%의 수출 감소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정환 기자는 “당시 파업이 일어나지 않은 해외 공장에서도 21.3%의 수출액 감소가 있었다”라며 “대부분의 파업은 재고를 소진 할 만큼 길지 않기 때문에 작업 중단 액수가 곧 손실액인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기업이 발표한 손실액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들어 파업으로 인한 조업시간 손실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영국의 경우 1926년 대파업으로 인한 작업일수 손실은 노동자 1인당 9일이었지만, 1927년 이후는 노동자 1인당 연간 2시간 이하였다. 김철환(아주대 경제) 교수는 “실제로 임금협상이 파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설령 파업이 발생해도 장기화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도 파업 횟수나 손실이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표 참고).

▲ 노사분규발생일수 및 근로손실 일수(출처 : 통계청)

파업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소득증가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있다. 케인즈의 뉴딜정책으로 대표되는 분수효과(저소득층의 소비 증대가 전체 경기를 부양시키는 현상)가 시장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김완(경제) 강사는 “뉴딜정책의 본래 목적은 노조 활성화와 임금 인상을 통한 부의 재분배였다”며 “저소득층의 수요를 늘리면 서 경기를 활성화 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고자료

이정환, 2008, <16시간 파업에 2387억 원 손실? 현대차의 엄살, 심했다>, 미디어오늘
조준모.김기승, 2006, <노동조합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에 관한 동태적 분석>
김철환, 2011, <파업 ; 노동자들의 최후 수단>, 네이버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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