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 열린 자기주도 학습법 특강
-대학 전문 유튜브 운영자가 강연자로 나서
-선정 기준 이해 어렵단 학생들 불만 속출
-주최 측 "대학 생활 학습 위주로 강연 의뢰"

부산대생을 대상으로한 공부법 강연자로 중고생 입시 전문 유튜버가 선정돼 학생들 사이에서 선정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강의 공지 당시 우리 대학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불만 게시글. [에브리타임 갈무리]
강의 공지 당시 우리 대학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불만 게시글. [에브리타임 갈무리]

1일 <채널PNU>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8월 17일 교수학습지원센터는 ‘화제의 공부 유튜버’로 불리는 A 씨를 초청해 ‘메타인지 사고 기술을 활용한 자기 주도 학습 방법’을 강연한다는 플라토(부산대 스마트 교육플랫폼) 알림을 발송했다. 강연자는 한 수도권 명문대 졸업생으로 대입 전문 유튜브 운영자다. 이를 두고 우리 대학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강사 선정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었다.

학생들의 불만은 중고생들 대상으로 영상을 만드는 유튜버가 대학생에게 적합하냐는 것이었다. A 씨의 채널은 주로 내신 공부법과 문제집 추천 등의 중ㆍ고등학생 입시를 주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이다. 학생들은 우리 대학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고등학교 내신 관리 유튜버가 대학생에게 무슨 얘기를 해줄 수 있겠느냐?”, “우리 대학 출신 중에도 공부법 강의할 만한 사람이 많은데 왜 굳이 ‘A’를 초빙했는지 모르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은 많은 학생의 공감을 받으며 강사 선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불거진 학생 불만에 교수학습지원센터는 주제 적합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강연자 선정이었다고 답했다. 이번에 초빙된 강사는 입시뿐만 아니라 대학 생활 학습법에 관한 콘텐츠 제작 경험도 있어 학습 전략을 제고하려는 강연 주제에 부합했단 것이다. 교수학습지원센터 이진령 교수는 “입시 관련 콘텐츠가 아닌 강연자가 대학 생활에서 활용했던 학습 방법에 대한 강연을 의뢰했다”며 “강연자 선정에 우리 대학과의 관련성은 크게 고려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교수학습지원센터에 따르면 이번 강연은 같은 학생의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학습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따라서 수강 대상과 비슷한 나이대의 강사를 섭외해 강사와 수강자 간 활발한 상호작용을 의도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번 강연은 기존의 강연과 다르게 강연자와 학습자가 서로 질문하고 학습법을 공유하면서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강연이 되도록 계획했다”고 밝혔다.

우려와 달리 강연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지난 8월 23일 비대면으로 진행된 강연에서 강연자는 학부 시절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의 주요 내용은 메타인지 학습전략에 대한 설명과 대학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학습법 등이 주를 이뤘다. 강연을 마친 뒤에 강연자가 학생들의 여러 질문에 답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강연의 내실에 대해서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연에 참여한 우리 대학 재학생 B(간호학, 21) 씨는 “방학인 데다 비대면 강연이라 부담 없이 신청했지만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었다”며 "비교과 마일리지를 준다고 하니 강연을 들었을 뿐 진심으로 이 강연이 도움이 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교수학습지원센터는 매년 학습 프로그램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연간 학습 프로그램을 계획한다. 계획에 적합한 강연자를 찾기 위해 기관 회의를 거쳐 섭외 목록을 만든 뒤 △주제 적합성 △강연자 일정 △강연료 등을 고려해 강연자를 최종 선정한다. 이 교수는 “일부 학생들이 유명 강사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하는데 강사료나 일정 등 현실적 문제 때문에 섭외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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