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PNU 특별취재팀 기획
-5년치 우리 대학 해외파견 현황 분석
-코로나로 대폭 감소했다 2022년 반등
-독일·중국·프랑스·일본 찾는 학생 많아
-"무리해서라도 가라고 추천해요"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배낭을 싸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팬데믹 동안 TV·스마트폰으로 ‘대리 만족’ 했던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너나 할 거 없이 여행 일정을 알아본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지난 6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국민 해외관광객은 1,771,962명으로 전년 동월(412,798명) 대비 329.3% 늘었다. 휴가철인 7~8월의 통계는 더 높은 수치로 나타날 전망이다.

우리 대학 학생들도 해외파견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로 향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학생이 어디로 가고 있을까. 지난학기 <채널PNU> 특별취재팀인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우리 대학 국제처로부터 지난 5년간 우리 대학 학부생 1,277명의 정규(1·2)학기 해외파견 기록을 받아 파이썬(Python)으로 분석했다(이름, 생년월일, 학번, 연락처 등의 개인정보는 받지 않았다).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우리 대학 김범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교수의 자문을 구해 분석했다.

■해외파견은 ‘부활 중’

교환학생을 포함한 우리 대학 정규학기 해외파견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사그라졌다가 지난해부터 회복되는 추세다. 매년 400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생 수가 100명 이하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35명을 기록하며 다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대학 정규학기 해외파견 프로그램은 △교환학생 △SAM △글로벌역량강화 △교비 △자비 등 5가지다. 이중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참가하는 프로그램은 ‘교환학생’으로, 5년간 1,075명이 해외 대학 학생과 1대1로 교환됐다. 유일하게 우리 대학 등록금만 내고도 다녀올 수 있어 학비 부담이 적다.

나머지 프로그램은 1대1 교환이 아닌 일방적 파견이다. 어학연수 프로그램인 글로벌역량강화에는 5년간 121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SAM은 Science, Art, Mathematics의 준말로, 인문·자연과학·사회과학대학 학생들을 파견하는 프로그램이다. 교비와 자비는 일방적 파견이라는 점에서 교환학생과 다르며, 배우는 내용에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는 SAM, 글로벌역량강화와 다르다.

■해외파견 1위는 인문대

어느 단대생이 해외파견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이용할까? 분석 결과, 인문·상경 계열 학생들이 해외파견에 관심이 많고, 많이 파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가장 많은 학생을 파견한 단과대학은 인문대학(357명)이었고 △경제통상대학(186명) △공과대학(170명) △경영대학(148명) 등이 뒤를 이었다. 약학대학과 의과대학은 해외파견 학생이 없었다.

특히 어문 계열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5년간 50명 이상의 학생을 파견한 6개 학과 중 절반은 인문대학의 언어 관련 학과(△중어중문학 △영어영문학 △불어불문학)였다. 소속 학과별 학생 수를 분석했을 때도 중어중문학과(93명)가 2위를 차지했고 무역학부(71명) 등이 뒤를 이었다. 경영학과에서는 5년간 148명이 파견됐지만 학생들의 관심과 더불어 학과 정원 자체가 많은 것이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우리 대학 2022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 기준 경영학과 재학생은 1,006명, 중어중문학과 재학생은 152명으로 6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학과 정원을 고려해 새로운 분석을 진행했다. 지난 5년간 학과별 해외파견 학생 수의 평균을 학과별 입학정원(2022학년도 기준)으로 나눈 결과, 중어중문학과가 한 해 입학 정원의 58%를 파견하고 있었다. △불어불문학과(37%) △국제학부(27%) △일어일문학과(26%)가 뒤를 이었고 경영학과는 13%에 그쳤다. 하혜림(한문학, 21) 씨는 “친구들이 한 학기 정도 다녀오던데 어학 실력이 많이 는다고 하더라”며 “친구들 때문에 나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해외 파견국 1위는 독일

5년간 가장 많은 학생이 파견된 국가는 독일(16.8%, 215명)이었다. △중국(13.5%,173명) △프랑스(12.1%,154명) △일본(9.3%, 119명) 등이 뒤를 이었다. 4개국에 많은 학생이 파견된 데는 해외파견 가능대학 및 모집 인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처에 따르면 △중국(22개교) △일본(21개교) △독일(17개교) △프랑스(16개교) 모두 교환학생 파견 가능 대학이 많은 상위 4개국에 속했다.

4개국에는 해당 국가의 언어 관련 학과 학생들이 파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파견에 많이 참여하는 어문 계열 학생들의 선호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로 5년간 독일에 파견된 학생 215명 중 17.7%(38명)가 독어독문학과 및 독어교육과 학생, 프랑스에 파견된 학생 154명 중 36.4%(56명)가 불어불문학과 및 불어교육과 학생, 중국에 파견된 학생 173명 중 42%(72명)가 중어중문학과 학생이며, 일본에 파견된 학생 119명 중 26%(31명)가 일어일문학과 학생이다.

어학 성적 기준도 학생들의 파견국 선호에 영향을 미친다. 독일과 프랑스는 토익(TOEIC)과 기관토플(ITP) 성적을 인정하는 대학이 많다. 토익과 기관토플은 △토플(IBT) △아이엘츠(IELTS)와 함께 해외파견에 요구되는 어학 성적 조건 중 하나다. 토익은 인지도가 높고 취업 시 자주 쓰이기 때문에 평소 학생들이 응시하는 경우가 많으며, 기관토플은 응시료가 싸고(27,000원) 객관식 문제로 구성된 지필 시험이라 준비하기 어렵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국제처가 공개한 오는 2학기 정규학기 해외파견 선발 계획에 따르면, 기관토플 성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18개 대학 중 5개 대학은 프랑스와 독일 대학이다. 독일 대학 2곳은 TOEIC 성적을 반영하는 6개 대학에도 속한다. 지난해 1학기 교환학생에 참여한 이혜인(경영학, 19) 씨는 “일단 리스트 수가 많고, 대부분은 토익이나 기관토플을 공부해서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독일이 매력적인 선택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험 축적하고파”

해외파견 경험이 없는 학생들도 해외파견에 긍정적이며 참여할 의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15일부터 5월 29일까지 정규학기 해외파견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브리타임·인스타그램, 178명 응답)를 실시한 결과, 정규학기 해외파견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 없다고 답한 응답자 162명 중 72.2%(117명)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참여하고 싶은 이유로는 경험 축적이 압도적이었다.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를 이유로 꼽은 응답자가 84명(71.8%)에 달했고, △‘외국에 가 보고 싶어서’(56.4%, 66명) △‘외국어 실력을 기르고 싶어서’(40.2%, 47명)가 뒤를 이었다(복수 선택 가능).

학생들은 평소 여행하고 싶은 유럽, 북아메리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선호 대륙으로 유럽(51.3%, 60명)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북아메리카(29.1%, 34명) △아시아(15.4%, 18명)가 뒤를 이었다.

선호 이유로는 △‘그 대륙/국가를 여행하고 싶어서’(73.5%, 86명) △‘그 대륙/국가의 언어를 배우고 싶어서’(48.7%, 57명) △‘교육의 질이 좋아서’(26.5%, 31명) 등을 꼽았다(복수 선택 가능). 교환학생으로 스페인에 다녀온 전서연(경영학, 20) 씨는 “주변 국가들로 여행을 가기 쉽다는 점에서 유럽을 선택했다”며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지중해에 사는 사람들이 흥과 정이 많다는 소리를 익히 들어 더욱 스페인이 끌렸다”고 말했다. 미국에 다녀온 이서진(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19) 씨는 “가장 영어다운 영어를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나라에 방문하는 게 어렵지만 미국 문화에 관심이 있고, 한국에서 배운 미국식 영어 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미국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배낭여행할 수 있어 만족”

해외파견에 참여한 학생들은 해외파견이 만족스러웠으며 이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말한다. 원하는 국가와 장소를 여행하며 여유롭고 색다른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혜인 씨는 “목, 금요일만 학교를 가도 되는 스케줄로 구성해서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배낭여행을 스페인으로 갔다 오는 식으로 여행 구상을 더 많이 해서 갔다”며 “교환학생이 아니면 해 볼 수 없는 경험이 너무 많아서 무리해서라도 가라고 주변에 추천을 정말 많이 한다”고 말했다. 전서연 씨는 “대학생에게 교환학생은 하나의 특권이고 기회”라며 “취업, 성적만 생각하면서 항상 조급한 느낌을 많이 가졌었는데 심적인 여유를 많이 찾게 되고 세상 보는 눈이 넓어지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귀국 후 우리나라와 외국 간의 문화 및 환경 차이 때문에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해외파견으로 자신이 더 발전했다는 점을 믿고 있었다. 전서연 씨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법을 깨닫고 귀국하고 나서도 그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취업과 자격증을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이렇게 여유로워도 되는지 의심이 들더라”면서도 “학교 공부 등으로 지치고 힘든 날이 있지만 교환학생에서 얻은 소중한 기억들이 하나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서진 씨는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잘 웃어 주고 스몰토크 문화가 있어 사람들이랑 편하게 지냈다면 한국은 복학과 취업 준비 등 현실 그 자체라 미국에서 있었던 게 꿈같더라”면서도 "다시 학교 생활하면서 적응을 잘했고 돌아볼수록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c)임하은 전 부대신문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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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PNU 특별취재팀 데이터저널리즘팀: 전형서 취재팀 전문기자, 임하은 전 부대신문 국장, 김민성 전 방송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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