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모 음악평론가 강연
-"세대 갈등, 음악으로 해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노력 그 끝에 성공이 있다"

“앞으로 세상을 구하는 건 문화 그리고 감성입니다” 임진모 평론가는 강연을 진행하는 내내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 음악평론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임진모 평론가는 '우리나라에 진정으로 필요한 건 음악'이라는 일념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K팝과 급변하는 음악 트렌드를 논하면서, 현대인이 가져야 하는 감성과 문화의 가치를 제시했다.

지난 5월 17일 임진모 음악평론가가 강연을 진행하는 모습. [조승완 기자]
지난 5월 17일 임진모 음악평론가가 강연을 진행하는 모습. [조승완 기자]

지난 5월 17일 우리 대학 새벽벌도서관에서 ‘K팝, 소통과 열정의 가치’를 주제로 강연이 열렸다. 이날 강연에는 대중음악평론가이자 음악평론지 ‘izm‘의 창립자인 임진모 평론가(임 평론가)가 강단에 섰다. 

■사람을 잇는 음악의 가치

임 평론가는 6장의 아이돌 사진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관객들에게 사진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아맞히라고 했지만 대다수는 정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요즘 음악의 변화가 자신조차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고 말했다. 임 평론가는 “이 그룹들을 다 모르는 건 세상에 관심이 없는 것”이라면서도 “모르면 어떠냐,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는 거다”고 말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 이해하고 배우려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임 평론가는 세대와 세대 사이의 이해를 돕는 것은 문화와 감성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열정을 잣대로 들이미는 기성세대는 '열정이 성립하지 않는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도 부모님과 그랬듯, 모든 세대는 기성세대와 차이를 겪는다"며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세대가 정말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차이를 음악으로 극복한 임 평론가는 어머니와 음악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때를 인생의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부모님 모두 무학(無學)이었으나 노래만은 좋아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같은 시대의 노래를 공유하며 멀게만 느껴지는 세대도 음악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임 평론가는 “새로운 음악들이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시대 흐름상 당연한 것”이라며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 이해하고 공감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며 관객들을 독려했다.

■조용필과 BTS에게서 본 성공의 조건

가수 조용필이 '가왕'으로 불리기까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 온 모습도 강조했다. 7년의 무명 세월을 겪었던 조용필을 가왕으로 만들어 준 것은 ’자기 혁신'이라고 했다.

과거 조용필은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통해 처음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동시에 대마초 논란이 불거졌다. 대마초 논란에 휩싸이면 연예계 생활은 사실상 끝난 것과 다름없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좌절에 빠지기에 충분했지만 조용필은 2년 반의 자숙 기간 동안 죽을 각오로 연습했다. 그는 "조통달 소리꾼의 밑에서 피를 토하는 연습 끝에 지금의 창법이 탄생했다"며 "이 일을 계기로 조용필은 가왕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임 평론가는 조용필이 19집 ’Hello’를 발표하던 당시 나눈 대화를 회상했다. 19집은 조용필이 기존 스타일을 모두 버리고 오로지 젊은 세대를 위한 노래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준비한 앨범이었다. 임 평론가는 “당시 조용필은 19집을 준비하면서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도전을 죽을 듯이 열심히 했다”며 “노력하다 보니 자신 안에 '젊은 조용필’이 아직 남아 있음을 느꼈다던 말은 아직도 전율이 돋는다”고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의 노력을 얘기하며 강연을 끝마쳤다. 힙합 보이그룹으로 데뷔했던 BTS가 세계 정상의 아이돌이 되기까지는 끝없는 노력이 필요했다. 유년기부터 연습을 해 온 다른 아이돌들을 따라잡기 위해 BTS는 1년 반 동안 매일 13시간을 연습에 할애했다고 했다.  임 평론가는 "성공의 원동력은 분명 열정이다. 그 열정의 끝에 위대한 인간이 탄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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