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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야 불! 요즘 주식 시장에 갑자기 파란 불이 켜졌어요. 지난달 24일, 몇몇 회사들의 주식이 쭉쭉 떨어지기 시작했거든요. 증권가는 “이게 무슨 일이야?!”라며 깜짝 놀라 원인을 살펴보려고 돋보기를 꺼냈는데요.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드라마급 이야기가 이 안에 숨겨져 있었거든요. “누군가… 모종의 의도를 가지고 저지른 짓일 수도 있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지난달 24일, 선광·삼천리·대성홀딩스 등 여러 기업의 주가가 갑자기 30% 내려갔어요. 하루에 떨어질 수 있는 가장 낮은 수준(=하한가)까지 뚝 떨어진 것. 이상한 일이었어요. 다들 실적이 멀쩡한 기업이거든요. 서로 업종이 달라서 특별한 공통점도 없었고요. 단, 한 가지 빼면요. 모두 프랑스계 증권사인 SG증권에서 주식이 잔뜩 팔렸다는 것. 증권가는 이를 이번 사태의 중요한 힌트로 봤어요. 그리곤 이렇게 예측했죠. “이건..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잔뜩 일어난 거야!”

자... 잠깐... CFD? 반대매매?

어렵죠? 이게 무슨 말인지 차근차근 설명해볼게요.

1. CFD

쉽게 말하면 주식을 갖고 있지 않고도 주식 거래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품이에요. 일부 전문 투자자들만 할 수 있어요. 이들이 증권사에 일종의 ‘담보’ 역할을 하는 돈(=증거금)을 내면,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거래하고 이익이 발생하면 투자자에게 돌려줘요. 빚을 내서 투자하는 상품의 끝판왕이라고 불려요.

2. 반대매매

하지만 CFD 계좌에 약속한 만큼 증거금이 들어있지 않다면? 증권사는 강제로 주식을 처분할 수 있어요. 주가가 내리면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증거금을 더 내라고 할 수 있는데, 투자자가 이에 응하지 않아도 주식은 처분돼요. “돈 안 냈으니 대신 주식 팔아서 해결할게!”라는 신호죠. 이걸 반대매매라고 하는데요.

반대매매는 또 다른 반대매매를 불러와요: 주가가 떨어지면 →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더 많은 증거금을 요구하고 → 이를 내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생기면 → 반대매매가 생기고 → 다시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금의 과정이 수없이 반복되는 것.

핵심은 우리나라 주요 증권사의 CFD 상품이 SG증권을 통해 거래된다는 것. 그러니 SG증권에서 돈이 우르르 빠졌다 = CFD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대거 발생했다고 보는 거예요.

그러면... 왜 반대매매가 발생했을까?

여기에서 이번 사건의 하이라이트가 나와요. 금융당국과 증권가는 누군가가 주가를 조작하다가 들킬 것 같자 반대매매에 나섰다고 예상해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일부 투자자들이 이득을 보기 위해 입을 맞췄다는 것. 서로 가격과 물량을 딱 정한 후, 일정한 시간에 주식을 사고 팔아주며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거죠. 그 과정에서 CFD 상품을 이용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자신들의 행위가 들킬 위험이 보이자 CFD 매물을 포기했고, 이를 시작으로 반대매매가 잔뜩 발생했다고 봐요.

증거가 있어?

있어요. 하나씩 살펴보면요.

거래 많지 않아: 이 기업들의 경우, 전체 주식에서 대주주나 특정관계인의 지분이 많았대요.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이 많지 않았다는 것. 그러면 조작 세력들이 말을 맞춰서 작전을 실행하기도 쉬워요.

빚내서 투자하기도 쉬워: 게다가 돈을 빌려서 주식 투자하기도 쉬웠어요. 증거금을 적게 내도 됐고, 주식담보대출도 가능했어요. CFD 같은 방법을 쓸 수 있는 환경이었다는 것.

앞으로 어떻게 될까?

주가 조작과 관련해서는: 금융당국이 지난 4월 27일 주가 조작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업체를 찾아 압수수색을 진행했어요. 앞으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고요.

우리 주식 시장은: 피해가 커요 . 폭락을 겪은 회사들 중 일부는 4일째 하한가를 찍고 있어요. 주가가 확 내려가자 놀란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주식을 빼며 상황이 더 심각해진 거죠. 차가운 분위기는 시장 전반으로도 번졌고요. 당분간 투자 심리가 식어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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