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은 흔히들 정열과 청춘이라는데 나의 스무 살은 아늑하고 평안했다. 학교에 적응 할 즈음이 되자 1학년의 끝에 간당거리며 서있다. ‘누가 셔츠의 목을 매게 했나?’ 이 시는 셔츠가 빨랫줄에 널린 장면으로부터 상상이 시작된다. 셔츠가 목을 매다니! 더군다나 이 셔츠는 하얀 순백색이다. 목 언저리 부근이 누렇게 변해있는, 그런 셔츠다. 이 시를 읽는 누군가는 가장을, 혹은 삶에 지친 사회인을, 또는 어떤 희생자를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셔츠는 누가 입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며, 나는 셔츠의 주인을 명시하지 않았다. 아마 삶을 돌아보며 바랜 기억 속에서 누군가에게 이 셔츠를 입히고 있는 여러분 자신을 발견 할 지도! 이 상은 시를 쓰고 싶어 하는 갓 아이의 티를 벗은 20살의 청춘에게 주는 출발신호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에 대해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 진실 된 시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작 당선이라는 영광에 감사하며, 시를 쓰고 싶어서 만나게 된 시월문학회와의 인연도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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