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정말 MZ세대 직원은 까다로운 개인주의자일까?' 소개
-언론과 미디어의 무분별한 MZ세대 일반화, 풍자
-세대 분리,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흥미로운 논문을 소개하는 ‘글밥한상’ 코너의 두 번째 논문은 서강대 조재희(신문방송학) 교수의 ‘정말 MZ세대 직원은 까다로운 개인주의자일까?’다. ‘MZ세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한 가운데, 지난 2월 발표된 이 논문은 많은 관심을 받으며 KCI에 우수 등재되기도 했다. 

최근 사회 풍자 프로그램인 <SNL코리아>의 주 콘텐츠 ‘MZ오피스’가 큰 화제를 얻고 있다. 해당 콘텐츠에서는 'MZ세대' 직장인의 모습을 묘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상 속 인물들은 사무실에서 에어팟을 끼고 일하며 상사의 지시를 못 들은 체하거나, 업무 중 브이로그를 찍고, 나이 어린 선배에게 반존대를 사용하는 등 20대 신입사원들의 '눈치 없고 개인주의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이를 두고 재미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일반화가 지나쳐 선입견을 만들고 세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MZ세대를 버릇없고 제멋대로인 세대로 표현하는 언론과 미디어. (c)김신영 기자
MZ세대를 버릇없고 제멋대로인 세대로 표현하는 언론과 미디어. (c)김신영 기자

■“MZ세대는 하나의 세대가 아니야”

‘MZ세대’를 둘러싼 논쟁은 MZ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차이를 부각하면서 시작됐다. 논문에서 제시하는 앞선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두 세대 간 가장 큰 차이점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인터넷에 이어 스마트폰의 보급이 원활한 시대에 살아온 △M세대(1980년~1995년 출생) △Z세대(1996년~2010년 출생) 집단은 기성세대에 비해 개인의 의견을 공개적인 공간에 자유롭게 표출한다.

앞선 연구들은 업무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M세대와 Z세대를 동일한 특성으로 묶고, 기성세대와 비교했다. 기성세대는 개인의 성과보다 팀 또는 조직 전체의 성과에 초점을 맞추지만 MZ세대는 개인의 전문성 향상을 중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의 행보에 조직이 방해가 된다면 조직을 떠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이러한 인식은 조직에 큰 애착이 없는 MZ세대의 모습으로 굳어져 대중이 쉽게 접하는 다양한 콘텐츠에 동일하게 나타났다.

저자는 이러한 세대 특성을 일부 인정한다.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 동안 △비약적인 경제성장 △4.19혁명 △금융위기 등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세대 간 차이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대 차이는 M세대와 Z세대 사이에서도 드러난다고 말한다. 이에 저자는 ‘평균연령이 35.5세인 M세대와 20.5세인 Z세대를 ‘MZ세대‘라는 용어를 통해 하나로 취급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저자는 현재 만연한 MZ세대에 대한 인식이 미디어의 근거 없는 세대 획정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기업 마케팅 및 정치권 유권자 마케팅 등에 있어 편의에 따라 묶인 두 세대의 개념이 점차 고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최대 30년의 차이가 있는 두 세대 사이에 존재하는 분명한 차이점을 무시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덧붙여 M세대와 Z세대 사이를 정의하기 위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묘사되는 모습과 다른 MZ세대의 현실

저자는 이러한 담론을 바탕으로 미디어가 묘사하는 MZ세대의 모습에 대해 MZ세대 당사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MZ세대 연구 대상자 22명에게 마치 성격유형검사(MBTI) 검사를 하듯이 제시된 진술문을 읽고 동의하는 것과 동의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도록 했다. 진술문은 △'나는 조직에 충성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직장은 내가 내 업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등 조직에 대한 몰입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39개의 질문으로 이뤄졌다.

답변을 분석한 결과, 미디어에서 묘사되는 MZ세대의 모습과 달리 참가자들은 매우 다양한 성향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에서는 MZ세대 조직원을 조직에 몰입하지 않고 다른 조직원들에 큰 관심이 없는 개인주의적 인물로 그려 왔다. 그러나 실제로 그들이 조직에 헌신하는 정도는 매우 다양했다. 저자는 단순히 조직에 대한 몰입이 높고 낮은 것만으로는 구분되지 않을 만큼 그 유형이 개인마다 다양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추가적인 심층 인터뷰 결과, 응답자들도 미디어가 MZ세대를 지나치게 부정적인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우리가 단순히 버르장머리 없는 존재로 그려지는 것 같다”며 "M세대와 Z세대 간의 차이도 크고, 사람마다 성향도 다른데 이를 고려하지 않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현재 미디어에서와 같이 직관적이고 획일적으로 MZ세대를 정의하는 것에는 부작용이 따른다고 강조한다. 덧붙여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조직 활동에서 세대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조직의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저자는 논문을 통해 미디어의 지나친 과장과 일반화로 사람들이 MZ세대를 잘못 이해하는 부분을 짚고, 언론과 미디어의 무분별한 MZ세대 일반화와 풍자에서 한발짝 물러나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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