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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했잖아요. 미국 정부가 “걱정마!”라고 나서면서 상황이 조금 나아지나 했는데… 그 기대를 접어야 할 것 같아요. SVB와는 급이 다른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거든요. 자칫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와요.

그렇게 중요한 은행이야?

CS는 세계 9대 투자은행(IB) 중 한 곳이에요. 자산 규모만 약 5,800억 달러(약 761조 원)에 달하고요. SVB(약 2,090억 달러)와 비교하면 2배 넘게 크죠. 전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은행이야!”라는 인정을 받을 정도로 입김이 세고요.

그런 은행이 흔들린다고?

거대한 은행이 하루아침에 폭삭 망한 건 아니에요. 몇 년 전부터 조금씩 휘청이고 있었는데요.

본업도 휘청이고 : CS는 투자활동이 본업인 은행인데요. 2021년 두 건의 투자가 크게 실패했어요. 두 건을 합해서 손실만 20조 원에 가깝다고.

비밀도 못 지키고 : 스위스 은행들은 고객 정보를 철통같이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내부 고발로 CS의 고객 명단이 알려졌어요. 여기서 세계 각국의 부패인사, 독재자 등 온갖 범죄자들의 이름이 나왔고요.

더는 못 믿겠어 : 이런 일들이 이어지자 고객들은 CS에 맡긴 돈을 다시 찾기 시작했어요. 불안해서 CS에 돈을 맡길 수 없겠다는 것.

정점을 딱 : 이런 시점에 SVB는 파산했고, 다른 은행들도 상황이 안 좋다는 말이 돌았어요. 그러자 “CS도 위험한 것 같은데…”라며 의심하는 사람이 늘어난 거죠. 지난 14일에 발표된 연례 보고서에는 CS에 ‘중대한 약점’이 발견되었다고 적혀 있어 더 많은 고객이 “내 돈 안전한 거 맞아…?”라며 불안에 떨었어요.

망하면 어떻게 되는데?

CS가 무너지면 다른 나라의 금융 시스템도 모두 멈출 수 있어요. CS가 그만큼 거대한 은행이기 때문. 세계 곳곳에는 CS가 직접 투자한 자산도 있고요. 다른 나라 국가기관이나 투자자들이 CS에 투자한 것도 있어요. CS가 무너지는 순간, 이러한 자산들이 모두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는 거죠. 이런 피해가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커질 수도 있고요.

일단 구해야 할 것 같은데…

CS와 관련된 기관들은 서둘러 나섰어요.

우린 더 나서기 어려워… : CS의 최대 주주는 사우디아라비아국립은행(SNB)인데요. SNB는 추가로 주식을 사들이기는(=돈을 지원해주기는) 힘들다고 했어요. SNB는 현재 CS의 지분을 9.9% 들고 있는데요. 지분을 10% 이상 가지면 새로운 규제를 적용받아 도와줄 수 없다고.

돈 빌려줄게 : 스위스 중앙은행은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 원)을 빌려줬어요. 돈이 시장에 꽉 막혀 있으니, 다시 제대로 흐르도록(=유동성 공급) 해야 한다고 본 것.

우리가 도와줄게 : CS를 도와줄 흑기사가 손을 번쩍 들었어요. 주인공은 스위스 최대 금융기업 UBS. UBS는 아예 CS를 32억 달러(약 4조 2,000억 원)를 주고 사겠다고 제안했는데요. CS가 이를 거절했어요.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있어?

우리나라도 피해가 클 것 같아요. 이번 일로 CS 주가가 뚝 떨어졌는데요. 국민연금이 들고 있는 CS 주식과 채권이 합해서 약 4천억 원어치일 것으로 추정되거든요. 지금까지 주식과 채권을 보유 중이라면 손실이 클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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