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 황정아 박사 강연
-'대한민국 우주탐사의 여정' 주제로
-"새로운 우주 시대, 새로운 흐름 필요"

“성공하기만 한다면 이 기술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겁니다. 위험하지만 충분히 도전 가치가 있다는 거죠.” 황정아 박사는 오는 5월 10일 누리호 3차 발사에 함께하게 될 SNIPE, 우리말로 도요새를 뜻하는 초소형 위성 ‘도요샛’의 기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도요샛은 무모한 도전을 성공시킬 만큼 한국 우주 산업이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라 할 만했다.

지난 3월 15일 황정아 박사가 제 1물리관에서 한국우주탐사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최선우 기자]
지난 3월 15일 황정아 박사가 제 1물리관에서 한국우주탐사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최선우 기자]

지난 3월 15일 우리 대학 제 1물리관 211호에서 ‘대한민국 우주탐사의 여정’ 강연이 열렸다. 이 강연은 물리학과의 올해 두 번째 콜로퀴움으로 황정아 박사가 연사로 나섰다. 지난해 카이스트 항공우주학과 겸임교수로도 임용된 황 박사는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로 유명하다. 이날 황 박사는 도요샛의 도전과 더불어 한국 항공우주 분야가 맞이할 새로운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형 위성의 비상

황 박사는 오는 5월 10일 누리호 3차 발사와 함께하는 도요샛이 인공위성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도요샛은 여러 대의 위성을 동시에 발사해 운용하는 편대 비행을 하게 된다. 도요샛이 속한 초소형 위성 체급에서는 세계 최초의 시도다. 

초소형 위성이 편대 비행에 성공하는 건 사실상 위험하고 무모한 도전이다. 무게가 10kg이 안되는 초소형 위성 4대에 추력기를 달아 동시에 제어하게 되면 오차 발생 가능성이 몇 배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추력기는 인공위성의 궤도를 수정하고 자세를 제어하는 역할로 ‘인공위성의 심장’으로 불릴 만큼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부품이다. 추력기에서 나오는 연료의 타이밍이 아주 미세하게 늦어지거나 양이 달라지는 것만으로도 위성의 비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에 황 박사는 오히려 “초소형 위성이기에 가능한 도전”이라며 “우주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예전엔 100억이면 1대 만들었던 걸 이젠 4대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도요샛이 성공하면 한 지역에 대한 시간적 변화를 관찰하기 용이한 데다 기존보다 빠르게 데이터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성이 100분에 지구 한 바퀴를 돈다고 가정하면, 한 지역에서 발생한 일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100분을 기다려야 한다. 동일한 지점으로 돌아오는 데까지 100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위성 4대를 동시에 편대 운행할 경우, 25분에 한 번 데이터를 확보하며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황 박사는 “추력기를 달아 위성 간 거리를 100m에서 1,000km까지 조절한다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얘기”라며 “사실상 아무도 하지 못했던 것을 우리가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New space 시대

황 박사는 한국 우주 산업이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로 날개를 달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침이 해제되면 고체 발사체 개발이 가능해진다. 황 박사가 현재 준비 중인 것은 ‘라그랑주 포인트’로 향하는 위성에 대한 미션이다. 라그랑주 포인트는 지구와 태양이 서로를 잡아당기는 힘이 정확하게 균형을 이루는 점을 말한다.

L1부터 L5까지 5개의 라그랑주 포인트 중 그가 목표하는 지점은 L4 지점이다. 태양 표면의 새로운 변화를 가장 먼저 관측해 낼 수 있지만 누구도 탐사하지 못한 새로운 지역이기 때문이다. 황 박사는 “L4 지점으로 가기 위한 탐사선 개발에 한국도 함께했으면 한다고 NASA에서 제안을 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주 산업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뉴 스페이스(New space)시대를 위해선 뉴 페이스(New face·New pace)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주라는 운동장에 많은 사람들이 먹거리를 찾아 들어오는 상황에서 새로운 인적 자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황 박사는 “현재 많은 나라들이 우주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화성, 달, 우주 여행 등 다양한 일을 시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우리의 속도대로 우주개발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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