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과대학(이하 단대) 선거가 홍보부족과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후보자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일부 단대는 선거시행세칙(이하 선거회칙)을 개정해 학생회를 지속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이뤄진다는 지적도 있다.

 
3년 만에 후보없는 사회과학대, 선거 진행 ‘안 하는’ 스포츠과학부
 
이번 선거에서 후보가 등록되지 않은 단대는 15곳 중 2곳(사회과학대학, 스포츠과학부)이다. 그중 사회과학대학(이하 사회대)은 후보자 등록 기간인 지난 12일까지 출마를 신청한 후보가 한 명도 없었다. 후보자가 없는 사회대는 회칙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로 다음 학기 초까지 운영된다. 단대가 비대위로 운영될 경우 각종 학생의결기구에서 단대만의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지며, 학생 복지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사회대는 지난 2010년에도 후보자가 없어 이듬해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 바 있다.
 
단대 학생회의 부재로 인한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가지만, 학생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예진 (정치외교 4) 씨는 “단대 선거가 이뤄지는 줄도 몰랐다”며“ 선거 공고나 홍보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사회대 유푸름(심리 3) 선거관리위원장은 “학생회가 학생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학생들의 불신과 무관심”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스포츠과학부는 전통적으로 별도의 선거 없이 회장을 선출한다는 이유로 올해도 선거가 이뤄지지 않았다. 조두호(스포츠과학 3) 회장은 “학부 특성상 당장 다음 달부터 주요 행사를 진행할 회장이 필요하다”며 “회장 선출에 앞서 학생들이 의견을 수렴하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거 막바지에 들어서자 개정되는 선거회칙
 
학생들의 불신과 무관심으로 후보자인선에 어려움을 겪자 몇몇 단대들은 ‘선거시행세칙’(이하 선거회칙)을 개정하여 등록기간을 연장하거나, 출마요건을 완화했다. 생활환경대학은 후보자 등록기간이었던 지난 15일까지 지원한 후보자가 없었다. 이에 17일까지 기간을 연장한 끝에 가까스로 후보자가 나타나 선거를 진행하게 됐다. 사범대학 또한 기존의 ‘4학기 이상 출마가능’ 회칙을 ‘2학기 이상 출마가능’으로 개정했다. 이에 대해 손성빈(물리교육 3) 회장은 우리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피누에 ‘이번 단대 선거에서 후보 인선이 매우 어려웠다’며 ‘부후보자가 학교생활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지만, 의지와 자질이 충분해 회칙을 개정하게 됐다’고 게시했다.
 
선거회칙 개정 과정에 대해서 손성빈 회장은 ‘충분한 토론시간을 거쳐 안건이 결정됐으며, 각 학과학생회장과 총무들이 모여 과반수가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이러한 설명에도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A(국어교육 2) 씨는 “선거회칙도 규칙인데 이렇게 갑자기 바꾼 의도가 의심된다”며 “무리하게 회칙을 바꾸기보다는 단대 학생회가 후보자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반발에 ‘회칙 개정’ 백지화되기도
 
학생들의 충분한 논의 없이 이뤄진 선거회칙 개정은 학생들의 반발로 무효가 되기도 했다. 법과대학(이하 법대)에서 회장과 부회장이 ‘당선 최저 투표율 폐지’ ‘휴학생에게도 피선거권 및 선거권 부여’라는 개정내용을 단둘이서 결정해 문제가 됐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정슬기(법학 3) 회장은 “학생회칙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오인한 부분이 있었다”며 “선거회칙 개정과정에서 불찰이 있었지만, 법대의 현실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현재 법대는 재학생의 과반수가 4학년이며,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학생들도 회칙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지만, 그 절차에 대해선 수긍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덕재(법학 4) 씨는 “의도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학생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없어서 아쉽다”고 전했다. 법대 학생회가 주최한 학생 간담회 이후 개정안은 무효 됐다. 그러나 법대가 존속하는 2017년까지 이 같은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회의 위기는 학생의 위기
단대 학생회는 학생들의 불신과 무관심 속에서 학생회를 운영하기 위해 선거 회칙을 개정했다. 하지만 개정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아 학생회와 학생들의 간극은 커지고만 있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각 단대는 후보 인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몇몇 단대에서 후보자 등록기간 막바지 선거회칙을 개정해 급하게 후보자를 등록하기도 했으며 후보가 등록된 단대 13곳 중 두 곳(경영대학, 약학대학)을 제외하고 전부 단일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이다. 단일선본으로 선거가 진행될 경우 선본 간의 공약 경쟁이 이뤄지지 않아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을 검증하기가 힘들다. 유권자의 선택권이 제한받는 것이다. 단일 후보일 경우 선거는 찬/반 투표로 이뤄지며, 큰 변수가 없이 당선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대해 정슬기 법대회장은 “학생회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학생 복지의 증대를 위해선 학생들의 관심이 절대적”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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