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리브로 부산대를 리브(LEAVE)하다

▲ 지난 17일 문을 닫은 우리학교 정문 앞 '북스 리브로 부산대점'의 모습

올해로 만 10년 동안 우리학교 앞을 지켜오던 북스 리브로 부산점이 지난 17일 폐점했다. 독서 인구의 감소, 인터넷 서점 등 책과 관련한 전반적인 풍토의 변화에 경기 불황도 더해졌기 때문이다.

북스 리브로 부산점 정선호 점장은“ 회사 손익이 맞지 않고, 올해 말 건물의 계약이 만료되기도 해서 폐점을 하게 됐다”고 말하며, 경기 악화를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작년부터 급격히 매출이 감소했다”는 그의 말은“ 작년에 비해서 올해의 매출이 늘었다”는 영풍 문고 백영유 점장의 말과 대조된다. 이는 지난해 4월부터 영업을 재개한 영풍문고가 북스 리브로의 매출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학교 앞 서점은 북스 리브로를 포함하여 총 5개이다. 이 중 효원 도서와 부산도서는 전공 서적 위주로 판매하는 전문 서점의 성격이 강하며, 다사랑 문고는 초⋅중⋅고등학생을 주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영풍 문고와 북스 리브로는 폭 넓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중 서점이다. 이처럼 영풍 문고와 북스 리브로가 그 성격이 유사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빈약한 상권에 위치한 북스 리브로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백영유 점장은 영풍 문고 역시 “효원굿플러스에서 영업을 할 때보다는 매출이 훨씬 떨어졌다”고 밝혔는데,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서점 사업의 경기가 나빠졌다고 볼 수 있다.
 

서점가의 경기 악화는 우선 전반적으로 독서 인구가 줄었다는데 그 이유가있다. 특히 대학가의 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층이 대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북스 리브로의 폐점은 우리 학교 학생들의 도서 구매가 줄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효원 도서 한정민 사장은“ 대학생들은 매달 휴대 전화 요금으로 나가는 돈이나 술 마시는 돈은 아끼지 않는다. 이에 비하여 책에는 너무 돈을 안 쓴다”며“ 결국 대학생들이 공부에 소홀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0여 년 전,‘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다. 최근에 방영한 ‘달빛 프린스’라는 방송 프로그램 역시 책을 소재로 한 방송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달빛 프린스는 방송 2달 만에 폐지되며, 과거의 프로그램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던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단적으로‘ 책을 읽자’는 메시지가 더 이상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제적 이익과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관점에서 책은 그 역할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수험서류의 책들이 가장 잘 팔린다는 점은 이러한 현실을 대변한다.

온라인 서점을 많이 이용하는 것도 서점가의 불황과 관련된다. 이희영(시각디자인 3) 씨는“ 전공서적 외의 도서는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한다”고 말했다. 조가원(국어국문 박사2) 씨도“ 인터넷 서점의 가격이 더 싸서 자주 이용한다” 고 밝혔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성미희 실장은“ 10,000원인 책이 온라인 서점에는 4,500원에서 6,000원에 공급되는 데 반해 오프라인 서점에는 7,500원에 공급되기에 도서 할인율이 다르다”고 말했다. 출판사 역시 오프라인 서점보다는 대량으로 책을 구매하는 온라인 서점에 초점을 맞추고 책을 만든다. 그러다 보니 택배비가 포함되는 등 불필요한 가격이 더해져 책값이 비싸지며, 결과적으로 고객들의 구매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즉 온라인을 통해 책을 싸게 사는 듯하지만, 사실상 우리는 정당한 이유 없이 ‘비싸진’ 책을‘ 싸게’ 사는 것뿐이다. 이외에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자책의 수요가 증가한 것도 서점가 불황의 한 원인이다.

북스 리브로의 폐점은 단순히 한 서점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스 리브로를 폐점에 이르게 한 이유가 극복되지 않는다면, 학교 앞 나머지 서점들의 미래 역시 밝지 않다. 개인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서점들을 벼랑 끝으로 모는 사회구조적인 모순 대한 해결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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