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간 우리는 죽은 대학 언론을 소생하기 위해 사명을 다했다. 분리된 세 매체를 합치고 구시대적 잔재를 지우고자 몸부림쳤다. 생존을 위해 과감히 선택한 새 이름은 가히 성공적이었다. 많은 수습기자가 들어왔고 이전만큼 인력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기자들은 학내 유일무이 언론 기구라는 명명 아래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은 듯 학교 곳곳을 속속들이 파고들었다.

보도하지 않으면 어물쩍 넘어갈 일이었다. 실제로 취재의 필요에 공감치 못해 언론이라는 명칭에 지레 겁먹거나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도 많았다. 우리 대학의 치부를 캐내는 것처럼 보여 혹자는 골머리를 앓았을지도 모르겠다. 답이 돌아오지 않는 일은 세기 무안할 정도로 많았고, 단순 사건 진상을 물어보는 취재에도 공격적 반응이 비일비재했다. 번듯한 기자증과 명함을 들이밀어도 불청객 취급 받기 일쑤였다.

그래도 우리 <채널PNU>는 뚝심 있게 올곧은 보도를 이어 나갔다. 학내의 불쏘시개가 되기를 자처해 작은 불씨들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았다. 침묵하는 이들을 설득하고, 들추지 않으면 스쳐 지나갈 일을 끄집어내 조목조목 짚어 냈다. 캠퍼스 곳곳을 휠체어로 돌아다니며 장벽을 체험했고, 혐오에 휩싸인 성소수자 학우의 목소리를 들었으며, 학생 대표의 진정성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끈질긴 열정의 사투였다.

늘 지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또한 넘어설 벽이라 생각하니 주저앉을 시간이 없었다. 매체를 알리는 일은 원활한 취재와 역할 수행을 위해 꼭 확보해야 할 지상 과제가 됐다. 더 넓은 시선으로 학내 구성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채피레터’를 비롯해 언론사의 브랜드 구축에도 힘썼다. 한 달에 한 번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어 독자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고, 학생들과 꾸준히 소통하는 매체가 되고자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기존 운영하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이어 올해부터는 네이버 블로그도 새롭게 운영하기로 했다.

<채널PNU>는 단순한 친목의 장 내지 취미를 위한 동아리가 아니다. 형식적인 회의를 열고 속이 빈 대화를 주고받는 곳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는 기자들이 발로 뛰며 학교의 속사정을 낱낱이 훑고, 마땅히 주목해야 할 이슈를 보도하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우선하는 학내 기관이다. 적재적소에 비판을 제기해 학생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주춧돌이자 대변인이다.

말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 일들이 있다. <채널PNU>는 지난 1년간 그런 일들을 수면 위로 끌어내는 데 힘썼다. 계속해서 학생과 교직원을 비롯해 모든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겠다. 나아가 기성 언론의 눈길이 닿지 못한 지역 사회의 구석구석을 주목해 소리치는 이십 대의 메가폰이자 돌파구가 되겠다. 아직 출범 1주년에 불과하다. 작은 불씨가 더 큰 움직임으로 번질 수 있도록 함께 장작을 모아 주길 바란다. 우리 <채널PNU>의 힘찬 행보를 위해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임하은 부대신문 편집국장
임하은 부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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