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응답자 62.8% '불편'
-신입생 수강신청도 연기돼 혼란
-대기순번제 도입엔 대체로 만족

우리 대학 재학생 권다은(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21) 씨는 이번 학기 수강신청에서 큰 불편함을 겪었다. 서버가 불안정한 탓에 로그인하는 데만 10분이 걸린 것이다. 권 씨는 “학생지원시스템 개편 이전보다 한 과목을 클릭하고 다음 과목을 클릭하기까지의 로딩 시간이 길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채널PNU가 지난 2월 12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수강신청 시스템 인식 설문조사 결과. (c)김신영 기자
채널PNU가 지난 2월 12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수강신청 시스템 인식 설문조사 결과. (c)김신영 기자

우리 대학은 지난해 10월 30일 학생지원시스템(학지시)을 ‘차세대 스마트 교육정보 시스템’으로 개편하며 수강신청 시스템을 개선했다. 특히 대기순번제가 도입돼 수강신청이 이전보다 어렵지 않을 거란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학지시 개편 후 처음으로 실시된 정규학기 수강신청에서 서버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여전했다.

<채널PNU>가 지난 2월 12일부터 23일까지 우리 대학 학생 172명을 대상으로 수강신청 시스템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8%가 학지시 개편 이전과 비교해 수강신청 시 불편함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불편의 가장 큰 이유는 서버 불안정으로, 불편함을 겪었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76.8%가 해당 문항을 꼽았다. 한 응답자는 “이전과 비교했을 때 개선된 점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에러창이 네 번가량 떴다”고 답했다.

개편된 수강신청 시스템의 문제는 비단 서버뿐만이 아니었다. 정원보다 더 많은 인원이 수강신청 되거나 대기순번제 번호가 늘어나는 등 오류가 다수 발생했다. 정각에 맞춰 수강신청 버튼을 눌렀는데도 ‘수강신청 기간이 아닙니다!’라는 팝업이 계속해서 나타났다는 학생도 있었다. A(재료공학) 씨는 “1차 수강신청 당시 오전 8시가 지났는데도 5분가량 ‘수강신청 기간이 아닙니다! 팝업이 떴다”라며 “이제 4학년인데 전공 수업 수강신청에 모조리 실패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정보화본부 담당자는 대기순번제가 늘어나는 오류 현상에 대해 “실제 데이터(대기순번)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와 화면에 뜨는 대기 순번이 다르게 나오는 오류가 발생해 수정했다”며 “이번 수강신청 시 발생한 서버 문제와 여러 오류에 대해 파악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입생 수강신청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2월 13일 오전 10시에 실시된 신입생 수강신청에서 로그인 장애가 발생해 수강신청이 1시간 30분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보화본부에 따르면, 학부 신입생 수강신청의 경우 등록금 납부 내역을 조회해 납부자에 한해 수강신청이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그런데 이번 수강신청에서는 학생 명단이 누락되면서 이러한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김세은(유기소재시스템공학, 23) 씨는 “오전 10시가 되자마자 로그인을 눌렀는데 오류가 떠서 당황스러웠다”며 “다른 창을 열기도 하고, 비밀번호까지 바꿔 가며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를 타러 가야 하는 상황이라 공지를 계속 기다릴 수 없어 11시30분에 터미널 대기실에서 겨우 수강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서버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진 한편 대기순번제 도입에 대해서는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대기순번제는 수강신청자가 수강 인원이 초과된 교과목을 신청한 경우, 선착순으로 대기 순번을 부여하는 제도다. 수강 취소자가 발생했을 때 대기 순번대로 자동 수강 처리된다. △주전공 △부·복수·교직 △일반선택 △타대생으로 구분된 수강인원의 각 집단 별로 30%의 인원만 대기 순번을 부여받을 수 있다. 이번 설문조사의 전체 응답자 중 44.8%가 대기순번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보통 29.1%). 시간 낭비 방지와 수강권 매매 근절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순번제에도 보완할 점이 있었다. 대기순번제는 수강신청 시간에 바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당일 오후 2시에 따로 신청을 받아 시행되기 때문이다. 수강신청이 마감된 직후에 대기 번호가 부여되는 것이 아니어서 ‘제2의 수강신청’을 하는 셈이다. 이에 우리 대학 교육혁신처 관계자는 “수강신청이 마감된 교과목에 대해 대기순번을 신청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대기순번제가 1차 수강신청 시에만 적용된다는 점도 한계였다. 2차 수강 신청에는 대기순번제 자체가 시행되지 않는다. 교육혁신처 관계자는 “수강신청 전 기간에 걸쳐 실시하려고 계획했으나, 졸업예정자 수강신청에 어려움이 있다는 여러 학과의 의견이 있어서 1차 수강신청에만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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