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재학증명서 PDF 발행 '유료' 시행
-학생들, 페이퍼리스 시대에 발급비 부담 우려
-"당연한 서비스인데 수수료 100% 부담은 부당"

우리 대학이 재학증명서를 전자증명서로 발급하는 시스템을 ‘유료’로 도입하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 전자증명서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어 학생들의 발급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 인터넷증명발급센터에 3,000원의 전자문서 발급 비용이 고지돼 있다. [출처: 우리 대학 인터넷증명발급센터 갈무리]
우리 대학 인터넷증명발급센터에 3,000원의 전자문서 발급 비용이 고지돼 있다. [출처: 우리 대학 인터넷증명발급센터 갈무리]

우리 대학은 지난해 10월 기존 온라인 증명 시스템에 전자증명서 발급 기능을 추가했다. 학생지원시스템을 ‘차세대 스마트 교육 정보시스템’으로 개편하며 종이를 절약하는 ‘페이퍼리스(Paperless)’ 흐름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기존 재학증명서 출력은 무료인 것과 달리, 전자증명서 발급은 유료라는 점이다. PDF 파일 형식의 전자증명서 발급을 위해서는 수수료 3,000원을 결제해야 한다. 전자증명서 1회 발급 시 30일 동안 출력할 수 있으며 증명 유효기한은 3개월이다.

부담이 되는 가격에도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종이 문서로 출력 후 스캔하는 방식으로는 제출처의 인정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학증명서로의 효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의 인증을 통한 암호화 형태의 PDF 파일이 필수적이다.

전자증명서 발급이 유료로 도입된 건 외주업체에 관련 기술력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 교육혁신처 관계자는 “학교 자체 증명 시스템 구축과 10년간 외주업체를 이용하는 비용이 비슷하다”며 “정부 기관의 인증을 받기 위한 기능 추가에도 억대의 예산이 추가되고 자체 시스템 개발에만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전자 증명서의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 많은 예산과 시간을 들여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전자증명서 발급비는 외주업체 ‘써트피아(certpia)’에 지급하는 대행 수수료로 쓰인다. 우리 대학이 납부받는 수수료는 없다. ‘국립학교의 각종 증명 발급 등에 관한 규칙’ 제2조에 따르면 국립대학은 재학증명서를 비롯한 △성적 증명 △학적부 증명 △제적 증명 외 13개 증명 항목에 대해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 

부산 지역 4년제 대학 중 3개교(△동서대 △동의대 △신라대)를 제외한 10개교도 우리 대학과 동일한 외주업체를 이용 중이다. 외주업체 써트피아 관계자는 “전자증명서 발급 비용은 학교마다 다르나 최소 3,000원에서 4,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책정된다”며 “써트피아는 인터넷 발급 대행업체로 따로 할인 등의 감액은 어렵다”고 밝혔다.

전자증명서 유료 발급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는 상당하다. 이미 등록금을 냈음에도 재학 인증을 받기 위해 별도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부당할뿐더러, 수수료 전액을 학생이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 대학원에 재학 중인 A(21) 씨는 “학교에서 당연히 제공해야 할 서비스에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게 문제”라며 “기본적인 IT 서비스는 외주업체에 맡길 것이 아닌 내부 시스템 구축으로 학생 부담을 줄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22학번 이하늘 씨도 "최근 재학증명서를 발급했는데, 전자문서 하나 발급할 때마다 수수료 전액을 내는 것은 실질적 부담은 안 되더라도 심리적 부담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 대학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 대학 교육혁신처 관계자는 “아직은 종이 문서 발급 수요가 압도적이라 당분간은 외주업체를 통한 시스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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