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대, 첫 의견교환회 열어
-총장·학생·교수 등 100여 명 참석
-설문조사 문항·일정에 이견 '진통'
-통합 여부 및 일정 차질 불가피

우리 대학과의 통합을 두고 열린 부산교육대의 의견교환회에서 찬반이 나뉘어 격앙된 설전이 오갔다. 부산교대는 이날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설문조사를 연기하고 의견을 재수렴하기로 했다.

지난 30일 개최된 의견교환회장 모습 [취재원 제공]
지난 11월 30일 개최된 의견교환회장 모습 [취재원 제공]
우리 대학과의 MOU에 반대하는 현수막 [취재원 제공]
우리 대학과의 MOU에 반대하는 현수막 [취재원 제공]

지난 11월 30일 부산교육대(이하 교대)는 학생회관 2층 참빛극장에서 ‘부산교대 발전방안에 대한 의견교환회’(이하 의견교환회)를 열었다. 의견교환회는 최근 부산교대생 중 76%가 부산대 통합을 반대하고 총동창회의 반발이 심각(채널PNU 2022년 11월 18일 보도)하자, 부산교대 측이 우리 대학과의 통합을 전면 재검토하고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의견교환회에는 부산교대 박수자 총장을 포함한 학생·교수·교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의견교환회 직후 시행할 설문조사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설문조사 선택 문항은 △교육대학 유지(A안) △인근 교대와의 통합(B안) △단과대학으로 전환(C안)으로 세 문항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C안이 우리 대학과의 통합을 뜻한다. 박수자 총장은 설문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 학교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데이터”임을 밝혔다.

하지만 부산교대 총학생회와 교수들은 설문조사 문항에 큰 불만을 표했다. 총학생회 측은 “A안(교육대학 유지)과 B안(인근 교대와의 통합)은 부산대 통합 MOU에 반대하는 것이고 C안은 부산대 통합 MOU에 찬성하는 것”이라며 “기존 문항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면 부산대 통합에 반대하는 표심이 갈리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12월 1일 부산교육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설문조사 연기 안내 공지문.

이어 설문조사에 학생과 교수, 교직원의 의사 반영 비율에 문제가 있는 점도 지적됐다. 1인 1표로 인정되는 것이 아닌 지난 총장투표와 같이 학생보다 교수와 교직원의 표에 더 많은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이에 부산교대 대학본부 측은 “대세를 보는 것일 뿐 반영 비율을 참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설문조사 재개 일정을 두고도 이견이 있었다. 부산교대 대학본부 측은 “설문조사가 미뤄지면 최종 논의 일정에 차질이 생겨 추후 불가피하게 등록금을 인상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하루 이틀 내에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 및 교수 측은 설문조사 문항을 재정비해 내부 회의를 여러 번 거쳐 시일을 두고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에 대학본부 측은 시간은 무한정 줄 수 없으나 학생들 의견을 고려하겠다고 수용할 태도를 보였다.

설문조사가 미뤄짐에 따라 우리 대학과의 통합 여부 및 일정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대로라면 부산교대는 오는 12월 6일까지 시행되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7일 ‘대학평의원회’를 거쳐 12월 14일 교수회의를 통해 우리 대학과의 통합에 대해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한편 부산교대가 우리 대학과의 통합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우리 대학은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대학 차정인 총장은 지난 11월 22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교대 캠퍼스를 교원양성 캠퍼스로 특화해 전국에서 유일하고 선도적인 대학 체제가 될 것”이라며 학생들에게는 타 단과대 학생들의 초등교육 복수전공을 금지하고, 희망할 경우 타 학과 복수전공 기회와 전원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수들에게는 △박사과정 설치 △특별연구비 지원 △자유로운 교육·연구를 지원하며, 교직원들 역시 계약직을 포함해 모두 신분 승계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우리 대학은 부산교대와의 통합 방안 논의를 위한 MOU를 체결했지만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었다. 협약의 주요 골자는 부산교대를 부산대 내의 단과대로 편입시키고, 부산교대 캠퍼스에 부산대 사범대를 옮겨 교육특화 캠퍼스를 재편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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