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겨울이다. 부산대학교 언론사의 재기를 기대하며 모였던 그 겨울로 되돌아올 때까지 나는 일 년간 ‘효원헤럴드’ 편집국장의 자리에서 내일을 준비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다. 홈페이지 리뉴얼부터 SNS, 내부규정 등 어디 한 군데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다. 조금은 막막했던 때도 있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통합’이라는 목표는 손에 닿을 듯 말 듯 멀기만 했다. 혼란스럽던 초반에는 잡음도 있었다. 한창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때는 서로를 볼 수 없었고, 같이 일해본 적 없는 기자들이 ‘함께’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당연히 우리의 ‘성공’을 바랐지만, 한편으론 기대가 무너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널PNU’는 정진 중이다. 학기 중 대부분의 시간을 ‘채널PNU’에 할애하는 기자들과 함께 수많은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 언론사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주간 교수를 비롯하여 전문적인 발행을 꾀하기 위해 채용된 운영 간사, 언론사의 행정 업무를 도맡아 처리해주는 사무장까지 '채널PNU' 기자들을 지지하는 분들 덕분에 한없이 든든하기만 하다.

우리의 고군분투는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개설 초기 팔로워는 20명 남짓했다. 그마저도 전부 우리 기자들이었다. 현재 ‘채널PNU’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800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는 구독자 수가 기준치보다 적어 시도조차 못 하고 있었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가 그렇게 바라던 독자들과 가까워지는 순간이 온 것이다. 게다가 우리를 모델 삼아 통합을 준비하는 모 학보사가 있는가 하면, 지난 9월 1일부터 ‘전국 국공립 대학교 언론사 협의회’의 리더로 1년간 협의회를 이끌게 되기도 했다('채널PNU' 지난 8월 31일 보도).

‘채널PNU’가 만들어낸 성과는 그야말로 기대 이상이라고 자평한다. 하지만 우리의 여건으로 더욱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11월 중순에 개최한 부산독립영화제의 GV(관객과의 대화)에서 한 감독이 “부산에서 영화를 하는 것이 너무 좋고 자부심도 있지만 예산과 인프라 등 현실적인 문제에 한계를 느낀다”며 고민을 토로하는 장면을 본 적 있다. 그에 나도 공감하며 우리 언론사의 상황이 겹쳐 보였다. 특히, 채널PNU 스튜디오의 경우 여전히 열악한 실정이다.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스튜디오이지만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샘솟고 있다.

‘부대신문’, ‘효원헤럴드’, ‘부대방송국PUBS’를 발행하고 송출하는 ‘채널PNU’로의 학내 인지도 상승이라는 커다란 과제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학생 자치 기구로서 꼭 필요한 존재임이 틀림없다. 사람들이 먼저 찾고 기다려지는 언론사가 되기 위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언론사의 역할을 다시 새기며 문창회관의 불은 언제든 꺼지지 않을 것이다.

임기를 끝내기까지 두 달 남짓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2021년 2월부터 2년을 꽉 채운 기간 동안 '지방'에서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는 일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후회하느냐고 묻는다면 고민 없이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효원헤럴드', 그리고 '채널PNU'에서의 경험은 개인적인 성장은 물론 모두와 함께 이뤄낼 수 있어 소중했다. 비록 '채널PNU'에서의 내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만, 앞으로의 '채널PNU'는 더욱 빛날 일만 남아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여진 효원헤럴드 편집국장
이여진 효원헤럴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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