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불꽃축제는 다양한 모양과 아름다운 색깔의 불꽃(firework)으로 연출된 대형 공연으로 관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밤하늘에 쏘아 올리는 화합물로 연출된 인공 불꽃이 아닌 자연이 만드는 불꽃 무리가 유성우(meteor shower)이다. 스타워즈 드라마 <안도르(Andor)>의 제6화 ‘알다니의 눈’에서는 유성우라는 천문현상을 감독의 뛰어난 상상력과 압도적인 그래픽 영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행성 알다니(Aldhani)에 3년마다 나타나는 유성우와 함께 아름다운 천문현상을 보고 있는 원주민들의 감정과 표정이 영상으로 잘 묘사되었다.

‘알다니의 눈’에서와 같은 매우 화려하며 폭발적인 유성우는 아니지만, 우리 지구에서는 1년을 주기로 사분의자리(1월), 거문고자리(4월), 물병자리-에타(4월), 물병자리-델타(7월), 페르세우스자리(7월), 오리온자리(10월), 사자자리(11월), 쌍둥이자리(12월) 유성우 등을 쉽게 관측할 수 있다. 보통 별똥별(shooting star, falling star)로 불리는 유성(meteor)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지구 대기에 진입하는 잔해물(cosmic debris, meteoroids)이 공기 분자와 충돌하여 고온발광(incandescence)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태양 주위를 운동하는 지구의 공전 궤도에 소행성이나 혜성의 잔해물들이 있는 경우 지구의 대기에 이 잔해물들이 동시에 유입되며 유성우를 만든다. 유성우 입자(meteor shower particles)는 모두 평행한 경로와 같은 속도로 지구 대기에 유입되기 때문에 지표면의 관찰자에게는 하늘의 한 지점에서 방사되는(radiate) 것처럼 보인다. 이 수렴하는 방사점(radiant point)은 지평선에서 기차 철로가 한 점에 수렴해 보이는 착시현상과 같은 것이다.

오는 12월 13일에 볼 수 있는 유성우는 방사점이 쌍둥이 자리에 있으며, 태양의 중력에 의해 부서진 소행성 3200 Phaethon의 잔해가 남은 지역을 지구가 통과하면서 나타난다. 이번 쌍둥이자리 유성우의 극대 시간은 밤 10시경으로 시간당 150개의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쉽게도 12월 13일에는 달이 밤 10시 37분에 뜨기 시작하기 때문에 어두운 유성들은 관측이 어려울 것 같다. 우리는 잘 인지하고 있지 못하지만 지금도 지구 대기에는 소행성이나 혜성의 잔해물들을 비롯한 수많은 우주 잔해물들이 유입되고 있다. 국제천문연맹(IAU;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에서 운영 중인 Meteor Data Center에는 현재까지 약 900여 개의 의심되는 유성우가 등록되었고 이들 중 약 100여 개가 유성우로 확인되고 있다.

유성우는 특정 시기와 지역에서만 관측이 가능한 개기일식이나 오로라와는 다르게 1년을 주기로 쉽게 관측이 가능한 천문현상이다. 유성우 관측은 좋은 망원경이나 관측장비를 준비하거나 비싼 항공권을 사지 않고도 즐길 수 있다. 매년 마음만 먹으면 관측할 수 있는 우주 불꽃축제 구경을 위해 돗자리와 담요를 준비하고 어두운 밤하늘을 찾아 여행을 떠나 보자. 2022년 4월에 개최된 제30회 천체사진공모전의 최우수상은 이성모님의 ‘쌍둥이의 유성’이라는 작품이었다. 이 사진은 유성우라는 아름다운 천문현상을 장시간 노출로 촬영한 기술과 함께 쌍둥이가 함께 쌍둥이자리 유성우를 보고 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담고 있다. 장기노출이나 타임랩스 기능이 있는 핸드폰만 있다면 유성우 사진을 누구나 촬영할 수 있으니 유성우 관측과 함께 나만의 이야기를 담은 천체사진도 찍어보면 어떨까?

 

국립부산과학관 백창현 전시연구실장
국립부산과학관 백창현 전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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