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잘살아보세 협동조합' 배은희 이사

 

‘문화의 불모지’라 불렸던 부산에도 새로운 싹이 움트고 있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협동조합은 특정 금액 이상을 출자금으로 내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이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부산의 문화예술협동조합 중 문자 그대로 ‘잘 놀기 위해 ’뭉친 ‘잘놀아보세 협동조합’(이하 ‘잘놀아보세’)의 배은희 이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잘놀아보세’가 결성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산지회가 발행하는 잡지 <함께 가는 예술인>을 만드는 사람끼리 모였었 다. 잡지는 오프라인에서 재미있게 노는 것을 전달하는 매체이자 결과물 이었다. 그렇게 모여서‘ 어떻게 하면 잘 놀아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서울의 사회적기업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가 문화예술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것을 보고 협동조합에 관심이 생겼다. 무엇보다 민주적인 방식으로 다 함께 운영해 나간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협동조합을 통해 하고 싶은 것들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잘놀아보세’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잡지를 만들던 사람들이다 보니 책이나 신문에 관심이 많아, 마을이나 공동체의 신문을 만드는 일을 한다. 현재 용호동의 마을 신문을 제작하는 ‘용호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누가 영화를 찍고 싶다고 하면 도와주는 등 조합원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협동한다.

‘잘놀아보세’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거창한 목적을 이루기보다는 이웃과 공동체 정신을 지향한다. 조합원이 모두‘ 생각이 젊은 사람들’이라는 것 또한 우리‘ 잘놀아보세’의 특징이다. 조합원들의 연령대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며, 직업 역시 교수, 학생, 디자이너, 직장인 등 여러 가지다. 다른 점이 많지만 협동을 통해 그런 차이들을 극복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현재‘ 잘놀아보세’만의 공간도 조성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모여 놀 수 있는 거점이 될 것이다. 노는 것이 목표인 조합이니, 잘 놀기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독립영화 상영이나 영상 팟캐스트 시사회, 수공예 작업 등 여러 가지 활동을 생각하고 있다.

문화예술협동조합이 아직은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은 시도하고 실험해보는 단계이기 때문에 문화예술협동조합의 전형이 세워진 것은 아니다. 다른 분야의 협동조합들은 성공 사례가 많은데 문화협동조합은 사람들이 이제서야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있다. 더 활발해진다면 예술인들이 모일 수 있는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예술협동조합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동조합끼리 연대하는 것이다. 연대를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면 조합원 수를 늘리기도 수월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쉬울 것이라 예상된다. 문화예술협동조합 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협동조합과 함께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예를 들면‘ 잘놀아보세’에서 만든 음악앨범이나 그림을 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협동조합 내부의 결속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들의 마음이 맞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협동조합에 대한 자체 교육과 활발한 논의를 계속할 것이다.

문화예술협동조합이 갖는 의의는 무엇인가

문화예술협동조합은 상상만 하던 일들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다. 조합원들은 기존에 늘 하던 것이 아닌 새로운 발상들을 직접 해내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예술인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예술인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교류하는 장이 되면서 하고자 하는 일에 추진력을 더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된 다면 문화예술협동조합이 문화판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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