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학교 공부와 조금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학교를 휴학하고 잉글랜드 사우샘프턴 지역의 한 장애인단체에서 스텝으로 6개월간 생활했다. 무사히 활동을 마치고 9월에 한국에 돌아온 뒤, 학교 공지사항에서 장애학생지원센터 사진 공모전을 발견하고 내가 일하며 함께 했던 순간들을 다른 사람들과 조금이나마 공유하고 싶어 사진을 공모하게 됐다.

 
이 사진은 다 같이 동물원에 소풍을 갔을때 찍은 사진이다. 사진 속에 서 있는 친구들은 함께 일을 했던 영국, 오스트리아,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스텝들로, 이들은 장애인이 일어나는 순간부터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 밤에 모든 일과가 마무리 될 때까지 장애인과 함께 생활 한다.
 
사진을 찍을 당시 장애인, 비장애인 구별 없이 함께 동물원에 가서 같은 동물을 보고 똑같이 신기해하며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돌아왔다‘. 영국은 역시 유럽이구나’ 할 정도로 장애인 복지에 있어 우리나라와 차이가 많이 난다. 장애인 자신도 훨씬 더 주체적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 짓지 않는다. 당장 백화점에만 가도 보호자 없이 혼자 전동휠체어를 타고 쇼핑을 하는 장애인들을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다. 장애인들도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고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다. 
 
이런 것들을 하는 데에 큰 용기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6개월간 장애인들과 함께 하면서, 어느 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잣대가 없어졌다. 그들은 아시아에서 온 한 청년에게 부족한 영어를 가르쳐주며 즐거워하고, 인생고민을 들어주고, 친구가 되어 준 몸이 조금 불편한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책이나 신문에서 보고 듣기만 해온 장애인 관련 이야기들을 실제로 직접 보고 느끼게 되어 좋았고, 큰 부담 없이 지원한 공모전에서 운 좋게 입상도 하게 되어 또 한 번 내가 한 경험에 대해 감사하게 됐다. 꼭 내가 다녀온 곳이 아닐지라도, 이와 같은 색다른 경험은 학업에 지치고 취업에 대한 부담감으로 스트레스
를 받는 학생들에게 강력히 추천해주고 싶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훗날 결혼을 하고 내 아내가 될 사람과 경치 좋은 이곳에 다시 한 번 추억을 되새기러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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