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부산시당 대학생위원장 인터뷰
-국힘 "국정 운영 나쁘지 않아"
-민주 "전 국민적 공감 결여"
-"정당 차원의 개선 노력 필요"

현실 정치에서 청년이 사라졌다. 대선을 앞두고 청년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던 거대 양당은 대선 이후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그 와중에 청년을 위한 정치 의제가 사라졌다. 청년 정치인들은 기성 정치인들의 부속품처럼 활용됐단 지적까지 나온다.

주목받던 청년의 행보와 선택이 자취를 감춘 시대, '채널PNU'는 정당의 대학생위원장들을 만나 대학생·청년·정치 이슈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9월 13일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송윤창 대학생위원장 권한대행과 온라인 화상 플랫폼 줌(zoom)으로, 9월 15일 국민의힘 부산광역시당 이영석 대학생위원장과 대면으로 인터뷰했다.

지난 9월 15일 채널PNU 스튜디오에서 이영석 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승완 기자]
지난 9월 15일 채널PNU 스튜디오에서 이영석 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승완 기자]
지난 9월 13일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송윤창 대학생위원장 권한대행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Zoom 화면 캡처]
지난 9월 13일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송윤창 대학생위원장 권한대행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Zoom 화면 캡처]

△대학생위원회는 정당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이영석 위원장(이하 이 위원장): 청년이 정치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한다. 청년이 실력으로 경쟁하고 정치적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청년은 사회적 자본이라든가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해 정당 정치나 정치 제도 안에 들어가는 데 높은 진입 장벽이 있다. 대학생위원회는 그런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정책 토론회를 주기적으로 열고 있고, 현실 정치에 관련한 생각을 논평으로 내기도 한다.

-송윤창 권한대행(이하 송 권한대행): 대학생 또는 청년과 관련한 정책을 연구하고 세분화해 소속 정당 국회의원, 지자체장, 지방의원에게 제안한다. 의원직 출마, 국회 혹은 지방의회 비서관 준비, 당직자 채용 등 여러 직종을 꿈꾸는 대학생 당원이 모여 교류한다. 대학생위원회 활동의 꽃은 선거 기간에 캠프에서 선거 사무원으로 실무를 경험하는 것이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시민들로부터 민심을 피부로 느낄 소중한 기회이자 경험이다.

△청년 정치의 현주소를 어떻게 평가하나.

-이 위원장: 선거 기간에 청년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 흔히 '스윙 보터'라고 하는 20·30세대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은 지금까지 정치권 안에 있는 청년들이 하던 역할이었다. 청년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다양한 제도와 의제들이 항상 나오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청년 정치의 효능감은 매우 떨어진다. 정치공학적인 부분까지 생각하는 청년이 그다지 많지 않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자신만의 방법론을 만들어 활동해야 한다.

-송 권한대행: 중앙 정치무대와 국회의 2~30대 비율은 약 3.7%에 불과하다. 지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4천여 명 중에서 약 400명만 2~30대 청년이다. 국제의원연맹(IPU)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10개국 중 107위로 청년 정치인의 비율이 아주 작은 나라다. 사람을 키워내는 기능이 무너지고,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표 하나 얻을까' 궁리하는 정당으로 변질한 게 원인이다. 청년이 당내 의사결정 구조에 들어가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체계적으로 구성돼야 한다. 청년 유권자들이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대학생 간 젠더 갈등을 체감하나. 대학생위원회는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이 위원장: 지역 갈등, 세대 갈등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젠더 갈등이다. 지난 보궐 선거나 대선에서 '이대남'과 '이대녀'의 등장으로 남녀 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대학생위원회는 어느 한쪽을 독려하거나 비판하는 등의 특별한 대응을 하진 않았다. 편견과 달리 현재 부산시당 대학생위원회에는 여성 위원이 남성 위원보다 많다. 그러나 젠더 갈등 문제가 지속되고 해결되지 못한다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위험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고자 남녀 갈등을 조장하거나 갈라치기를 하는 경향이다.

-송 권한대행: 젠더 갈등이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우리 사회가 청년 세대의 젠더 갈등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무관심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회는 20대 남성을 공략해 군 가산점 및 군 복무 상해보험 제도 도입, 20대 여성을 공략해 데이트 폭력 및 디지털 성범죄 처벌 강화 등을 건의했다. 또한, 주기적으로 대학생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이대남'과 '이대녀'의 주된 고충을 두고 토론하고 있다. 직접 길거리로 나가서 2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젠더 갈등을 해결하려는 목적의 설문 조사도 진행했다.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던 청년들이 떠났다고 생각하나.

-이 위원장: 지지율은 본래 오르내림을 반복한다고 생각한다. 20·30세대는 진영 논리나 흑색선전에 선동되지 않고 철저히 실용적이고 합리적으로 움직인다. 국정 운영만을 판단하자면 그렇게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청년이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구직난이라든가 내 집 마련, 물가 상승 문제를 계속 해결하지 못하면 지지율 외에도 국정 자체가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생각한다.

-송 권한대행: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평균 약 30% 이하로 집계되고 있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인 공감을 전혀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여러 장관의 도덕적 문제 등 인사 실패가 첫 번째 원인이다. 지난 8월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쏟아졌을 때는 대통령으로서 국가적 재난 상황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전혀 못 했다.

가장 큰 원인은 이준석 전 대표와의 불화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많은 국민의 공감을 끌어내는 공약들을 선점하며, 국민의힘의 정책 구상에 큰 도움을 줬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지금, 그 공약들을 지키기는커녕 당선에 큰 도움을 준 청년 대표를 무참하게 토사구팽했다. 이는 청년 정치의 희망이 실현되길 바랐던 20·30 지지층에 큰 실망감을 안겨준 것이다. ‘윤핵관’ 같은 본인 측근들을 여당의 주류로 자리 잡게 하려는 모습 또한 많은 국민을 실망하게 하고 있다. 다른 정당과 함께 민생 경제에 집중해 성과를 보여주길 바란다.

△청년 정치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 위원장: 최근 국민의힘에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를 실시하고, 신인 청년 정치인에게 경선 과정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시대의 흐름에 맞게 아주 많은 변화를 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의제와 대책만으로 청년 정치가 활성화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청년이 지역에서 생활 정치를 펼칠 수 있는 무대와 기회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력 있는 정치인을 성장시키려면 정당 내에서 그런 인재들을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걱정되는 것은 청년이 그들의 능력을 키운 다음 실력으로 검증받아야 하는데, 젊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 개개인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

-송 권한대행: 청년이 최소 2,000~3,000만 원 이상의 선거 자금을 마련하는 건 굉장히 어렵다. 정당이 재산 신고액에 따라 청년 후보에게 선거 자금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를 당헌·당규에 반영하고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당이 청년 세대와 소통을 제대로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나름대로 주민과 소통하고자 주 1, 2회 정도 간담회를 연다. 그러나 그런 간담회의 주제와 목적을 보면 주로 5~60대 기성세대와 노년층을 겨낭한 것에 불과하다. 일부 기성세대원은 청년 후보들에게 '네가 뭘 알아' 혹은 '더 성숙해지면 그때 나와'와 같이 무례한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정치권이 합심해 혁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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