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원단 이정환 단장·변지영 총무 인터뷰
-아동복지시설 출신 '유니웰장학생' 지원 나서
-"지자체 자립정착금으론 홀로서기 부족"
-"후배들 모아 후원 전통 이어지게 할 것"
최근 우리 대학 경영대학원 MBA석사과정생 10명이 '미래지원단'을 창단하며 아동복지시설 출신의 '유니웰장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니웰장학생에게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차정인 총장의 말에 공감한 그들은 미래지원단 결성을 당연히 해야 할 사회적 역할이었다고 말했다. 미래지원단은 앞으로 △다문화 △탈북 △저소득층 학생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채널PNU’는 지난 8월 11일 우리 대학 정문 인근 카페에서 미래지원단 이정환(MBA석사과정 54기) 단장과 변지영(MBA석사과정 53기) 총무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미래지원단을 창단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정환 단장(이하 이 단장): 지난 4월 사석에서 차정인 총장을 만났는데, 명함을 보고 내가 사회복지사인 것을 알게 되셨다. 지난해 부산대가 국립대 최초로 유니웰장학금을 만들었다고 얘기하시더라. 사회복지 및 인재 양성과 관련해 오래 일해 봤기에, 유니웰장학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하니, 다음 날 곧바로 학교 측 담당자가 전화가 와서 일을 추진하게 됐다.
△출범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
-변지영 총무(이하 변 총무): 처음에는 1대 1 멘토·멘티 제도를 구상했다. 지난 1학기 기준 유니웰장학생이 10명이니까, 학생들이 원할 경우 미래지원단 10명의 명단을 주고 멘토가 돼 주자는 것이다. 그렇게 멘토 모집 공고를 보고 온 사람, 53기 원우회 김현정 회장이나 가까운 지인과 얘기해서 알게 된 사람 등 10명을 모았다. 6월부터 계획을 세분화해 창단을 추진했으며, 7월에 틀을 거의 다 마련했다.
△유니웰장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나.
-이 단장: 학생들을 만난 것은 발대식이 처음이다. 발대식 중에 한 학생이 눈물을 보이길래 나중에 이유를 물어봤다. 자신은 평생 혼자였고 앞으로도 혼자겠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 게 고맙다고 하더라. 그날 만난 학생들은 우리의 의도에 충분히 공감했다고 생각한다. 연락처를 교환했고 조만간 단원들과 점심도 같이 먹기로 했다.
매년 약 2,500명의 아이가 아동복지시설에서 나온다. 그들 중 60%는 6개월 내로 극빈층이 된다고 한다. 지자체별로 다르지만 500만 원 정도를 자립정착금으로 주는데 이는 부족하다. 유니웰장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부산대에 온 학생들로, 우리가 조금만 도와주면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원한다면 우리는 어느 역할이든 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이어갈 예정인가.
-변 총무: △다문화 △탈북 △저소득층 학생들로 지원 대상을 확대할 생각이다. 10명이 모이고 홍보도 하니 뜻을 함께하겠다는 사람들이 더 생기더라. 내년에 입학하는 55기 후배들의 참여를 유도해 지원이 이어지도록 할 것이다.
멘토·멘티라는 취지로 시작한 만큼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함께 실천하려고 한다. 우리가 먼저 다가가진 못하더라도 학생들이 손을 내밀면 놓지 않고 잡아주겠다.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있으니까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줄 수 있다.
△기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 단장: 나와 가족에 대한 투자, 사회에 대한 투자다. 기부는 삶과 생각이 달라지게 한다. 적은 돈으로 어떻게 돕겠나 생각했지만 10명이 모이니 돈이 커졌다. 누구나 마음속으로는 이런 일을 해 봤을 것이다. 행동으로 옮기냐 아니냐의 차이다.
-변 총무: 학교는 배움과 베풂을 실천하는 장소다. 발대식이 끝나고 모든 단원은 기분이 좋았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게 이거구나. 미래지원단이 결성된 것 자체에 너무 행복했다. 적은 돈이 굴러 큰돈이 되더라. 작은 기부가 모여야 사회가 따뜻해진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터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말을 문서화하면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가 만들어지고 실천하게 된다. 조직을 체계화해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많은 학생이 혜택을 받게 하겠다. 몇 달밖에 안 됐지만 우리는 이것이 전통으로 이어지리라고 확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