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일반대학원 실적 심사제 도입
-우리 대학가도 필요성 설왕설래

서울대학교가 최근 논문을 쓰지 않고도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을 두고 우리 대학가도 의견이 분분하다.

(부산대학교 정문 사진)
부산대학교 정문 [홍윤우 기자]

서울대는 지난 6월 29일 이사회를 열고 일반대학원생이 논문을 쓰지 않고도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했다. 대신 ‘실적 심사제’를 도입해 논문 대신 보고서, 시험 등을 통해 연구 실적을 증명하도록 했다. 일부 대학의 특수대학원은 실적 심사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일반대학원에서 해당 제도를 도입한 것은 서울대가 유일하다. 이 같은 실적 심사제 도입은 ‘대학원 기피 현상’ 속에 석사 학위를 따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이고 많은 학생이 대학원에서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우리 대학 일반대학원도 논문을 써야만 학위를 받는 표준화된 절차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험을 통해 학위를 받는 과정과 논문을 작성해 학위를 받는 과정으로 이원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임영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논문이라는 것이 학생들이 처음으로 접해보는 학술적인 작업인데, 심도 깊은 논문을 쓰면서 2년 만에 졸업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며 “미국에서는 박사과정으로 진학하는 학생은 석사 논문을 쓰지 않게 하는 대학원이 많다”고 말했다. 

대학원을 준비하는 학부생들은 실적 심사제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현민(사회학, 19) 씨는 “사회학과의 경우 80% 이상의 학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고려한다”며 “박사과정과 달리 석사과정은 관련 진로에 대한 대학교 공부의 연장선으로서 학문을 배우려고 가는 것이기에 논문은 선택사항으로 규정하는 것이 맞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만큼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우리 대학 일반대학원 양현보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재의 제도를 유지하자는 보수적인 입장도 있는 반면, 학문에 대한 학생의 생각과 방향성에 따라 자율적인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며 “전공에 따라 학문의 성격이 다른 만큼 단대 및 학과별 의견 수렴 절차를 통해 전면 도입 또는 부분 실시를 고려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일반대학원 측은 “실적 심사제도 시행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추후에 학생들이 실적 심사제의 필요성을 제기한다면 의견 수렴을 통해 실시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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