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학과 기획처 2차면담 결과 수정된 예산집행 계획표>

교육부가 ‘급여보조성 인건비’를 폐지하면서 절감된 17억여 원의 예산사용에 대해 대학 본부와 학생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지난 9월 말 교육부는 전 국립대에 기성회비 용처 중 하나인‘ 급여보조성 인건비’ 항목을 폐지할 것을 요청했다. 교육부 대학정책과 박성하 행정사무관은 “처음 취지와는 다르게 기성회비가 국립대 직원의 보조수당으로 쓰이고 있다는 문제점 때문에 ‘급여보조성 인건비’ 항목 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절감된 기성회비를 △학생 장학금 △교육용 기자재 구입 △교육 시설 확충 등으로 사용할 것을 지시하고, 기성회비의 활용 방안을 10월 말까지 마련하도록 각 대학에 촉구했다.

이러한 지침에 따라 우리학교는 총 17억여 원의 기성회비 예산을 확보했으며 이 예산을 △국제관 신축 건물비품 구입 △제2도서관 리모델링 비용 충당 △시큐리티 폴 설치 △생활환경대 증축 공사 등에 배정했다. 이에 대해 학생 복지와 크게 관련이 없는 곳에 기성회비가 쓰인다는 점에 불만을 표시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신미림(의류 2) 씨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제2도서관 리모델링에 예산이 쓰이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일부 학생들만 사용하는 국제관에 예산을 배정한 것은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예산이 쓰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17억여 원은 처음에는 장학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 됐었다. 캠퍼스재정기획과 박성진 씨는 “대학운영성과목표제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 지급된 장학금에 14억 원 정도를 더한 만큼 확충해야한다는 문제점 때문에 장학금으로 쓰이는 방안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시설’에 예산이 배정됐고, 시설과에서 예산 부족으로 진행하지 못했던 사업들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수정됐다.

그러나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은 예산 활용 계획에서 기성회비를 납부한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총학은 기획처에 면담을 요청했으며, 면담은 지난 10월 21일, 24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총학 이예진(독어독문 4) 부회장은“ 기획처와 면담을 진행했을 때 이미 계획이 수립된 상태였고, 예산 책정 이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며 “학우들을 위해 교육시설을 지원하는 부분은 납득했지만, 예산 책정 전에 학생들을 배제시키는데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박성진 씨는 이에 대해“ 공문이 온 것이 9월 말 쯤이었고 한 달만에 계획을 수립해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어서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총학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7억을 학생들에게 반환하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예진 부회장은“ 본부에 이런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한 상태이며, 몇몇 학우들은 자발적으로 기성회비 17억 반환 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학생들은 반환보다는 올바른 예산 분배와 투명한 사용내역 공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안정근(건축공 4) 씨는 “학부생 뿐 아니라 대학원생도 내는 돈이기 때문에 반환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며“ 대신 본부 측에서 학생들을 위해 예산을 써야할 곳에 쓰고 어디에 얼마를 쓰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17억여 원의 예산 계획은 오는 5일 교원·학생·직원이 참여하는 대학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이예진 부회장은 “앞으로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 문제에 대해 본부가 학생들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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