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원(이하 생활원) 자유관 성폭행 사건 이후 캠퍼스 내 보안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부산캠퍼스는 가장 많은 구성원들이 생활한다는 점에서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이에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삼일 간 부산캠의 보안 상태를 직접 점검해봤다. 그 결과 웅비관 경비 인력부족과 생물관, 물리관의 경비·보안체계의 허술함이 드러났다.

 

웅비관 경비인력 보충 시급해

최근 생활원은 △자유관 경비인력 확대 △자유관 보안등 설치 △16개 구역외곽 센서 설치 등 보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에 열린 우리학교 국정감사에서 여전히 감시카메라 사각지대와 자유관 주변의 불안한 환경 등이 지적됐다. 생활원 행정실 김윤경 씨는“ 감시카메라 각도를 조절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정작 가장 많은 1,200여 명 학생이 거주하고 있는 웅비관의 보안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웅비관 A동은 대학원생이, B동은 학부생이 주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24시간 동안 상주하는 경비원 수는 단 한 명으로 A동과 B동을 모두 혼자 순찰해야 했다. 최근 생활원은 보안 강화를 위해 야간 순찰 경비원을 투입했지만,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만 근무하기 때문에 낮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웅비관 관계자는“ 웅비관 경비 담당 회사인 C&S가 경비절감 때문인지 경비 인력을 보충하려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원생회 박한성(기계공 3) 부회장은“ 아직 웅비관 경비인력에 대해 본부에 건의한 적은 없지만 앞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생들의 불량한 태도 또한 웅비관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술에 취한 학생들이 억지로 문을 열거나 카드 가판대를 망가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웅비관 정봉용 경비원은“ 문을 억지로 열려고 하면 전자동 시스템이 고장나버려 누구나 드나들 수 있게 된다”고 경고했다.

 

생물관, 물리관 CCTV부족도 범죄 사각지대 한 몫

생활원 이외의 건물에서도 위험 요소가 발견됐다. 지난달 말, 생물관 여자 화장실에 괴한이 침입한 일이 있었다. 숨어 있던 괴한은 여학생들에게 발견된 뒤 달아나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지난해 1학기 물리관에도 괴한이 두 차례나 침입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해 부터 자연과학대 학생회는 호신용 호루라기를 대여하는 사업을 시행했지만, 상당 수의 학생들은 이 사업을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

물리관과 생물관은 평소 많은 학생들이 드나드는 큰 규모의 건물이지만 순찰을 도는 경비 인력이 항상 부족하다. 특히 물리관은 두 개의 건물로 나눠져 있어 관리가 더욱 힘들다. 물리관 정영석 경비원은“ 한 사람이 24시간 내내 일하고, 건물 규모가 크기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전수나(생물교육 1) 씨는“ 한 명의 경비원이 큰 건물을 혼자 지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전면적으로 경비를 보완해 학생들이 안전하게 공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생물관은 외부인 침입에 대비한 각별한 출입통제가 필요한 상태였다. 생물관 뒷문은 학생 카드가 있을 경우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었고, 여닫이 문이라 앞사람을 따라 들어간다면 외부인도 쉽게 침입할 수 있는 구조였다.

지금까지 괴한이 침입했던 건물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감시카메라 수가 부족하고 사각지대가 많다는 것이었다. 현재 물리관과 생물관에는 각각 13대, 8대의 감시카메라가 설치돼있 는데, 이는 건물 규모에 비해 부족한 수다. 실제로 괴한의 신상을 파악할 때 외부인의 흔적이 촬영되는 경우가 적어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았다. 자연과학대 행정실 권원혁 씨는“ 지난해 물리관 괴한 침입 이후 감시카메라를 두 대 늘린 상태”라며“ 추가 설치는 예산문제와 구성원 간의 합의가 필요해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연과학대학 이준목 회장은 “본부에 생물관과 물리관에 대한 경비 강화를 건의했지만 기숙사의 감시카메라나 가로등 등을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있어 차후대책을 세워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