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뉴라이트 친일 교과서 들여다보기>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교육홍보실장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이들에게 분노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이들이 역사 왜곡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둔감하다. 지난달 11일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교육홍보실장이 ‘교학사 교과서가 왜 역사 왜곡을 하는지’에 대한 강연을 했다.

박 실장은 이번 교과서 왜곡은 약발이 떨어진 보수의 가치에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보수의 가치인 ‘반공’과 ‘조국 근대화’가 6·15공동선언과 IMF 이후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1997·2002년 내리 정권을 진보진영에 내주며 보수 세력의 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때 뉴라이트 라는 새로운 '보수 세력'이 등장한다.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의 집필진 역시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들이다. 박한용 실장은 “뉴라이트의 역사 인식을 알면 역사 왜곡의 의도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뉴라이트는 한국과 북한간의 단순 비교를 통해 역사를 재해석한다. “왜 북한은 못살고, 남한은 잘살까요?”라는 박 실장의 질문에 학생들은 ‘체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와 같은 단순한 논리를 바탕으로 왜곡이 시작된다.

 


뉴라이트는 한국이 북한에 대해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를 이승만과 박정희에서 찾는다.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했고, 박정희 대통령 때 이룬 경제 성장 덕분에 경제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승만과 박정희 덕분에 경제적으로 풍족해지자 중산층을 중심으로 민주화 요구가 일었고, 6월 민주화 항쟁이 일어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박 실장은 “뉴라이트가 왜 역사 교과서를 왜곡하는지에 대해 극명히 보여주는 논리”라며 “이 논리라면 이승만과 박정희는 민주화의 아버지가 되는 것이며, 경제 성장보다 민주화를 요구했던 이들은 조국의 민주화를 방해한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박한용 실장은 “교과서는 극히 일부일 뿐 뉴라이트의 역사 왜곡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건국절’이다. 5년 전 지난 정권이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해 논란이 일었다. 8월 15일이 ‘건국절’로 제정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일제로부터 독립한 나라가 아니라 반공투쟁으로 만들어진 나라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실장은 “교과서·건국절 논란과 같이 뉴라이트는 친일과 독재를 합리화해 나간다”며“ 죽어가는 ‘반공’과 ‘조국 근대화’의 가치를 젊은 세대에 주입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는 말로 강연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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