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효원특강 <한국사회 노동문제의 불편한 진실> 노동문제 연구소 하종강 소장

 

노동운동·노동교육의 현실이 척박한 우리나라에서 노동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한울노동문제연구소 하종강 소장이다. 하 소장은 “이 강의를 통해 노동에 대한 편견이 깨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 소장은 정부, 노동자, 경영자가 한곳에 모인 사진을 보여주며 강의를 시작했다. 하 소장은 “노동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입장에 따라 극단적으로 나뉜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만 하더라도 아버지가 노동자인 학생은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아버지가 사장인 학생은 회사가 망하는 길로 인식한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여러분들은 정부관리자, 노동자, 경영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어떤 생각이 옳은 것인가를 냉정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쌍용차 파업 당시에 연행된 의사의 사진을 제시했다. 의사는 경찰진압 과정에서 노동자 290명이 다쳤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평택까지 달려온 사람이었다. 하 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삶의 가치를 가진 사람들의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사르트르가 정의하는 지식인의 기준을 제시했다. 지식인이란, △자신과 관계없는 문제에도 상관하는 사람 △세계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 △자신의 학문적 명성을 인간의 이름으로 사회와 기존 권력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람이다. 하 소장은 “대학생들에게 ‘이렇게 살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가치관을 가졌기에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 소장은 사회 문제를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전체 구조 속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운동이란 노동자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사회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해결하는 것이다. 하 소장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나 성실한 직장인들처럼, 우리나라 대부분 사람들이 개인적인 행복 외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일침을 가했다.

우리나라 노동교육의 실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노동인권, 노동조합, 노동운동에 대해 가르칠 필요가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이념교육’이라는 극단적인 시각으로 보기 때문에 노동교육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 소장은 “독일에서는 초등학생 때부터 간부 경영자, 노동자로 나눠서 역할극을 하며, 프랑스에서는 ‘일터에서의 투쟁과 협상’이나 ‘단체교섭의 전략과 전술’ 등에 대해서 자세히 배운다”며 “다른 나라 학생들은 다 배우는 것을 우리나라 대학생들만 모른다”고 말했다.

하 소장은 자신이 쓴 책 ‘그래도 희망’을 제시하며, 여전히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하 소장은 “이미 한국의 노동교육은 시작되고 있고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노동조합들이 설립됐다”며 “사회의 흐름, 시대의 자연스러운 변화는 막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어떤 직종에 취업을 하든, 당당하고 행복한 노동자로 살아가길 바란다”는 말로 강의를 끝마쳤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