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선거 출마한 부산 2030정치인 인터뷰
-"부산 청년이 진짜 원하는 이야기할 것"

'채널PNU'는 오는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청년이 말하는 청년 정치’라는 주제로 특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5월 13일, 14일, 20일 국민의힘 이준호 후보(34), 더불어민주당 유영현 후보(31), 정의당 서동욱 후보(30)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이번 지방선거 도전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후보들은 각각 시의원(금정구 제2선거구), 구의원(사하구 나 선거구, 수영구 라 선거구)에 출마한다. 부산 지역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2030 청년 정치인들의 도전과 포부를 들어봤다.

△국민의힘 이준호 부산시의원(금정구 제2선거구) 후보(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유영현 부산 사하구의원(나 선거구)후보 △정의당 서동욱 부산 수영구의원(라 선거구) 후보. [각 후보 제공]
△국민의힘 이준호 부산시의원(금정구 제2선거구) 후보(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유영현 부산 사하구의원(나 선거구)후보 △정의당 서동욱 부산 수영구의원(라 선거구) 후보. [각 후보 제공]

△정치를 시작한 계기를 소개해 주세요.

-국민의힘 이준호: 제가 정치에 몸 담기 전에 해군사관학교 교수로 일했는데요, 교수 생활을 하면 연구 활동을 하다 보니 사회적인 개선 사항에 대한 제언들을 많이 썼어요. 하지만 논문을 아무리 써 봐도 실질적으로 적용되지가 않더라고요. 글보다는 말과 행동이 사회에 더 큰 힘을 전하는 것 같아 학교를 그만두고 출마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유영현: 살면서 사회의 불의나 잘못된 일을 그냥 넘기지 못했어요. 예를 들면, 세월호 사건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의 국정 농단 사건, 성 차별, 학내 교육과 국립대 문제 등이요. 그래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지난 2017년부터 당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정의당 서동욱: 고등학생 때부터 정치 관련 팟캐스트를 애청하며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다 지난 2012년 진보정의당에 가입해 지금까지 활동하다 이렇게 지방선거 후보로도 출마하게 됐습니다.

△현재 기성 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민의힘 이준호: 우리나라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어왔고, 또 계속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 성장하고 있잖아요. 이런 부분은 기성 정치인들이 비판을 받더라도, 지금까지 역할을 잘해 주고 계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변화하고자 하는 욕망이나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고자 하는 욕망은 아직까지 부족한 것 같아요.

-더불어민주당 유영현: 시대가 변하고 있잖아요. 민주당도 마찬가지로 국회의원 대다수가 흔히 말해 ‘586 세대’분들이세요. 물론 그분들도 스스로 변화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시겠지만, 아직까지는 조금 권위적이고 경직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개별 구성원들의 삶을 돌아보고 존중하는 시대로 가야 합니다.

-정의당 서동욱: 아무래도 선거철에만 청년들을 찾는 거대 양당의 태도가 아쉽죠. 청년 관련 공약을 내도 지켜지지 않는 게 많고, 설사 지켜진다 하더라도 우리의 체감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부산 금정구 온천천에서 만난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호 후보. [이준호 후보 제공]
부산 금정구 온천천에서 만난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호 후보. [이준호 후보 제공]

△‘청년 정치인’의 존재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국민의힘 이준호: 운동회 때 달리기를 하다 보면 배톤 터치를 해야 하잖아요. 1등으로 달리고 있다가도 배톤 터치에 실패하면 꼴등이 되는 것처럼,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성 정치인들의 배턴을 받아 줄 수 있는 세대가 필요하고, 새로운 세대,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 유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유영현: 어쨌든 2030세대인 우리들이 살아갈 세상이잖아요.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이 세상을 결정할 권한을 갖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반드시 청년 정치만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여러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정치권이 조금 더 다양화돼야 하겠죠.

-정의당 서동욱: 청년 문제에 대해 당사자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다양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문제에 대해 당사자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잖아요. 청년 정치인들이 늘어나야 보다 더 다양한 의견들이 정치 문제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부산 도시철도 당리역에서 구민에게 유세를 하고 있는 유영현 후보. [유영현 후보 제공]
부산 도시철도 당리역에서 구민에게 유세를 하고 있는 유영현 후보. [유영현 후보 제공]

△일자리가 없어서 부산을 떠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같은 청년으로서 개선돼야 할 정책이나 노력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국민의힘 이준호: 사실 이 문제는 부산, 그리고 대한민국을 넘어선 전 세계적인 이슈라 우리나라에 국한해 대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아요. 궁극적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문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부산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KDB산업은행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했잖아요. 어떤 방식으로든 공공기관과 기업이 소도시로 이전해야 청년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유영현: 지역 대학 경쟁력 약화부터 지역 도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근원이기에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다만 제가 생각해 본 것 중 하나는 과감한 지역 인재 채용 정책인데요. 부산을 포함하여 지역에 내려와 있는 여러 공공 기관들이 지역에서 대학을 나오고, 또 쭉 살고 있는 ‘진짜’ 지역의 인재를 과감히 채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에는 인재가 없다’, ‘부산에서는 발전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부산에서 일하려는 인재들을 대우해야 합니다.

-정의당 서동욱: ‘일자리 몇만 개를 만들겠다’ 식의 결과적 지표에만 치중하지 않고, 청년들이 해당 정책을 통해 얼마나 많은 기회를 얻었는지, 얼마나 참여했는지 등 과정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의 정치는 청년 이야기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 같거든요. 역대 시장들의 공약대로 정말 일자리가 많아졌다면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부산에 계속 있었겠죠.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수영구 민락 어패류 시장에서 구민과 대화 중인 서동욱 후보. [서동욱 후보 제공]
부산 수영구 민락 어패류 시장에서 구민과 대화 중인 서동욱 후보. [서동욱 후보 제공]

△이번 지방선거를 준비하시면서 특별히 겪은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국민의힘 이준호: 이 일을 너무 즐겁게 하고 있어서 어려운 게 하나도 없었어요. 저는 모든 과정을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유영현: 그래도 저는 한번 해 봐서 나았는데요. (청년들은) 대부분 정보가 없습니다. 단순히 마음만 먹는다고 선거에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가장 어려운 부분은 금전적인 문제일텐데요. 저 같은 경우엔 출마하는 지역구의 법정 선거 비용 한도액이 4,900만 원이 조금 넘는데, 대부분의 후보들은 그 돈을 다 쓰거든요. 그런데 20대, 30대에게 그런 돈이 있을 리가 없으니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아요.

-정의당 서동욱: 신인 정치인이다 보니 예산과 인맥의 문제에서 종종 어려움을 겪어요. 특히 예산 부족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제한이 생기다 보니 아쉽죠. 이번 선거부터는 기초의원 후보자들도 후원 계좌를 만들 수 있는데, 정치 신인에게는 많은 후원액이 들어오지 않아요. 다행히 정의당 내에서는 청년 지원을 많이 해 주지만, 여전히 어려운 부분은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국민의힘 이준호: 보통 정치를 하면 구청장, 국회의원, 대통령 등의 목표로 두는데, 저는 그런 명확한 꿈은 없어요. 부산대 학교 인근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간에 제가 살아온 동네를 지키고, 또 예쁘게 가꾸며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유영현: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우리 세상이 상식적인 세상이 됐으면 하는 마음, 또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 마지막으로 제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불의나 불우가 타인에게는 반복되지 않는 세상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같은 목표 설정은 하고 싶지 않고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계속 정치적 역할을 해 나가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정의당 서동욱: 제 슬로건이 ‘수영이 젊어집니다, 당신 곁의 구의원’이거든요. 이 슬로건처럼 구민들의 곁에 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셨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서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고 싶어요. 청년 당사자가 구의회에 들어가 청년들이 ‘진짜’ 원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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