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21학번 4인 인터뷰
-로망 이룬 대면 캠퍼스 생활
-동아리 활동도 만개해 만족
-못 누린 것들 새삼 아쉬워

지난 4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4년 만에 대동제가 열리며 캠퍼스가 활기를 띠고 있다. 대학 입학 이후부터 줄곧 오리엔테이션(OT) 수업 조별 과제(팀플) 등 대학 생활의 대다수를 온라인으로 진행해 왔던 코로나 학번들(20, 21학번)은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종강을 몇 주 앞둔 지난 5월 16일~19일 '채널PNU'가 우리 대학 코로나 학번인 강지원(사회학, 20) 윤준서(도시공학, 21) 김시영(미디어커뮤니케이션, 21) 김찬우(지질환경과학, 21)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5월 17~19일 우리 대학에서 열린 대동제에 참가한 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형서 기자]

대면 캠퍼스는 우리가 꿈꾸던 로망

코로나 학번들은 대면 캠퍼스 생활을 통해 학교의 생기를 느끼고 활발하게 대인관계를 맺어가며 재미를 찾아가고 있었다. 학과 행사, 동아리 활동 등이 대면으로 이루어지면서 학생들 간의 교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강지원: 대면 학교생활은 나에게 청춘을 실감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번 학기 들어 수업이 대부분 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수업을 마치고 선후배들이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거나 동아리 뒤풀이를 가는 등 교류가 늘었다. 오히려 학교생활을 후배 학번에게 배우는 것 같다.

윤준서: 입학 때부터 비대면 생활을 했기에 내가 어떤 재미를 놓치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대면 활동이 늘어난 지금은 지난해 생활이 얼마나 제한적이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학과 총회, MT, 동아리, 소모임 등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할 기회가 많아졌다.

김시영: 대면 캠퍼스 생활은 제가 바라던, 꿈꾸던 로망인 것 같다. 올해 처음으로 선배가 되어 후배들을 맞는 입장이 되니 지난해에 비해 선후배 간 교류가 훨씬 많아진 것 같다. 전체적으로 과 행사나 선후배 간 사적인 자리, 식사와 술 약속이 많아졌다.

김찬우: 대면 캠퍼스 생활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엄청 재밌는 것이다. 과 행사에서도 작년엔 느껴보지 못한 활발함, 에너지 같은 걸 느낄 수 있었다. 자연대 학생회로 활동하고 있는데 자연대 대다수 학과가 MT를 다녀왔다.

사진동아리 부원들과 함께 벚꽃을 보고 있다. [강지원(사회학, 20)씨 제공]
사진동아리 부원들과 함께 벚꽃을 보고 있다. [강지원(사회학, 20)씨 제공]

다시 만개한 동아리 활동

대학 생활의 꽃이라 불리는 동아리 활동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동아리에서 좋은 추억을 쌓고 취미를 즐기고 있었다.

강지원: 과 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사진 동아리인데, 지난 3월 벚꽃이 피었을 때 다 같이 경암체육관 쪽으로 올라가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뒤풀이에서도 두루두루 친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윤준서: 운동 동아리를 두 개 하고 있다. 실내에서 하는 배드민턴은 코로나 탓에 가까운 사설 체육관을 이용하지 못하고 야외 공간이 있는 스포원까지 가서 마스크를 끼고 운동해야 했다. 축구 동아리 하는 내내 마스크를 내리거나 착용하지 않으면 관리인의 경고와 제재가 있었다. 운동을 하다 보면 마스크에 땀이 차고 마스크가 젖어 불편했다. 하지만 이제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자유롭게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만족한다.

김찬우: 농구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우리 대학 넉넉한 터의 농구코트에는 농구대 림이 없었다. 그래서 동아리 활동을 하려면 학교와 거리가 먼 북구 화명동, 동래구 명륜동 등까지 택시나 지하철을 타고 가야했다. 이제는 넉넉한터 농구장에 농구대 림이 달리고 농구대회도 열려서 지난해보다 동아리 활동을 활발하고 수월하게 할 수 있어 기쁘다.

김찬우 씨가 활동하는 우리 대학 농구 동아리. [김찬우 씨 제공]
김찬우 씨가 활동하는 우리 대학 농구 동아리. [김찬우 씨 제공]

대면 vs 비대면

비대면 생활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대면 전환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비대면 생활이 주는 편리함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비대면 생활로는 느낄 수 없던 생동감을 만끽하며 캠퍼스의 본모습을 알아가고 있었다.

강지원: 솔직히 처음에 대면 수업을 한다고 했을 때는 낯설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던 것 같다. 2년 동안 집에 있다 보니 밖으로 나가는데 거부감이 생기더라. 하지만 지금은 굉장히 만족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다. 침대에 누워있을 때는 몰랐던 즐거움이 있다. 동기들과 밥을 먹고 같이 과제하고 시험기간에는 같이 밤새기도 하는데 지난 2년을 보상받는 기분이 든다. 캠퍼스의 본질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좋은 시너지를 내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윤준서: 비대면 수업의 경우, 내가 편할 때 수업을 듣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집중하기 어려웠다. 또한 녹화된 강의가 밀리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김시영: 수업이 대면으로 바뀌면서 학교에 직접 와야 하는 게 귀찮기는 하다. 그런데 이게 귀찮은 정도이지 대면 캠퍼스 생활에 대한 거부감까지는 들지 않는 것 같다.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대학 생활을 하기에는 비대면 보다 대면 방식이 더 좋다.

김찬우: 올해 대면 수업으로 바뀌면서 등하교하는 피로감은 증가한 것 같지만 동기들과 교수님을 직접 만나 수업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올라간 것 같다. 그래도 수업이 끝나면 아는 사람 2~3명과 이야기하고 바로 자기 할 일 하러 흩어지기 때문에 대면 수업의 장점이 딱히 느껴지지 않았다. 시험 공부할 땐 비대면 방식이 더 편한 것 같다.

코로나 블루 극복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 변화가 닥치면서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학생도 적지 않았다.

강지원: 그땐 마냥 학교 안 가서 좋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지난 2년 동안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윤준서: 처음 입학했을 때 기대했던 대학생활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었다. 학교 행사도 없어서 학과 사람들을 만날 일이 없었다. 대학 친구들보다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더 많이 지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당시에는 우울했던 기억이 있다.

김찬우: 자연대 학생회 활동 등을 통해 바쁘게 살아와 코로나 블루를 느껴본 적은 없다. 입학 전에 고등학교 선배들을 만나 비대면 수업 방식도 듣고 예상했다. 동기와 선배님들을 만나는 게 힘들 것 같아 일찌감치 학생회에 가입했다.

오랜만의 축제로 활기를 되찾은 넉넉한 터. [전형서 기자]
오랜만의 축제로 활기를 되찾은 넉넉한 터. [전형서 기자]

감격스런 첫 축제

지난 517~19일 우리 대학은 4년 만에 대동제를 열었다. 유명 가수 공연은 물론 동아리 공연, 부스, 푸드트럭 등이 운영돼 캠퍼스에 활기가 돌았다.

강지원: 축제가 열린 날에 문창회관에서 넉터로 가는 길을 걸으며 친구와 이런 게 축제다, 이게 학교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지난 2년 동안 누리지 못한 게 너무 많은 것 같아 새삼 굉장히 아쉬웠다. 부스를 둘러보고 푸드트럭에서 사온 음식을 먹고 삼삼오오 모여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이런 게 청춘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윤준서: 축제 기간 확실히 학교가 북적였다. 이전보다 생기 있고 본격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공연 있는 날엔 정말 많은 사람이 모였고, 많은 선후배들의 무대도 보니 정말 신났다.

김찬우: ‘야외 방탈출부스가 인상 깊었다. 자연대 건물이 물리관을 중심으로 위쪽에 있기 때문에 정문이나 북문 쪽은 버스 타러 갈 때나 농구장에 갈 때 외에는 거의 가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이번에 게임을 하면서 학교 지리에 대해 잘 알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재미있는 활동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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